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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기 후원' 구현모 KT 대표, "정치자금 명의 요청에 불법이라 생각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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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빌려줘 국회의원 정치자금 기부 혐의
벌금 총 1500만원 약식명령→정식재판 청구
"회사 요청받고 명의 빌려줘…얻은이익 없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이른바 '쪼개기 후원' 방식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현모 KT 대표가 첫 재판에서 "불법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허정인 판사는 6일 업무상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 대표와 전·현직 KT 고위 임원 9명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국회의원들을 '쪼개기 후원'한 혐의로 기소된 구현모 KT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KT는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상품권을 매입한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19·20대 여야 국회의원 99명에게 임직원과 지인 명의로 100만∼300만 원씩 금액을 나눠 후원회 계좌에 이체했고, 구현모 대표도 명의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2.04.06 hwang@newspim.com

구 대표는 진술기회를 얻어 "6년 전 부사장이었는데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CR 부문에서 정치자금 명의를 빌려서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당시 회사에서 다른 부문에서 하는 일들을 무조건 도와주라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요청을 받았을 때 불법이라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CR 부문에서 자금이 조성된 경위도 몰랐고 자금 조성을 통해 저희가 얻은 이익이 하나도 없다"며 "단순히 도와준 일로 오늘까지 온 것이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된다고 생각했다면 그렇게 안했을 것"이라고 했다.

구 대표는 '당시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법령 자체를 몰랐냐'는 재판부 질문에도 "전혀 몰랐다"며 법인 이름으로 기부하는 것을 금지한 정치자금법의 취지도 수사를 받고 알게 됐다고 했다.

이날 구 대표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의 기본적 사실관계를 인정한다"면서도 "불법영득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부외자금 조성 이후 가담한 것은 공범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KT와 대관 담당 임원들은 지난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 사이 상품권 대금을 지급하고 할인된 금액의 현금을 되돌려 받는 소위 '상품권 깡' 방식으로 부외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 99명에게 쪼개기 후원 방식으로 약 4억3800만원을 불법 기부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법인 또는 단체 관련 자금으로 기부하는 것을 금지한 현행 정치자금법을 회피하기 위해 가족과 지인 등 개인 명의로 100~300만원씩 360회에 걸쳐 국회의원 후원회 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대관 담당 부사장급 임원이던 구 대표는 20대 총선 이후인 2016년 9월 경 국회의원 13명의 후원회에 자신 명의로 100만원씩 총 1400만원의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맹모 씨 등 대관 담당 임원 4명과 KT 법인을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구 대표 등 명의를 빌려준 임원들은 벌금형에 처해달라며 약식기소했다.

구 대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원, 업무상횡령 혐의로 벌금 500만원 등 총 벌금 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구 대표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같은 법원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 심리로 오는 5월 4일 진행될 예정이다. 구 대표 측은 두 사건을 함께 재판받고 싶다며 병합을 신청했고 허 판사는 "재판부와 상의해 한쪽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11일에 열린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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