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여성·아동

속보

더보기

[현장에서] 피해자 가해자 뒤바뀐 스토킹, 시대착오적 발상 언제까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무려 11개월이었다고 한다. 헤어진 전 남자친구의 집착이 스토킹으로 바뀐 건 지난해 12월부터였다. 집에 무단 침입하고, 옷과 가방을 훔쳐 달아났다. 차량 열쇠를 훔쳐 차 안에 타고 있다가 들키기도 했다. 지난 6월부터는 직접적으로 몸에 상해를 입히고, 흉기로 위협해 감금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다 못한 여성은 경찰에 스토킹을 신고하고 신변보호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자 앙심을 품은 전 남자친구는 여성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스마트워치로 두 번씩이나 호출했지만 경찰은 오지 않았다. 그렇게 전 남자친구의 스토킹에 시달리던 여성은 끝내 숨을 거뒀다.

김병찬의 잔혹한 범행은 스토킹이 안일하게 여겨서는 안 될 중범죄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스토킹은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방법으로 타인에게 공포와 불안을 반복적으로 주는 행위다. 직접적인 접촉 없이도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주는 폭력이다. 스토킹 피해자들의 고통은 상상하기 힘든 수준이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스토커가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려야 한다. 그에 따른 트라우마는 평생을 따라 다닌다.

 

피해자가 고통 받는 동안 정작 가해자는 세상을 활보하고 다녔다. 장기간 이어지는 스토킹에 삶이 무너져버려도 가해자는 제대로 된 처벌조차 받지 않았다. 경범죄 처벌법 적용을 받아 범칙금만 부과되는 수준에 그쳤다. 그사이 무수히 많은 피해자들이 쏟아졌다. 극심한 스토킹은 폭행, 성범죄, 살인 등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스토킹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뒤늦게 가해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이른바 '스토킹처벌법'이 지난 3월 24일 국회를 통과해 10월 21일부터 시행됐다. 1999년 처음 발의된 이후 무려 22년이 걸렸다.

그러나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보복이 두려워 제대로 신고를 못하는 경우가 태반인데 '반의사불벌' 조항을 두고 있다. 가해자에게 채워야 할 스마트워치는 오히려 신변보호 대상자에게 지급된다. 스토킹처벌법은 있지만 스토킹피해보호법은 없어서 경찰이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근거 법령이 부족한 점도 문제다. 피해자 보호가 미흡하다보니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일이 발생한다.

스마트워치 외에 다양한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다. 국회 통과 이후 법안이 시행되기까지 약 7개월의 시간이 있었다. 그럼에도 또 안일한 대처에 머물렀다. 아직도 스토킹을 심각한 범죄로 보지 않는 시대착오적 발상 때문일 것이다. 그러는 동안 김병찬은 전 여자친구를, 그보다 앞서 김태현은 스토킹하던 여성과 여성의 여동생, 어머니를 차례로 살해했다.

"스토킹이 성폭행이나 살인 등 중범죄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면 신속하게 가해자를 분리시켜야 한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설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일 뿐이다. 스토킹이 명백한 범죄로 인정되기까지 22년이 걸렸다. 끔찍한 범죄에서 피해자를 온전히 보호하기까지 또 다시 20년이 걸려서는 안 될 것이다.

