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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리로 집 사세요" 특례보금자리론에 실수요자 관심...거래회복 '기대'

기사입력 : 2023년01월12일 15:30

최종수정 : 2023년01월12일 15:30

DSR 규제 풀어 소득제한 없이 최대 5억까지 대출
자금여력 커진 실수요자, 9억원 이하 매물 관심
4~5% 대출금리 여전히 부담...급격한 반등장은 제한적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정부가 주택 거래시장 안정화를 위해 4%대 고정금리인 특례보금자리론을 선뵌데 따라 수도권 9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 거래시장에 온기가 감돌 것으로 보인다.

소득제한 없이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주택 매수자의 자금 마련이 한결 수월해졌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상단 금리가 8%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4%대 고정금리도 매력적이다. 다만 숨통이 트였을 뿐 급격한 '분위기 전환'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많다. 연내 집값 반등이 어렵다는 분위기가 짙고 과거에 비하면 여전히 대출금리 수준이 높다는 점에서다. 

◆ 강남권 제외시 대부분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실수요자 관심↑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오는 30일부터 특례보금자리론을 시행키로 하자 수도권 중저가 급매물이 일부 소진될 것이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선임연구원은 "특례보금자리론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급매물 소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출이 가능한 주택 금액이 9억원 이하로 서울 주요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포함되기 때문에 대기 수요자의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정일구 기자>

특례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는 9억이하 아파트는 전국의 80% 정도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60%가 6억원 이하, 20%가 6억원 초과 9억원이하, 나머지 20%가 9억원 초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역으로 대상을 좁히면 ▲6억원 이하(41%)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27%) ▲9억원 초과(32%)로 68%가량이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에 속한다.

서울의 경우 특례보금자리론 대상 비중이 34%에 불과하지만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노원구 아파트 81%가 9억원 이하에 해당된다. 이어 ▲도봉(80%) ▲중랑(78%) ▲금천(76%) ▲강북(74%) ▲구로(65%) ▲관악(55%) ▲은평(52%) ▲성북(50%) 순이다.

특히 금리상승, 소득 부족 등으로 DSR 문턱을 넘지 못했던 실수요들은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할 여지가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 연봉 5000만원 직장인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가능금액이 1억500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고금리 부담뿐 아니라 대출 이용이 제한되다 보니 실수요자라도 거래시장에 참여하기 어려웠다. 이번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제한이 없고 DSR이 배제되는 것이 특징이다. 연봉 5500만원 정도면 대출 최대액인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1주택자의 '갈아타기'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하반기부터 집값이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최고가와 비교해 30% 안팎 하락한 단지가 적지 않다. 학군과 입지, 개발 호재 등으로 투자가치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1주택자의 관심이 늘어날 공산이 크다. 기존 주택을 2년 내 처분하는 조건으로 1주택자도 특례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다.

노원구 중계역 주변 A공인중개소 대표는 "그동안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도 있지만 DSR 규제로 대출이 막히다 보니 실수요자라도 주택매수가 쉽지 않았다"며 "이번 특례보금자리론으로 대출 문턱이 대폭 낮아졌기 때문에 직장, 교육 등으로 주택 매수가 꼭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일부 움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4~5% 대출금리 부담 여전해...급격한 반등장 제한적

실수요자의 급매물 매수가 기대되고 있지만 절대적인 금리수준은 여전히 높아 거래량, 집값 반등이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4~5%로 시중은행 금리보다 낮다곤 하지만 절대적인 수준으로 보면 아직도 주택을 매입하기에 부담스러운 게 현실"이라며 "정부가 주택거래 정상화를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함에도 기준금리가 하락 안정화해야 주택 거래가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집값 하락이 지속할 것이란 관측도 내 집 마련에 부담을 주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이 저렴하다면 굳이 서둘러 집을 살 필요가 없어서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해 말 대비 5.0%, 서울 아파트는 4.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거래가를 기준으로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8.5%,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13.0% 각각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도 올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3~4% 떨어지고, 주택가격이 2024년 전후로 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주택시장 관련한 지표도 아직 불안하다. 작년 1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보다 22.9%(1만810가구) 늘어난 5만8027가구로 집계됐다. 2018년 12월 5만9000가구를 기록한 이후 4년여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하락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기가 어려운 상황을 말하는 '역전세' 현상도 가중되고 있다. 전셋값은 매맷값을 지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는데 전세시장 약세가 지속하면 매매시장 불안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규제, 대출 등의 완화 정책이 집값 하락폭 축소, 급매물 소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시장 전체를 회복시키기엔 한계가 있다"며 "전셋값 안정, 미분양 해소, 거래 증가 등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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