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최근 몇년간 국내 증시가 초호황을 누릴 때 브로커리지와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법인영업 담당 직원들을 자신의 회사로 데려오기 위해 고액을 제시한 것과 달리 실적 악화에 따른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때 마다 증권맨들은 고용 불안에 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유명환 금융증권부 |
최근 만난 증권사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금융투자업계에 인력 구조 조정 공포가 커지고 있다. 올 하반기 이후 강원도 레고랜드 부동산프로젝트금융(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가 확산된 이후 현금 확보를 위해 가장 먼저 단행한 일은 인력 감축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책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한국은행도 이에 맞춰 여섯차례에 달하는 금리를 인상했다. 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코스피 지수가 2300선이 붕괴된 이후 환율은 1200원에서 1400원까지 치솟았다.
환율 상승으로 인해 개인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거래 대금이 감소했다. 여기에 채권 금리 상승이 본격화되면서 브로커리지 부문뿐만 아니라 채권 운용 부문에서도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엔 벌써부터 수십억원에서 백억원대 이상의 손실이 전망되면서 희망퇴직을 실기하고 있다.
문제는 실적회복을 위한 뚜렷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인력 조정을 택하는 증권사들이 늘어나면서 증권맨들의 잔혹사는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는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 채용을 늘렸다가 침체되면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지금 같은 증시의 위기가 오히려 활황일 때나 불황일 때나 지속 가능한 증권 산업 및 기업 발전을 위한 해답을 도출해낼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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