 jun89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황대헌 "결승서 플랜B 급변경"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남자 쇼트트랙 선수로는 처음으로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따낸 황대헌(강원도청)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너무 많은 시련과 역경이 있었다. 너무 소중한 메달"이라고 말했다. 황대헌은 "월드투어 시리즈를 치르면서 많은 실패와 도전을 했고, 그런 부분을 제가 많이 연구하고 공부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도 했다. 황대헌은 15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옌스 판트 바우트(네덜란드)에 이어 2위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2018 평창 대회 남자 500m 은메달을 시작으로 2022 베이징 대회에서 남자 1500m 금메달과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을 땄다. [밀라노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 황대헌이 15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시상식에 오르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6.02.15 psoq1337@newspim.com 황대헌에게 이번 올림픽은 출발부터 쉽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4차 대회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부상 치료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올림픽을 준비했다. 이날 결승은 9명이 함께 뛰었다. 황대헌은 "2022년 베이징 대회 때는 결승에서 10명이 뛰었다. 그리 놀라운 상황은 아니었다"며 "쇼트트랙 레이스의 흐름이 많이 바뀌어서 공부도 많이 했고, 계획했던 대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운영엔 다양한 전략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플랜B로 바꿨다"며 "자세한 내용은 제가 많이 연구한 결과라 소스를 공개할 수는 없다"며 미소를 보였다. psoq1337@newspim.com 2026-02-15 09:10
사진
최가온이 전한 긴박했던 순간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들것에 실려 나가면 그대로 끝이었어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최가온(세화여고)이 가장 아찔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최가온. [사진=대한체육회] 최가온은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날 결선 1차 시기를 떠올렸다. 그는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결선 1차 시기에서 크게 넘어지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의료진이 내려와 상태를 확인했고, 들것이 대기한 긴박한 상황이었다. 최가온은 "들것에 실려 나가면 병원으로 가야 했고, 그러면 대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다음 선수가 기다리고 있어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잠시만 시간을 달라고 하고 발가락부터 힘을 주며 움직이려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걸을 수는 있었지만 코치는 기권을 권유했다. 최가온은 "나는 무조건 뛰겠다고 했지만 코치님은 걸을 수 없는 상태로 보셨다"며 "이를 악물고 계속 걸어보려 했고, 다리 상태가 조금씩 나아져 2차 시기 직전 기권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 시기에서 넘어지자 의료진이 달려와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1, 2차 시기 연속 실수로 벼랑 끝에 몰렸지만 3차 시기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최가온은 "긴장감이 오히려 사라졌다. 기술 생각만 하면서 출발했다. 내 연기를 완성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리고 900도와 720도 회전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며 90.25점을 받아 극적인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은메달을 차지한 교포 선수 클로이 김(미국)과 관계도 화제가 됐다. 최가온은 "클로이 언니가 안아줬는데 정말 행복했다. 그 순간 '내가 언니를 넘어섰구나' 하는 감정이 몰려왔고 눈물이 터졌다"고 했다. 이어 "경기 전에는 언니가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복잡했다. 존경하는 선수라 기쁨과 서운함이 동시에 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부상 직후 재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어릴 때부터 겁이 없었다. 언니, 오빠들과 함께 타며 자연스럽게 생긴 승부욕이 두려움을 이겨낸 것 같다"며 웃었다. [리비뇨=로이터뉴스핌] 밀라노-코르티나 2026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최가온 선수가 지난 12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태극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6.02.13 photo@newspim.com 많은 눈이 내린 경기 환경에 대해서도 담담했다. "첫 엑스게임 때 눈이 정말 많이 왔는데 그때에 비하면 괜찮았다.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 함박눈이 내려 오히려 예쁘다고 느꼈다. 시상대에서도 눈이 내려 클로이 언니와 '이렇게 눈이 내리니 좋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몸 상태는 완전하지 않았다. 그는 "무릎이 아주 아팠지만 많이 좋아졌다"며 "올림픽을 앞두고 훈련 중 다친 왼쪽 손목은 귀국 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드리지는 못했다. 기술 완성도를 더 높이고 긴장감을 다스리는 법도 보완하고 싶다"며 "먼 미래보다 당장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가온. [사진=올댓스포츠]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최가온은 "아버지가 내가 어릴 때 일을 그만두고 이 길을 함께 걸었다.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해줘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귀국 후 계획을 묻자 "할머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다. 친구들과는 파자마 파티를 하기로 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금메달과 함께 포상금과 고급 시계를 받게 된 데 대해서는 "과분한 것들을 받게 돼 영광이다. 시계는 잘 차겠다"고 말했다. 스노보드 꿈나무들에게는 "하프파이프는 즐기면서 타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치지 말고 즐기면서 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들것 앞에서 멈추지 않았던 17세의 선택은 결국 한국 설상 종목의 새 역사가 됐다. zangpabo@newspim.com 2026-02-14 22:3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