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원, 현지인 한국어교사 양성 교육 'K-티처' 시범 운영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K-티처, 훌륭한 한국어 배우며 한국 알릴 기회다."
K-티처의 홍보대사로 위촉받은 다니엘 린데만이 26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국화홀에서 열린 '국외 한국어교원(K-티처) 홍보대사 및 명예 K-티처 위촉식'에서 말한 소감이다.
국립국어원은 해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인 'K-티처'를 선보인다고 알렸다. 이날 장소원 국립국어원 원장과 K-티처 홍보대사 다니엘 린데만, 남서울대학교 명예 K-티처 줄리아 임패여, 정향미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관 등이 참석했다.
"홍보대사로 큰 영광"이라고 밝힌 다니엘 린데만은 "2006년 독일 본대학교 동양학과에 입학할 당시 입학생은 3명이었는데, 지금은 자리가 없다고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몇 년사이에 한국에 대한 애정이 커졌다. 서울을 돌아다니면 독일어가 많이 들리는데, 굉장히 감사한 변화"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장소원 국립국어원 원장이 26일 열린 '국외 한국어교원 홍보다새 및 명예 K-티처 위촉식'에 참석해 다니엘 린데만에 홍보대사를 위촉했다. 2022.10.26 89hklee@newspim.com |
그는 몇 년 전 우크라이나에서 한국어를 통역해준 청년에 대한 일화를 꺼내며 "언어는 평화의 도구"라고 강조했다. 다니엘은 "우크라이나에 세미나를 하러 갔을 때 통역해준 우크라이나 출신 청년 데니스가 한국어 교사로 활동하고 있었다"며 "안 보이는 곳곳에서 한국을 위해 많이 애쓰는 이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올해 전쟁에서 전사했는데, 이 친구를 생각하며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한국이 훌륭한 인재를 잃은게 아닌가 싶다"고 안타까워 했다.
다니엘은 "독일인과 한국인이 영어로 대화하면 소통은 가능하지만, 독일인이 한국어로 한국인이 독일어로 대화하면 마음을 나누게 된다"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가 좀 더 가까워지고 많은 분들이 한국어라는 훌륭한 언어를 배우고, 훌륭한 교사로 서로 가까워지면서 한국을 알리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K-티처 프로그램은 내년부터 국외 한국어 교육기관에서 활동하는 교원이나 국외대학에서 한국학과 한국어학, 한국어교육학 등을 전공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된다. 교육 기간은 3개월이며 130차시 수강후 2개월 이내에 시험을 통과하면 자격 이수를 받을 수 있다. 수강 기간은 연구 과정을 거쳐 추후 계속 논의될 예정이다.
이날 장소원 국립국어원 원장은 "한국어의 진정한 국제어화를 위해 현지인이 한국어 선생님으로서 자격을 갖추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현지에 있는 한국인 출신의 한국어 교사 수는 한계에 다다랐다"며 "외국 국적자, 혹은 영주권자가 한국어 교사가 되기 위해 충분한 소양 교육을 받은 후 'K-티처'라는 이름으로 현지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줬으면 좋겠다는 의도에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해외에서 한국어학 교육에 앞장선 손호민 하와이대학교 교수에 감사함도 표했다. 손호민 교수는 1976년대부터 2015년까지 하와이대학에서 한국어학을 설립하고 44년간 한국어 교육에 힘썼다. 장소원 원장은 "손호민 명예교수가 1970년대 하와이대학에 한국학과를 세우고 수많은 제자를 길러내 미국 본토와 유럽에 한국어 학과를 만드는데 기여했다"며 "오늘 이자리에 모시고 싶었는데 아흔이 넘어서 비행기 못탄다고 해서 감사패 보내고 감사 영상도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날 영상을 통해 등장한 손호민 교수는"2000년대부터 한국어 교육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한국의 경제발전과 한류로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지만 한국어 교육의 양적인 증가에 비해 교육의 질은 항상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교사의 자질이 부족하거나 한국 문화 교육 문제가 자주 거론되는데 국립국어원의 K-티처 프로그램이 풍부한 문화콘텐츠를 포함한 체계적인 교육으로 한국어 현지인 전문 교사를 배출하는데 큰 공헌을 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명예 K-티처 줄리아 임패여(왼쪽)과 홍보대사 다니엘 린데만 2022.10.26 89hklee@newspim.com |
남서울대학교 명예 K-티처로 임명된 줄리아 임패여는 말레이시아 출신으로 꾸준히 한국어 교육과 연구에 힘쓸 예정이다. 줄리아 임패여는 "남서울대에서는 한국어 듣기, 읽기, 문법을 가르치는데 대상은 말레이시아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베트남 중국 학생으로 넓다"면서 "앞으로 교원으로서 잘 가르칠 수 있도록 연구할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장소원 원장은 'K-티처' 프로그램이 추후 한국어 수준을 높여주는 증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 원장은 "이 프로그램을 이수했다고 해서 무조건 취업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격을 인정받고 나면 외국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강사나 교수가 될 때 고려될 부분"이라며 "세종학당 현지 직원 교사로 채용될 때고 고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어교사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에 많이 나가있는데 기업에서 현지인을 채용할 때도 이 이수증을 갖고 있는게 한국어를 잘한다는 것을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라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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