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폴란드 영토 내 떨어져 2명의 사망자를 낸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대공 미사일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소식통을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나토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7개국(G7)과 나토 회원국 정상들과 긴급회의를 소집해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 역시 폴란드에서 일어난 미사일 폭발 사고는 우크라이나 대공 미사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가 의도된 공격이라거나, 러시아가 나토를 상대로 군사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덧붙였다.
[발리 로이터=뉴스핌] 이나영 인턴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 미사일 피격'과 관련 주요 7개국(G7) 등 세계 정상과 긴급 회의를 마치고 나와 기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1.16 nylee54@newspim.com |
이 같은 발언이 나오기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사일이 러시아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낮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고 소식을 접한 직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이 아닐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사고 직후 군사 전문가들은 해당 미사일의 파편 등을 근거로 러시아제 대공 미사일('S-300')로 추정했다. 이로 인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간 확전 우려에 이날 오전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급락하는 등 전 세계가 전쟁 공포에 휩싸였다.
하지만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 영토에 떨어졌다는 폴란드의 언급에 대해 "의도적 도발"이라며 러시아는 폴란드 국경을 상대로 공격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에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인 S-300이 포함돼 있을 수 있으며, 해당 미사일을 우크라이나가 대공 방어를 위해 소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사일이 떨어진 지역이 우크라이나 국경과 매우 가까워 오폭 사고가 일어나기 쉬웠던 지역인데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같은 기종의 미사일을 사용해 분간이 어려워 발생한 헤프닝으로 풀이된다.
◆ 나토·서방 정상 "궁극적 책임은 우크라 침공한 러시아에 있어"
한편 나토를 비롯한 서방 지도자들은 해당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것이라 해도, 궁극적으로 이번 사태의 책임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을 유발한 러시아에 있다고 주장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번 사고가) 우크라이나 잘못이 아니다"라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적인 전쟁을 자행하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인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고 비난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이번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서 발사된 것이라 해도 사고의 책임은 우크라이나의 기반 시설에 대한 대규모 폭격에 나선 러시아에 있다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는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 것이라 해도 달라질 것이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리시 수낙은 영국 총리실 역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양국 정상은 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이 계속되는 폭력의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미사일 발사가 폴란드에 대한 공격 의도를 바탕으로 이뤄진 게 아닌 것으로 일단 되는 분위기여서 러시아와 나토 간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
나토 헌장 5조(집단방위 조항)는 특정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공동방어에 나설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이번 발사가 러시아의 의도적인 공격이 아닌 우크라이나 군의 러시아 공격 방어 과정에서의 오발로 판명될 가능성이 큰 탓에 확전 우려는 줄어드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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