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개 중 29개 통과…FIU 90일 심사 끝
업비트 '1호 신고수리' 이후 사업 확장
점유율 90%까지 올라 '독점' 논란 여전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금융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신고 수리가 일단락 됐다. 금융당국의 비교적 이른 사업자 수리로 인해 업비트 독점 체제가 더욱 견고해졌다는 평가다.
23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9월 24일까지 신고 접수한 42개 가상자산사업자 중 29개사에 대해 신고 수리를 결정했다.
업자 별로 살펴보면 거래업자, 5개 보관업자 등 29개사가 심사를 통과했으며 5개사는 유보됐고, 8개사는 신고를 자진 철회했다. 신고 유보‧재심사‧신고철회의 경우 준비 부족,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미흡, 신고 대상 제외 등의 이유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 의무 및 자금세탁방지 의무 등을 부과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때문에 가상자산 거래소와 수탁사업자 등은 FIU에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수리를 받아야 국내 사업이 가능하다.
원화마켓 거래가 가능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은 일찍이 신고 수리서를 받으면서 4강 체제를 본격화했다. 그 중에서도 업계 1위인 업비트는 지난 8월 20일에 신고서를 제출하고 약 한 달 만인 9월 17일에 수리증을 받으면서 '1호 신고수리' 타이틀도 갖게 됐다. 당초 신고 수리까지 2~3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봤으나, 이보다 신속하게 진행된 것이다.
(사진=업비트) |
FIU 내에서도 "업비트로 신고 수리 이슈는 끝이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는 사실상 당국 내에서도 업비트의 신고 수리가 가장 중요했고, 관심사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업비트는 가장 먼저 신고 수리를 받은 이후 NFT, 메타버스 등으로 사업을 대폭 확장하며 업계에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공시플랫폼 코인힐스에 따르면 이날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은 73.4%로 압도적이다. 지난 11월 업비트의 평균 시장 점유율도 77.7%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로 보면 점유율은 더욱 높아진다. 업비트의 올해 3분기(7~9월) 평균 점유율은 81.5%에 달한다. 특히 올해 10월 9일에는 점유율이 무려 90%를 넘어서며 2위 빗썸과 압도적인 격차를 벌렸다.
업계와 정치권 등에서 '업비트 독점' 여론이 거세지자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이에 반박했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점유율을 거래량만 가지고 따지는 것은 너무 협소한 시각이라 생각한다"며 "단순히 4대 거래소 거래 시장만 보고 독점이라고 따지는 것이 맞는지, 해외거래소까지 포함할 경우에도 독점이 되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시장에서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면 독점, 3개 사업자의 점유율이 70% 이상이면 과점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해당 시장에 신규 업체의 진입이 어려운 경우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영향력이 강해진다고 설명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업비트의 독주 체제는 금융당국 등 관리‧감독하는 입장에선 상당히 편한 구조일 것"이라며 "특금법 이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 과정에서 당국, 은행 등이 업비트가 1호 수리 거래소가 되게끔 도와준 것처럼 보이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독점적 지위가 지속될 경우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좁아져 결국은 소비자 피해를 낳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