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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계 악동' 마우리치오 카텔란, 불편한 진실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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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바젤서 '바나나' 1억원에 판매한 그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모두' '우리' '아홉 번째 시간' '코미디언' 등 주요 작품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4년 전 국제적인 미술 마켓인 아트 바젤 마이애미비치에서 근처 슈퍼에서 구입한 바나나를 벽에다 덕테이프로 고정시킨 작품 '코미디언'을 선보이며 1억원에 판매하겠다고 한 작가가 있다. 바로 현대미술계사 가장 논쟁적인 작가로 통하는 마우리치오 카텔란이다. 그의 작품 '코미디언'은 공개 하루 만에 12만달러(약1억4000만원)에 판매됐다.

내로라하는 국제 갤러리와 갤러리스트가 참여하는 아트바젤에서 '바나나'를 벽에다 테이프로 고정시켜 놓고는 작품이라며 1억원에 판매하는 그의 시도는 현 미술 시장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미술시장에서 작품 가격의 형성 과정과 갤러리의 역할, 작가가 마켓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어떤 것인지 등을 '바나나 작업'으로 이해시켜줬다. 아울러 작가의 명성과 작품의 가치도 덩달아 오르며 또 한 번 그에게 시선을 집중하는 사건이 됐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0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마우리치오 카텔란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 '위(WE)' 전시에 '코미디언' 작품이 전시돼 있다. '위(WE)' 전시는 오는 31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린다. 2023.01.30 mironj19@newspim.com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사회적 풍자는 물론이고 표절 등 현대미술계에서 논란과 논쟁이 따라다니는 작가다. '코미디언'도 표절 논란이 있었는데, 이를 두고 미술계에서는 아르테 보테라, 앤디워홀도 이와 같은 개념 미술을 했다는 평가가 있다. 또한, 예술가 조 포드가 2015년 자신의 SNS에 게시한 작품 '바나나와 오렌지'를 덕 테이프로 붙인 것과 유사하다고 표절을 제기한 것은 오히려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명성을 이용한 결과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 미술계에 화두를 던진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대규모 개인전이 국내에서 가장 큰 사립 미술관이자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의 올해 첫 기획전으로 마련됐다.

지난해 10월 재개관한 리움미술관은 올해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개인전 'WE'를 오는 31일부턴 7월16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2011년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개최된 회고전 'Maurizio Cattelan:All' 이후 최대 규모의 개인전이다. 조각, 설치, 벽화 주요 작품 총 38점을 미술관의 로비와 M2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0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마우리치오 카텔란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 '위(WE)' 전시에 노숙자 모형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위(WE)' 전시는 오는 31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린다. 2023.01.30 mironj19@newspim.com

미술관 입구서부터 전시가 시작된다. 한국의 노숙자를 밀랍인형으로 만든 작품이 입구와 로비에 두 점이 있다. 노숙자 작품은 본격적인 전시에 앞서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세계를 훑고 들어가는 입문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미술관 입구서 마주하는 이 작품을 실제 노숙자로 착각할 법한 조각의 형태와 차림이다.

이는 마우리치오 전시의 특징이기도 하다. 앞서 미국 전시에서 노숙자 조각을 선보였을 때는 실제 구급차가 출동한 적도 있고, 근처 대학에서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는 항의 운동 팻말을 누군가가 꽂으면서 자연스럽게 참여형 전시(?)가 되었다는 후문이다. 

전시장 M2로 들어서면 광장과 같이 탁 트인 공간에서 그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설치작들이 펼쳐진다. 관람객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작품은 천장에 설치된 박제된 말의 조각인 '노벤첸토'다. 이 말은 팔 다리가 축 처진 모습이다. 작가는 1차 세계대전 전쟁 중 죽은 말들이 배에 실린 사진을 잡지를 통해 보게 됐는데, 그 모습이 마치 자신과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작품을 만들게 됐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박제된 말로 만든 작품은 총 네점인데, 그중 두 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천장에 걸린 '노벤첸토'와 벽에 머리가 박힌 박제 말인 '무제'다. 트로츠키의 발라드, 인리(INRI, 유대의 왕) 팻말을 등에 꽂고 쓰러진 말 박제 작업이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0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마우리치오 카텔란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 '위(WE)' 전시에 '노베첸토' 작품이 전시돼 있다. '위(WE)' 전시는 오는 31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린다. 2023.01.30 mironj19@newspim.com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0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마우리치오 카텔란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 '위(WE)' 전시에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위(WE)' 전시는 오는 31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린다. 2023.01.30 mironj19@newspim.com

전시장에 '타당 타당'하는 북소리가 들린다. 위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북 치는 소년 오스카를 볼 수 있다. 마치 주변을 환기시키는 듯한 시그널을 보낸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이 세상에 던지는 파격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환기시키듯 그의 작품세계가 소리로 치환되는 현장이다. 

한켠에는 전시의 제목이 된 작품 'WE'가 설치돼 있다. 그의 전시명은 주로 작품에서 가져온다. 작품 'WE'는 두 남성이 침대 위에 가지런히 누워있는 설치물이다. 양복을 입은 두 남자의 모습은 영국의 전위미술작가인 길버트 앤 조지가 침대 위에서 찍은 사진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0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마우리치오 카텔란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 '위(WE)' 전시에 '우리' 작품이 전시돼 있다. '위(WE)' 전시는 오는 31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린다. 2023.01.30 mironj19@newspim.com

길버트 앤 조지는 스페인의 문학가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가 민중을 위한 시위와 혁명에 참여했음에도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처참히 처형 당한 사실에 그의 삶을 추적했다. 그 과정에서 가르시아의 집을 발견했고, 그가 누운 침대 위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를 잡지에서 발견한 마우리치오는 자신의 쌍둥이를 만들어 두 명의 마우리치오를 침대 위에 눕혔다. 작품의 제목인 'WE'는 나로부터 시작해 소수자, 확장된 의미의 '우리', '삶'을 포함하고 있다.

