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부동산 정책

속보

더보기

역세권 첫집? 그럼 행복주택은...정권따라 이름만 바뀌는 주택브랜드

기사입력 : 2022년04월06일 06:01

최종수정 : 2022년04월06일 06:01

역세권첫집·청년원가주택, 행복주택서 이름만 바뀔 것
정부 주거복지로드맵 손질예고
내집마련 수요 혼란 가중시킬 수도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행복주택이 저물고 청년원가주택이 온다."

새 정부에서는 '청년원가주택'과 '역세권 첫집'이 '행복주택'을 대신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분양주택인 청년원가주택 등이 비슷한 유형인데다 비슷한 입지를 갖고 있는 행복주택 대신 공급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 이후 10여년간 약 14만가구 공급됐으며 앞으로 7만가구 공급이 예정된 행복주택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신혼희망타운도 이름을 바꿔 '윤석열 주택브랜드'로 변경돼 공급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같은 주택공급계획의 잦은 변경은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6일 국토교통부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택 공급 '브랜드'인 '청년원가주택'과 '역세권 첫집'이 청년 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을 대신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청년대상 부동산 공약으로 청년원가주택과 역세권 첫집을 제시하고 임기내 50만 가구 공급을 약속했다.

청년원가주택이란 무주택 2030세대 청년에게 건설원가 수준의 분양가로 공급하는 주택을 말한다. 또 분양가의 20%만 내고 입주한 후 나머지 80%는 장기저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청년원가주택은 전용면적 50㎡를 넘는 중소형 주택 위주로 공급돼 2~3인 가구나 향후 결혼 뒤 신혼살림을 차릴 청년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세권 첫집은 원룸 또는 투룸 형태로 구성된다. 청년원가주택과 마찬가지로 낮은 분양가가 장점이다. 주변 시세대비 50%선에서 분양되며 역시 분양가의 20%만 내면 분양 받을 수 있다. 이들 주택은 역세권 국공유지나 택지지구 등에 공급되는 임대주택인 행복주택과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다.

◆ 임대 행복주택-분양 청년원가주택 사실상 같은 주거상품

박근혜 정부 때 나온 행복주택과 윤석열 당선인이 제시한 청년원가주택 및 역세권 첫집은 각각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이라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하지만 사실상 같은 유형의 주택으로 꼽힌다. 주택규모와 입지조건 그리고 비용 납부조건이 사실상 같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자료=윤석열 선거본부] 2022.04.05 donglee@newspim.com

우선 이들 주택들의 입지가 거의 같다. 역세권에 소형 주택을 짓는 역세권 첫집은 국공유지활용형과 민간개발형으로 나뉜다. 국공유지활용형은 역세권 주변 철도차량기지나 공영주차장에 데크를 조성한 후 그 위에 주택을 짓는다. 이는 바로 10년 전 이 개념으로 탄생했던 행복주택의 사업방식이다. 다만 향후 도입될 역세권 고밀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늘어나는 용적률 만큼 기부채납하는 건물로 공급하는 민간개발형이 추가 돼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분양과 임대주택이란 차이를 갖지만 재산권 행사에 있어서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복주택은 매달 월세 임대료를 낸다. 반면 청년원가주택이나 역세권 첫집 등은 분양가의 20%를 내고 나머지 80%를 장기로 갚아나가야한다. 보증금을 내고 월세를 내는 임대주택과 차이가 크지 않은 셈이다. 이후 매도할 때는 국가에 환매해야한다. 이 때 약간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는 있지만 분양가 수준만 돌려받을 수 있다. 결국 시세차익을 얻지 못하는데다 분양가 이자 부담을 생각하면 월세를 내는 행복주택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양주택인 만큼 청년원가주택 등은 노후에도 살 집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청년원가주택과 역세권 첫집은 모두 소형주택으로 구성된다. 이 때문에 4인 가족이 거주하기는 불편할 수 있다. 결국 윤석열 주택 브랜드 역시 행복주택처럼 주거 사다리로 밖에 기능하지 못할 것이란 진단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이재명 후보가 내놨던 환매조건부 토지임대부주택이 임대주택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처럼 같은 환매조건부인 청년원가주택도 임대주택인 행복주택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올 것"이라며 "행복주택과 똑같은 입지와 유형의 주택을 단지 환매조건부 분양주택으로 바꿨을 뿐 실제 효과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주거복지로드맵 손질 예고...행복주택-신혼희망타운 대신 청년원가주택·역세권 첫집 공급 러시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photo@newspim.com

전문가들은 결국 행복주택의 빈자리를 청년원가주택과 역세권 첫집과 같은 '윤석열 브랜드 주택'이 채울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똑같은 유형과 입지를 가진 주택인 만큼 행복주택이 계획된 곳에 청년원가주택 등이 대신 들어설 것이란 얘기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뒤늦게 공급 확대를 위해 택지 확보에 몰두했지만 결국 이재명 여당 대선후보가 용산공원에 10만가구를 짓겠다는 공약을 내놓을 만큼 택지 확보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결국 기존 공급계획에 있는 비슷한 유형의 주택에 대해 이름만 바꿔 공급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공급키로 공약한 250만 가구는 당초 정부 계획에 비해 약 50만 가구 가량 더 많다. 늘어난 공급가구 대부분이 역세권 고밀개발인 만큼 역세권 첫집은 상당수 이 사업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5년간 50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는 청년원가주택이나 역세권 첫집을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선 택지가 어느 정도 확보된 행복주택 공급계획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앞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청년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 기부채납한 임대주택을 행복주택으로 바꿔 공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청년 임대주택 공급수를 늘리기 위해 서민 임대주택으로 돌려막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국토부는 새 정부 출범과 발맞춰 주거복지로드맵 수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11월 발표된 주거복지로드맵에서는 총 100만가구의 공공주택공급을 계획했다. 이중 공공임대는 65만가구 공급되며 행복주택은 7만 가구가 예정됐다. 옛 뉴스테이(기업형임대주택)에 해당되는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은 20만가구 공급되며 나머지 15만가구는 공공분양주택이다. 이중 청년원가주택과 비슷한 유형인 신혼희망타운은 7만가구 공급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을 크게 줄이고 대신 분양주택을 공급할 수는 없겠지만 새로운 주택의 공급확대를 위해서는 현행 공공분양-공공지원임대-공공임대 주택공급 규모를 재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신혼희망타운을 비롯한 공공분양주택 공급 가구수도 재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정권 주택브랜드' 우선 공급이 시장에 혼란을 줄 수도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정권이 바뀌면서 주택공급계획이 대거 수정되면 정부계획에 맞춰 청약 또는 임대 전략을 짠 수요자들의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새 대통령이나 시장, 도지사 등이 자신의 브랜드를 정착시키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결국 이는 시장에 혼란을 주면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청년원가주택 역시 다음 정권이 들어서면 폐기될 수 있는데 주택수요자들이 이를 염두에 두고 내집마련 계획을 짜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