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2021 갈등] ④ '설거지론'·'퐁퐁남'…젠더갈등 노골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편집자] 올해도 대한민국은 각종 사회적 이슈로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습니다. 특히 2년째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에 각종 갈등을 양산했습니다. 뉴스핌은 2021년 주요 사회적 이슈를 갈등이란 키워드를 통해 되짚어 보고, 임인년(壬寅年) 새해 화해와 통합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설거지론', '퐁퐁남', '퐁퐁단', '퐁퐁시티' 올 한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신조어다. 모두 젠더갈등을 대표하는 노골적 표현으로, 젠더갈등은 과거에 비해 점점 더 다양하고 첨예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언론이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합리적 토론의 장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 젠더 관련 신조어, 온라인 커뮤니티 통해 빠른 확산

지난 10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설거지론'이 등장하면서 젠더갈등이 또다시 부각됐다. 설거지론이란 결혼 전 연애 경험이 많은 여성이 상대적으로 연애 경험이 적으면서 좋은 직장을 얻은 남성과 결혼하는 것을 설거지에 비유한 표현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9년 발표한 '병역 담론의 전환을 위한 기초 연구' 설문조사 결과. 2021.05.17 [이미지: 보고서 캡처]

남이 먹던 그릇을 설거지한다는 뜻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확장된 형태의 여성혐오라는 지적이 나왔다. 여성에게 특정한 프레임을 씌워 비난한다는 점에서 과거 유행한 '된장녀', '김치녀' 등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퐁퐁남', '퐁퐁단', '퐁퐁시티' 등 설거지론에서 파생된 신조어도 등장했다. 설거지할 때 쓰는 세제 이름을 붙인 것으로, 결혼 후 아내에게 경제권을 빼앗기고 가사 노동까지 떠맡는 남편을 말한다. 퐁퐁남이 모인 집단인 퐁퐁단, 퐁퐁시티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설거지론은 대학생, 직장인 등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번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나중에 설거지남 될까 두렵다", "좋은 직장에 취직해도 결국은 설거지남이 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판에는 '설거지남 자가문진표'라는 체크리스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젠더갈등을 노골화하는 신조어의 빠른 확산은 온라인 공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젠더갈등은 새로운 사상이 등장하면서 더 첨예화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온라인 공간에서 생각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다 보니 더 강하게 부딪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GS25 남혐 논란으로 촉발된 '노GS' 운동 이미지. 2021.05.04 nrd8120@newspim.com

◆ 안산 '숏컷 페미' 이어 '남성 비하' 포스터 논란까지

지난 7월에는 도쿄올림픽에 양궁 국가대표로 출전한 안산 선수의 짧은 머리카락을 두고 '페미니스트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안 선수가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성 비하 표현'을 썼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 선수가 3관왕을 차지하면서 논란은 급속도로 확산됐고, 급기야 안 선수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의혹을 해명하라"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안 선수는 금메달을 반납해야 한다'는 도 넘은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 5월에는 한 기업의 포스터가 젠더갈등을 불러왔다. GS25는 지난 5월 1일 '캠핑가자!' 경품 증정 이벤트 포스터를 게재했다. 해당 포스터의 손가락과 소시지 그림을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남성 비하'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남성을 비하할 때 표현하는 손 모양이라는 것이다.

이후 GS25는 즉시 디자인을 수정했지만 네티즌들은 불매운동 포스터를 제작하는 등 GS25에 대한 불매운동을 펼치겠다는 움직임을 보였다. 결국 GS25는 해당 포스터를 삭제한 뒤 공식 SNS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 정치권은 '이대남' 표심 잡기 혈안

젠더갈등은 정치권도 뜨겁게 달궜다. 지난 4월 7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이후 20대 남성을 뜻하는 이른바 '이대남'의 표를 잡기 위한 정책들이 쏟아졌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성도 군대에 가는 '남녀평등복무제'를 언급했다. 같은 당 전용기 의원은 위헌판결을 받았던 '군가산점제' 재도입을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여성위원회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11.29 kilroy023@newspim.com

이후 국민의힘에서도 이준석 대표, 유승민 전 의원, 하태경 의원 등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대선공약으로 내놨다.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가 20만명 넘는 동의를 받았다. 이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이 "역할을 충분히 해오고 있다"고 말하면서 논란을 일축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무분별한 비난 대신 합리적으로 토론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정치권에서 표심을 잡기 위해 젠더 관련 여론을 이용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 경찰 부실대응에 '여경무용론' 재점화

젠더갈등은 지난 11월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이후 '여경무용론'이 또다시 등장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지난달 15일 오후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4층에 거주하던 40대 남성이 층간소음 문제로 아래층에 사는 50대 부부와 20대 딸 등 일가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아버지와 딸은 흉기에 찔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어머니는 의식을 잃은 채 뇌경색 수술을 받았다.

당시 경찰관 2명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4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는 동안 현장을 이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여성 순경은 지원 요청을 이유로 현장을 벗어나 1층으로 내려갔으며, 남성 경위도 그와 합류해 빌라 밖으로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비난의 화살은 애꿎은 여경에게로 쏟아졌다. "여경이 아닌 경찰을 원한다", "여경을 없애야 한다" 등 여경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경을 빼고 보내 달라'고 요구하는 시민의 글까지 게재됐다.

경찰은 경찰청장의 대국민 사과, 관할 경찰서인 인천 논현경찰서장 직위해제, 출동 경찰관 2명 해임, 인천경찰청장 전격 사퇴 등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여경 혐오 및 여경무용론은 한동안 세간을 뜨겁게 달궜다.

[부산=뉴스핌] 남경문 기자 = 부산경찰청인 시행하고 있는 이웃순찰제[사진=부산경찰청]2019.12.27 news2349@newspim.com

◆ "언론이 싸움 부추겨...건전한 토론 만들어야"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젠더갈등에 언론의 잘못을 지적하며 건전한 토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 평론가는 "언론이 젠더 관련 대중적이지도 않은 극단적 표현을 쓰면서 싸움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사회 인식이나 여론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게 교육과 언론이기 때문에 이들이 환경을 잘 조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유튜버 등 1인 미디어에서 젠더갈등을 부각해서 조회수를 올리는 경우도 조심해야 한다"며 "젠더 문제는 인터넷 창이 아니라 사회과학 차원에서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젠더갈등의 원인을 남녀 문제에서만 찾으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현재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교수는 "젠더갈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곳에 있는데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며 "젠더갈등을 젠더만의 문제라고 보면 안 되고 계급갈등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청년들의 경우 노력에 비해 얻는 것이 적어 박탈감에서 불만이 시작된다"며 "젠더갈등은 이런 갈등이 표출될 때 비판 대상을 찾지 못해 서로를 비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