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블루맨 그룹' 월드투어가 가장 원초적인 인간의 본능을 일깨우는 공연으로 시원한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현재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블루맨 그룹' 월드투어가 성황리에 공연 중이다. 인간 사이의 예술, 음악, 코미디, 넌버벌 의사소통을 통하여 축제를 만들어 나가는 공연으로 이번 시즌 새로운 음악, 신선한 스토리, 커스텀 악기, 감각을 자극하는 풍성한 그래픽과 함께 찾아왔다. 푸른 페인트를 뒤집어쓰고 억울한 표정(?)을 짓는 블루맨들의 행동을 보며 관객들은 뒤집어지게 웃고 아찔한 두려움에 벌벌 떤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2 블루맨그룹 월드투어 공연 장면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2022.07.04 jyyang@newspim.com |
◆ 우스꽝스럽지만 때때로 섬뜩한 '파란 인간'의 습격…원초적 본능 자극
얼굴과 손이 파란 사람 세 명이 무대에 등장하고, 형광의 색소를 때려 부은뒤 신나게 북을 친다. 이리저리로 튀는 형형색깔의 액체는 마치 현대 예술을 그려내는 과정같다. 이어지는 '먹유머'(먹어서 웃기기), 각자의 행동을 쳐다보며 눈치를 주는 듯한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는 마임에서는 말이 통하지 않아도 전 세계에 통하는 인간의 원초적 유머감각을 자극한다.
뭔가 그럴싸한 내래이션과 사전 해설을 곁들이지만, 알고보면 뜬금없고 황당하다. 블루맨들은 관객들을 골똘히 생각에 잠기게 한 후 아무렇지 않게 하잘것없는 결론을 들이밀며 기분 좋게 뒷통수를 친다. 자연스럽게 중반부부터 관객은 이 공연이 무슨 의미인지, 여기서 무엇을 얻어가야 하는지, 생각하기를 이내 멈춘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2 블루맨그룹 월드투어 공연 장면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2022.07.04 jyyang@newspim.com |
세 명의 블루맨은 비슷한 덩치, 생김새, 표정으로 관객들에게 기묘하고 생경한 느낌을 가득 안긴다. 특히 객석으로 조력자를 구하러 다가올 때,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른다. 혹시나 내 손을 이끌어 무대로 데려가려 할까봐, 벌벌 떠는 아찔한 감정 역시 남녀노소 느낄 수 있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정 중 하나다.
◆ 화려한 그래픽과 음악, 풍성한 유머, 시원한 쾌감을 동시에 만나다
블루맨 삼인방의 무언의 재롱(?)과 함께, 이 공연에는 가장 트렌디하고 화려한 그래픽 효과, 스타일리시한 음악, 상상을 뛰어넘는 장치들이 가득하다. 파이프와 관련한 허무맹랑한(?) 해석과 함께 등장한 파이프로 만든 자체제작 악기는 자유자재로 흥겨운 음악을 빚어내고, BTS의 히트곡도 잠시 연주하며 한국 관객 맞춤형 퍼포먼스도 선사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2 블루맨그룹 월드투어 공연 장면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2022.07.04 jyyang@newspim.com |
무엇보다 온전히 즉흥적으로, 랜덤으로 진행되는 관객 참여형 공연의 긴장감과 짜릿함이 공연 전체를 관통한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오롯이 관객들의 용기있는 도전으로 이루어지는 장면들이 주는 색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다. 해치기라도 할 것 같은, 블루맨의 타는 듯한 눈빛과 정색한 표정 역시 주요 재미요소다. 마지막엔 터져나오는 쾌감을 주체할 수 없는 관객들이 절로 일어나 팬데믹 이후 모처럼만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오는 8월 7일까지 코엑스 아티움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