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뉴스핌] 김용석 기자 = 골프장의 박찬호(49)는 낯선 풍경이다. 그것도 프로 경기인 KPGA서는 더욱 그렇다.
박찬호는 13일 경기 여주 페럼CC(파72)에서 열린 한국 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투어 우리금융챔피언십에 추천 선수로 출전, 1,2라운드 합계 33오버파 177타로 최하위를 했다.
3번째 프로골프 정규투어를 끝낸 박찬호. [사진= KPGA] |
KPGA 코리안투어 출전은 다섯 번째다. 2018년과 2019년에 프로암 대회에 한 차례씩 출전한 뒤 지난해엔 KPGA 군산CC 오픈과 야마하 아너스 K 오픈에서도 모두 같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고교시절 봉황대기 우승 등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그는 MLB 통산 124승이라는 '전설'이 됐다. '코리안 특급'이란 별명으로 온 국민을 영광케 하던 박찬호의 표정은 밝았다. 실망하는 모습은 크게 내비치지 않았다.
박찬호는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내 목표는 여기서 잘하는 게 목표가 아니다. 출전하고 도전하는 모습 그 자체다. 이렇게 되면 나도 더 잘할 수 있고 KPGA가 홍보도 되지 않을까 한다"라며 "이런 경험들이 또 내 인생을 더 다지게 한다. 영광스런 자리다"라고 말했다.
왜 '영광'이냐라는 단어를 쓰냐고 묻는 질문엔 "한마디로 내 과거를 되돌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나이에) 야구장 가서는 선수 역할을 못한다. 하지만 골프라는 스포츠 종목에선 가능하다. 노력하는 만큼 성과도 낼 수 있다. 또 파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코칭을 받으면 더 좋아진다"라고 웃었다.
퍼팅라인을 살피는 박찬호. [사진= KPGA] |
그는 KPGA 정규투어에 대해 "나름대로 연습 많이 했다. 그런데 잘 치다가 OB 한 번 나니 막 무너지더라"라며 "(스윙을 할 때) 나무를 넘겨야 되나 옆으로 쳐야 되나 거리가 굉장히 망설여졌다. '스윙이 왜 이러지?' 하고 굉장히 종잡을 수가 없었다. 이게 야구할 때도 사실 그런 경우가 있다. 정확하게 던졌는데 자꾸 맞는 안타들처럼 말이다"라며 골프 도전을 설명했다.
구체적인 목표에 대해선 "작년보다 올해 더 잘하는 것이다. 사실 대회장엔 여러 코스와 난이도가 있으니 마음 같지 않다. 드라이브 샷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도 있다"라고 했다. 전성기 시절 '광속구 투수'로 이름을 날린 그는 골프에서도 평균 300야드 정도의 비거리를 낸다.
갤러리들에 대한 고마움도 표했다.
박찬호는 "작년과 달리 갤러리들이 있으니 파이팅해 주고 하니 힘이 난다. 그중 갤러리 한분이 OB가 났는데도 '멋있다'라는 표현을 해주셨다. 내 모습이 멋있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꿋꿋하게 이렇게 도전 해나가는 모습 때문이 아닐까 한다. (또 파이팅을 해줘)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했다.
그는 "다음엔 좀 더 좋아지겠다"라며 자리를 떠났다. 박찬호의 말처럼 그의 도전은 계속된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중엔 전 KIA 타이거즈 투수 윤석민(37)이 지난해 9월 KPGA 대회에 첫 출전, 쓰디 쓴 신고식을 한 바 있다.
박찬호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몰려든 갤러리. [사진= K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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