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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농장 AI 확산에 방역당국 '긴장'…산란계 농장 전파될까 '불안불안'

기사입력 : 2021년11월19일 11:08

최종수정 : 2021년11월19일 14:09

충북 음성·전남 나주 가금농장 잇따라 확진
확산 속도 전년과 비슷…전국 확산 가능성
산란계 농장 전파될 경우 계란값 상승 우려

[세종=뉴스핌] 신성룡 기자 = 최근 충북 음성을 비롯한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확진되면서 방역당국과 가금농장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육계농장이나 산란계 농장으로 전파될 경우 닭고기와 계란 가격이 급등할 수 있어 관련 업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겨울철을 맞아 철새의 국내 유입이 많아지는 만큼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해 방역의 고삐를 죄고 있다.

◆ 이달 들어 고병원성 AI 4건 확진…의심축 2건 추가

19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올 가을 들어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총 4건이며, 2건의 의심축 신고가 접수된 상태다.

지난 10일 충북 음성 메추리농장에서 처음으로 확진된 이후 9일 음성 오리농장에 발생됐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전남 나주의 오리농장에서도 확진됐고, 16일 음성 오리농장에 다시 확진됐다. 또 전남 나주와 강진 2곳에서 의심축 신고가 접수된 상태다(아래 표 참고).

[자료=농림축산식품부] 2021.11.19 dragon@newspim.com

지난 1일 충청도 지역 야생조류에서''H5N1' 타입의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뒤이어 가금농장에서 발생이 확인된 상황으로 전년동기에도 5건이 발생해 비슷한 확진 속도를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4월까지 가금농장에서 총 109건, 야생조류는 234건이 발생했다.

고병원성 AI는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 또는 야생조류에게 감염되는 동물전염병으로 산란계와 토종닭의 경우 폐사율이 거의 100%에 이르며, 야생조류나 오리의 경우 감염되더라도 무증상이거나 약한 증상을 보여 전파의 위험이 높다.

이에 중수본은 지난 13일부터는 고병원성 AI 발생농장 반경 3㎞ 안에 있는 가금농장 검사 주기를 매주 1회에서 5일에 한 번씩으로 앞당겼으며 야생조류의 분변·폐사체를 통한 정밀검사 범위도 기존 철새도래지에서 농장 주변 소하천·저수지·농경지로 늘렸다.

전문가와 현장 의견을 반영해 AI 발생 위험을 격주로 평가한 뒤 위험도에 따라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탄력적으로 조정한다. 9월 말부터 네 차례 평가를 거쳐 현재 발생농장 반경 500m 내 모든 축종을 예방적으로 살처분하고 있다.

AI 발생 농장의 방역상 취약 요인을 꼼꼼히 살펴 신속한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다른 농장에도 역학조사 내용을 전파해 개선을 돕는다. 4178명으로 꾸린 가금농장 전담관은 4단계 소독요령을 포함한 방역수칙을 계속 안내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는 전국 가금농장과 축산시설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에도 들어갔다.

중수본 관계자는 "철새의 유입이 늘어나면서 가금농장의 고병원성 AI 발생 위험이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며 "AI가 발생한 농장들에서는 모두 방역상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강조했다.

음성 고병원성 AI 확진 농장 입구 [사진 =뉴스핌DB] 2021.11.15 baek3413@newspim.com

◆ AI 확산에 계란값 불안감 '고개'

올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서도 고병원성 AI가 확산되면서 닭고기와 계란 등 관련 산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유럽에서는 고병원성 AI가 지난달 64건까지 증가해 노르웨이, 벨기에, 프랑스 등 각국 정부가 비상 대응에 나섰으며 아시아 지역인 일본과 중국 등에서도 이달 들어 고병원성 AI가 확인됐다.

문제는 또 다시 고병원성 AI가 닭 농장으로 퍼질 경우 살처분된 농장에서 병아리를 재입식할 때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데다 산란계는 4개월 이상 길러야 알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계란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충북 음성군의 메추리 농장에는 고병원성 AI 확진으로 사육 중이던 77만4407마리의 메추리를 모두 살처분했으며 같은 지역의 육용 오리 2곳 모두 사육 중이던 약 4만5000마리의 육용 오리를 살처분했다.

박병홍(왼쪽 첫번째)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가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방역상황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농린축산식품부] 2021.11.19 dragon@newspim.com

사육 마릿수 기준으로 음성군(400만 마리)은 충북도내 28.6% 차지할 만큼 가금류 최대 사육 지역이어서 AI 추가 발생 시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특란 중품의 평균 소매가격은 30구 기준 599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주일 전인 11일 5984원과 평년 가격 5511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조류 인플루엔자(AI) 유행 여파를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4월까지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살처분 마릿수는 2993만4000마리로 이 중 산란계만 1674만5000여마리를 살처분했다.

해당 기간에 발생한 AI는 전국적으로 가금농장에서 총 109건, 야생조류는 234건이 각각 발생했다. 이로 인해 올해 초 계란 한 판에 1만원대를 웃돌 정도로 폭등했으며 정부의 긴급할당관세를 통한 무관세 계란 수입 등으로 가까스로 소매 가격을 6000원 이하로 끌어내렸다.

농식품부는 선제적 고강도 대책으로 고병원성 AI 확산을 차단하면서 가금 처분은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예방적 처분 범위의 주기적 조정을 통해 가금농장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7일 중대본 회의에서 "최근 가축전염병 상황이 엄중하다"며 "고병원성 AI가 충북 음성과 전남 나주의 농장에서 발생해 유관부처와 해당 지자체는 야생조류 예찰 등 방역조치에 더욱 힘써 달라"고 밝혔다.

drag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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