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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말문 막히는 자동차 사용서 "다시 써주세요"

기사입력 : 2022년08월02일 07:00

최종수정 : 2022년08월02일 15:43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인테그랄 액티브 스티어링',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히트 컴포트 패키지', '소프트 클로징 도어' 그리고 'M알칸타라 앤트러사이트 헤드라이너'….

지난달 자동차팀으로 발령난 뒤 첫 보도자료를 열어 봤다. BMW가 출시했다는 신차 설명서였다. 글의 절반 이상이 외국어였다. 색상 설명은 더 가관이다. '스카이스크래퍼 그레이, 산레모 그린, 포르티모 블루, 인디비주얼 프로즌 탄자나이트 블루'. 차라리 영어로 쓰지 그랬냐는 실소가 터져 나왔다. 

조재완 산업부 기자

최근 출시된 쌍용자동차 신차 토레스 소개서를 두고 조롱섞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북한 노동신문에 차량 소개 기사를 싣는다고 가정하면, 순우리말로 번역하는 데만 하루가 꼬박 걸릴 것이란 지적이 인터넷에 떠돌았다. 

운전경력이 꽤나 길다는 주변 지인들에도 차량 설명서를 보여줬다. 아니나 다를까 자동차업 종사자가 아니라면 누가 이해하겠냐는 웃음기 섞인 반응이 나왔다. 한 업계 종사자는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정말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라며 전기차 사례를 들기도 했다. 

전기차 사고가 잦은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차량에 대한 운전자의 낮은 이해도도 한몫 한다. 전기차는 '도로를 질주하는 아주 예민한 대형 전자제품'이라는 것이다. 차량 구매자들에게 친절한 용법과 안전 교육을 시켜주진 못 할 망정, 불필요한 용어로 혼란을 줘선 안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어느 정도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왜 이렇게 불친절한 걸까. 업계 관계자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대체로 뻔한 답변이 돌아온 가운데 "외제스러운 것이 곧 마케팅 아니겠냐"는 의견도 있었다. 한글로 풀어 친절하게 설명하면 세련미가 사라진다는 뉘앙스다. 

교육부가 추산한 비문해 성인 인구는 대략 500만 명. 성인 10명 중 1명은 영어는 커녕 한글을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여기에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는 자동차가 이제 필수재로 자리잡은 시대 아닌가. 운전 면허 취득인구는 2500만 명에 육박한다. 자동차 사용법 하나 익히려면 번역기를 돌려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가볍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제조사들은 자동차 편의사양이라며 온갖 기술 용어들을 쏟아내는데, 정작 누구를 위한 편의라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제대로, 다시 써주세요."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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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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