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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옥상이 '흙'으로 빚은 대규모 설치작…국립현대미술관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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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옥상:여기, 일어서는 땅' 21일 개최
작가 신작 공개, 확장된 작품 세계 조명
윤범모 관장 "작가 작업세계 살펴보는 기회"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가 원수들을 소재로 가면 풍자 작품을 선보이는 등 한국 '민중미술가'의 대표주자인 임옥상이 '흙'을 재료로 삼은 대규모 신작 설치 작품과 회화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한국현대미술 주요 작가 임옥상의 대규모 신작 설치 작업을 선보이는 전시 '임옥상:여기, 일어서는 땅'을 21일부터 내년 3월1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흙의 소리, 2022, 흙, 혼합재료, 390x480x300c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2.10.20 89hklee@newspim.com

이번 전시는 리얼리즘 미술에서 출발, 대지미술, 환경미술로 작업 영역을 넓힌 임옥상의 현재 활동과 작업을 살펴보기 위해 기획됐다. 미술관 관계자는 "서울관 내 6, 7전시실과 전시마당 등 장소특정적 조건과 상황을 활용해 선보이는 신작을 통해 최근 작가의 작업 특성은 물론 확장된 맥락에서 작가의 예술세계를 다시 들여보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서울관 6, 7전시실과 야외 전시마당에 대규모 설치작 6점을 포함하여 40여 점의 작품과 130여 점의 아카이브 자료가 소개된다. 작가의 신작 중 하나인 12m 높이의 대규모 설치 작업 '여기, 일어서는 땅'(2022)을 전시의 중심에 놓고 6전시실과 전시마당에 설치 작품을, 7전시실에 평면 작품을 위치해 작가 초기 회화의 최근작을 깍지 끼듯 마주 이어 구성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흙의 소리, 2022, 흙, 혼합재료, 390x480x300c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2.10.20 89hklee@newspim.com

6전시실에는 임옥상 작가의 대형 설치작들을 볼 수 있다. 표면이 흙으로 빚어진 설치 작품 '흙의 소리'(2022)가 마치 대지의 신 가이아의 머리가 옆으로 누워있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작품의 한쪽에는 입구가 마련돼 거대한 인간의 머릿속으로 관객이 걸어들어갈 수 있다. 동굴과도 같이 다소 어두운 공간에서 가이아, 대지의 어머니가 내는 숨소리를 감각할 수 있다.

긴 계단과 복도를 지나가면 다소 어두운 공간 안에 거대한 흙벽이 펼쳐진다. '여기, 일어서는 땅'(2022)은 패널 36개를 짜 맞춘 세로 12m, 가로 12m의 대규모 설치 작업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위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파주 장단평야 내 논에서 작업했다. 미술재료용으로 가공돼 정제된 흙이 아닌 '진짜 흙', 생존을 위한 삶의 공간으로서의 땅 흙을 마주하며 만든 작품이다. 장단평야 논에서 떠온 흙, 추수 후 땅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고 베고 남은 볏단의 아래 둥치와 농부와 농기계가 밟고 지나간 자국 등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2022.10.20 89hklee@newspim.com

7전시실에서는 작가의 최근 회화 작품을 마주할 수 있다. 2010년 작가는 캔버스 위에 흙을 덧발라 채우고 그 위에 유화물감과 먹물 등을 혼합해 흙산수를 그려냈다. 그 형상들은 작가의 신체적 행위 자체를 번영하기도 하고 상당히 구상적인 전통 산수 풍경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 회화 신작도 포함됐다.

미술관 내 중정 전시마당에도 작가의 작품이 마련됐다. 이곳은 사방이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장소다. 임 작가는 지름 4m가 넘는 웅덩이인 '검은 웅덩이'(2022)를 한 가운데 제작해 설치했다. 그 속에는 검은 물이 가득 차 있는데 바람과 풀의 흐름에 미세하게 영향을 받으며 흔들린다. 웅덩이를 '숨구멍'이라 칭하는 작가의 시선을 고려할 때 생태, 문명, 혹은 문화, 사회 등 어떤 관점이든 눈앞의 웅덩이는 '지금'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검은 웅덩이'를 바라보고 있는 대형 구상 조각 '대지-어머니'(1993)는 철로 제작된 작품으로 마치 흙이 들려 일어나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6전시실과 7전시실 사이 복도 공간에는 이번 전시 설치 기록 영상이 함께 전시돼 작품의 준비과정이 펼쳐진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서울관 전시마당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2.10.20 89hklee@newspim.com

임옥상은 1950년 충청남도 부여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회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앙굴렘 미술학교를 졸업했다. 1981년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1990년대 들어서는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2004년, 2010년 베이징비엔날레 등 국제미술행사들에 초대되었다. 작가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미술관 밖' 미술실천적 참여프로그램, 이벤트, 설치, 퍼포먼스 등을 다수 기획・진행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공공미술, 공공프로그램 등을 통해 소통의 계기를 구체화했다. 근래 파주 장단평야의 실제 논에서 '예술이 흙이 되는' 형식을 빌려 일종의 환경미술 혹은 대지미술, 현장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한국 현대미술계 주요 작가 임옥상의 최근 작품들을 중심으로 작가 작업에 대한 정형화된 이해를 벗어나 보다 확장된 시각으로 작가의 작업세계를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중진 작가들의 현재를 짚어보고, 한국 현대미술사 흐름을 지속적으로 재해석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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