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이어 슈퍼 대표도 겸직…'첫 사례'
소싱 시너지 도모…조직 통합 가능성도
바잉 파워 강화·식료품 온라인몰로 이마트 견제나설 듯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가 슈퍼사업부 대표까지 맡으며 운신의 폭을 넓혔다. 소싱 역량 강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마트 따라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롯데그룹 인사에서 강성현 대표는 롯데하이마트 대표로 자리를 옮긴 남창희 대표를 대신해 슈퍼사업부까지 책임지게 됐다. 마트사업부 대표가 슈퍼사업부 대표를 겸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 겸 슈퍼사업부 대표.[사진=롯데지주] |
롯데가 백화점에 이어 할인점을 유통 핵심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강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롯데쇼핑은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마트사업부 대표로는 처음으로 강 대표를 등기상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롯데백화점은 매출 1위 자리를 오랫동안 지키고 있지만, 롯데마트는 늘 3위에 머무르고 있어 롯데쇼핑 등기 대표이사 자리는 항상 롯데쇼핑 통합대표와 백화점 대표 몫이었다. 그런데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마트에도 백화점 못지않은 힘을 실어준 것이다.
여기에 이번 인사를 통해 강 대표에게 슈퍼사업까지 맡긴 것이다. 강 대표가 두 사업부 대표가 되면서 조직통합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롯데마트와 슈퍼는 내년 상반기 마무리를 목표로 상품 코드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 사업부의 상품 코드를 통합해 소싱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이 내용을 협력사에 설명하는 자리에서 강 대표는 소싱 능력을 합치는 것뿐이지 영업조직이 합쳐지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강 대표가 두 사업부의 대표를 겸임하게 된 만큼 조직통합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바라봤다.
현재 이마트는 마트와 슈퍼 사업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지만, 홈플러스는 마트와 슈퍼 인력을 통합해 운영한다. 이마트의 바잉파워를 따라잡기 위해 롯데마트가 조직통합까지 고려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영국에 있는 오카도 자동화 물류센터 내부 모습.[사진=롯데쇼핑] |
또 강 대표는 오카도화 협업을 통해 나오게 될 식료품 전용 온라인 플랫폼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영국 물류테크 기업 오카도의 시스템을 도입한 물류센터에 2030년까지 1조원가량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강 대표는 "오카도는 결품 없이 제시간에 가장 신선한 상품을 배달하는 비지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라며 "(새로 나올 플랫폼은) 그간 롯데가 하던 온라인 사업의 연장선이 아닌 새로운 혁신 사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온은 현재 뷰티, 명품 등 백화점 상품군을 중심으로 버티컬 플랫폼과 같이 특정 카테고리를 강화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가 식료품 중심인 온라인 플랫폼을 만든다면 이마트몰이 중심이 되는 SSG닷컴과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마트사업부 대표가 슈퍼사업부 대표를 겸직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새로운 조직안은 현재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