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도 가장 더뎌...미주 지역 유일하게 플러스 증가
중동 지역의 회복세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
"내년에도 아시아 지역 내부 이동은 늘어나지 않을듯"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코로나19 이후 세계 관광·항공산업의 규모가 30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피해 규모가 가장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16일 개최한 '2021 관광-항공 협력 포럼'에서 세계관광기구(UNWTO)의 산드라 카바오(Sandra Carvao) 관광시장 인텔리전스 및 경쟁력 담당 수석은 '코로나 이후 글로벌 관광의 변화와 방향'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2019년에는 해외여행자 수가 15억명이었는데, 지난해에는 40만명 수준으로 줄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2021 관광-항공 협력 포럼'에서 UNWTO 산드라 카바오(Sandra Carvao) 경쟁력 담당 수석이 온라인으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2021.12.20 digibobos@newspim.com |
이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9월 현재 해외여행자 수가 전세계적으로 2019년보다 76%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각 지역별 피해 규모를 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무려 95%가 줄어들어 가장 커다란 타격을 받았다. 거의 여행객이 없었다고 보면 되는 수치다. 아메리카 지역은 65% 감소로 가장 작았다. 피해 규모가 작은 순서로 보면 유럽이 69% 감소, 아프리카가 77% 감소, 중동이 82% 감소였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2021 국제 여행객 수 [자료=UNWTO] 2021.12.20 digibobos@newspim.com |
이를 2020년 대비로 보면 전 세계 평균 -20% 수준을 보인 가운데, 역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75%로 가장 피해가 컸다. 다음으로는 중동이 -39%, 아프리카가 -34%, 유럽이 -8%를 기록했고, 미주 지역이 유일하게 +1.5% 증가했다. 역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회복세가 가장 더딘 것을 알 수 있다.
관광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세계 평균 4%에서 2%로 줄어든 가운데, 역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아·태 지역은 2019년 4.4%→ 2020년 1.8% → 올해 1.3%로 계속 줄었다. 아·태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2019년에 비하면 모두 반토막 이상이 났지만, 그래도 모두 작년보다는 증가했다. 유럽은 4.3%→2.2%→2.6%의 변화를 보여줬다.
여행업계의 이런 수치들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통계에서도 나타났다. IATA의 필립 고(Philip Goh) 아·태 지역 부총재는 '코로나가 항공산업과 여행객에 미친 영향'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미주지역의 항공기 운항이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내년의 경우 오로지 미주 지역만 플러스 5% 정도의 영업 마진 실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태 지역은 내년에도 역시 -10% 정도의 영업 실적이 예상됐다.
그러면 과연 언제가 돼야 코로나 사태 발생 이전인 2019년의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산드라 카바오 수석은 "데이터를 종합해봤을 때 전문가들의 60% 이상은 최소 2024년 혹은 그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회복세 역시 전문가들은 아·태 지역이 가장 느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중동 지역의 회복세가 가장 빠를 것이라고 내다본 전문가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중동 지역은 내년이면 2019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본 전문가들이 40%가 넘었다. 2023년이라고 전망한 전문가들도 절반이 넘었고, 2024년이 돼야 한다고 전망한 전문가들은 10%에 불과했다.
이같은 사실은 관광객을 국내로 불러들일 수 있는 기회도 중동 지역이 가장 크다는 점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 이슬람 교도들의 여행이 크게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국내 여행시장도 이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할랄 음식이라든지, 하루에 다섯 번 메카를 항해 절을 하는 의례 등의 특성을 고려한 여행상품을 개발하지 않는다면 이들의 여행 수요를 흡수하기 어렵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내년도 항공여행객 전망 [자료=IATA] 2021.12.20 digibobos@newspim.com |
IATA 전망에 따르면 내년의 여행객은 유럽 대륙 내부 이동의 경우 2019년의 75%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다. IATA는 유럽-북미 노선은 65%, 아시아-중동 노선은 41%, 아시아-유럽 노선은 23%, 아시아-북미 노선은 25%, 아시아-호주 노선은 15%, 아시아 내부는 11%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시 아시아에서 나가거나 들어오는 수요도 낮고, 심지어 아시아 내부의 이동 역시 거의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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