실제 마주하게 되는 이 작품은 작가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규모는 실제 크기의 60% 정도 축소한 정도다.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애매한 크기여서인지, 실제와 버금가는 조각품에 계속해서 시선이 머문다.

그의 자화상을 담은 작품도 흥미롭지만 작품을 전시하는 나라와 기관에 맞게 기획된 작품도 눈길을 끈다. 그중 하나가 제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 학살을 주도한 역사상 가장 잔혹한 악인으로 꼽힌 히틀러를 조각한 '그(Him)'이다.

뒷모습을 보면 작은 아이가 무릎을 꿇고 손을 모아 기도하거나 반성하는 것 같지만 얼굴을 보니 악덕스러운 얼굴의 히틀러다. 이는 2001년 스웨덴 미술관에서 전시 제의를 받고 만든 작품이다. 카텔란은 스웨덴이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뒤로는 나치를 도왔는데 이를 비판한 작품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0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마우리치오 카텔란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 '위(WE)' 전시에 '무제' 작품이 전시돼 있다. '위(WE)' 전시는 오는 31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린다. 2023.01.30 mironj19@newspim.com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0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마우리치오 카텔란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 '위(WE)' 전시에 '그' 작품이 전시돼 있다. '위(WE)' 전시는 오는 31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린다. 2023.01.30 mironj19@newspim.com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0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마우리치오 카텔란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 '위(WE)' 전시에 '아홉 번째 시간' 작품이 전시돼 있다. '위(WE)' 전시는 오는 31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린다. 2023.01.30 mironj19@newspim.com

1999년 제작한 '아홉 번째 시간'은 당시 교황이었던 요한 바오르 2세가 운석에 맞아 쓰러져 있는 모습을 담은 조각이다. 쿤스트할레 바젤에서 처음 선보인 이 작품은 당시 바티칸 시국의 원수인 교황에 파격적인 설정을 적용해 권위를 다루는 태도를 보여줬다. 

전시 말미에는 마치 한국 관람객을 겨냥한 듯한 작품이 놓여있다. 붉은 바닥에 시신을 연상시키는 대리석 조각 9개를 엮은 '모두'라는 작품이다. 구체적으로 묘사된 신체 부위는 없지만 천으로 덮은 시신이라는 점을 쉽게 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지난해 11월 이태원 참사로 슬픔에 젖었던 한국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아홉 개의 얼굴 없는 대리석 조각은 익명의 죽음에 대한 기념비로 보는 이 각자에게 깊이 새겨진 비극을 비춘다. 미술관 측에 따르면 이 작품은 이태원참사가 일어나기 전 2월에 이미 전시하기로 약속된 작품이다. 이태원 참사 현장과 가까운 리움미술관에서 이와 같은 작품을 마주하게 돼 관람객들의 마음도 편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작품은 보는 이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0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마우리치오 카텔란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 '위(WE)' 전시에 '모두' 작품이 전시돼 있다. '위(WE)' 전시는 오는 31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린다. 2023.01.30 mironj19@newspim.com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1980년대 후반부터 미술 제도의 경계를 넘나드는 해학적이고 도발적인 시도를 이어오며 동시대 미술계의 가장 논쟁적인 작가 반열에 올랐다. 경매 시장에서도 미술관도 호응을 부르는 작가로 통하고 있다. 밀라노 카텔란은 피렐리 헹거비코카(2021), 상해 UCCA 현대미술관(2021), 우드스톡 블레넘 궁전 우드스톡(2019), 모네 드 파리(2016),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2016/2011), 런던 테이트 모던(2007) 등에서 개인전을 선보였다. 또한 요코하마 트리엔날레(2017/2001) ,베니스 비엔날레(2011/2009/2003/2001/1999/1997/1993), 광주비엔날레(2010,1995), 시드니 비엔날레(2008), 휘트니 비엔날레(2004) 등 유수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외 피에르 파올로 페라리와 '토리렛페이퍼'를 공동 창간하고 '찰리', '퍼머넌트 푸드'를 기획하는 등 다양한 출판 활동을 펼쳤다. 1995년 '제6회 카리브해 비엔날레'를 기획하고 마시밀리아노 지오니, 알리 수보트닉과 함께 2002년 뉴욕에 '더 롱 갤러리'를 설립했으며 2018년 중국 유즈 미술관에서 'The Artist Present'를 기획하는 등 미술 현장과 제도를 비평적으로 재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0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마우리치오 카텔란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 '위(WE)' 전시에 '그림자' 작품이 전시돼 있다. '위(WE)' 전시는 오는 31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린다. 2023.01.30 mironj19@newspim.com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0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마우리치오 카텔란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 '위(WE)' 전시에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위(WE)' 전시는 오는 31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린다. 2023.01.30 mironj19@newspim.com

리움미술관은 이번 전시부터 1990년대 국제 미술계에서 중요 역할을 하고 현재까지도 인지도를 형성하며 미술사에 남을 수 있는 작가를 지속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2021년 7월부터 리움미술관 부관장직을 맡게된 김성원 부관장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김성원 부관장은 "'바나나 작가'로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국내에 알려졌지만, 그의 전시가 제대로 다뤄진 적은 없다"며 "리움미술관은 1990년대 국제 미술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작가를 선보일 예정이며, 첫 작가로 마우리치오 카텔란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병영해 리움은 차세대 미술계에도 관심을 갖고 전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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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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