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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⑩성차별이 없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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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라떼맘마 - 라떼파파 사회, 성평등 국가의 고민

스웨덴에 살면서 들어보지도 못한 단어들을 접하고 난감한 경험이 적잖다. 전화벨 소리에 받아 보니 한 여학생이었다. 세미나에 참석할 수 없다고 하면서 갑자기 그 동안 한 번도 들어 보지도 못한 단어를 섞어 가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바바 때문에 결석하게 되었습니다" 체면에 모른다고는 할 수 없어 맥락으로 집에서 아이를 돌본다는 뜻이었기에 알았다고 하고는 통화 후 사전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발음으로 단어를 찾을 수 없었다. Vava, vaba, bava, baba, vavva, babba, 등 수많은 단어가 조합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문맥을 다시 상기하면서 '집에서 아이를 돌보다'라는 뜻을 풀어서 찾아보니 드디어 맞는 단어가 하나 나왔다. 나의 촉은 정확했다. Vabba라는 단어였다. 스웨덴어의 돌보다(vårda)와 아이(barn)의 합성어였다. 그 이후부터 사회보험 이야기를 할 때 '바바'를 자주 사용한다는 것을 알았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육아와 관련 새로 생겨나는 단어들

비슷한 경우로 보바(bobba)라는 단어도 있다. '집에서 아이를 돌보다'의 뜻인 '바바'와 '일하다'(jobba)라는 단어와 함께 만들어진 합성어다. 코로나 때 재택근무를 하면서 아이를 돌본다는 뜻으로 학부모들이 많이 사용한 단어라 한다. 며칠 전 2월이 시작되는 어제 아침뉴스에서 보브르아리(vobruari)를 주제로 이야기 할 때는 처음 듣는 단어였지만 바로 알아들었다. 훈련이 이미 되어 있던 탓일까?

통계적으로 2월 들어 아이들이 독감바이러스 등으로 부모가 집에서 쉬는 날이 많아 생긴 단어인 셈이다. '바바'나 '보바'는 학생들 뿐 아니라 모든 직장에서도 통용되는 단어다. 이런 단어들이 하도 많아지니 방송이나 신문에서 종종 신조어 코너가 생길 정도다. 아이가 있는 부모에게는 쉽게 접하는 단어이지만 중장년층 이상의 세대에는 생소한 단어이기 때문이다.

직장인 누구나 '바바'를 위해 결근하거나 일찍 퇴근을 할 수가 있다. 국영보험국(försäkringskassan)에서 자녀돌봄을 위해 부모에게 지급하는 자녀돌봄급여가 있어 유급돌봄이 가능하다. 부부가 함께 일하는 가정이 많아 두 명이 모두 자녀를 돌볼 수 없는 상황이 자주 사회적 문제가 되자 여러 당 국회의원들이 가족, 친척, 이웃까지 대체 돌봄을 할 수 있도록 법안을 제출해 통과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부모 중 한 사람이 '바바'를 할 수 없을 경우 집에 있는 이웃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당연히 이웃은 돌봄급여를 대신 지급받는다. 자녀가 있는 한 부모 가정의 경우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도다.

새로 생긴 육아 문화와 블루오션 산업

이 '바바'제도는 육아휴직제도의 연장선상에서 만들어진 단어다. 육아휴직으로 480일(평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총 18개월)을 한 자녀 출산할 때 부모가 사용할 수 있는데, 부부가 상의해 한꺼번에 다 사용해도 되지만 절약해 두었다가 아이가 12살 될 때까지 연장해 사용할 수 있다. 아이가 4살이 되면 96일까지만 연장된 일수를 '바바' 때 사용할 수 있다. 480일 중 90일은 출산유급휴가를 아빠가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자녀양육을 위해 남성도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는 뜻도 되지만 새로 태어난 신생아가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아빠와의 교감도 중요하다는 아동심리학자들의 조언에 따른 조치이기도 하다. 아빠가 유모차에 아이를 데리고 카페에 않아 카페라테를 마시며 여유를 즐긴다는 뜻의 '라떼파파 (lattepappa)'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라떼파파'와 '라떼맘마(lattemamma)'들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시내중심가 카페에는 유모차를 세울 수 있도록 여유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육아휴직이 만들어낸 새로운 풍속도다.

육아용품도 육아휴직과 '바바' 문화에 맞춰 개발붐을 이룬다. 신생아를 데리고 조깅을 할 수 있도록 조깅용 유모차가 등장했는가 하면, 쌍둥이를 위해 2층 유모차, 세쌍둥이용 유모차도 있다. 등산이나 트래킹을 좋아 하는 부모들이 업고 이동할 수 있도록 특수 백팩 등도 인기를 끈다. 자전거 타면서 아이를 데리고 다닐 수 있도록 전방, 혹은 후방용 바퀴가 달린 캐리어가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고, 뒤에 자전거 안장에 앉혀 데리고 다닐 수 있도록 자동차용 안전시트와 비슷한 용품도 인기다. 탈부착 하기 번거롭고, 언제든 출퇴근할 때 데리고 갈 수 있도록 보관소에 안전시트가 부착되어 있는 자전거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자동차도 해치백 자동차가 북유럽 젊은 부부들 사이에 유독 인기가 높다. 유모차를 싣기 위해서는 넉넉한 공간과 트렁크 문이 높게 올려 편리하기 때문이다.

유모차를 끌고 이동하는 부모들의 이동권리를 보장하고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거의 모든 대중교통 버스는 저상버스다. 버스 중간은 항상 유모차와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특별 공간을 확보해 안전벨트로 묶을 수 있도록 시설이 되어 있다. 유모차를 끌고 대중교통버스를 이용하면 무료다. 아이의 안전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었기 때문이다. 유모차를 끄는 엄마가 요금을 내기 위해 운전석까지 이동하는 시간 동안 아이의 안전이 무방비 상태에 놓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안전을 고려한 꼼꼼한 정책의 배려를 읽을 수 있다.

꼼꼼한 육아서비스, 출산율 효과

출생 후 1년부터는 주민등록지의 최소형정구역별(예를 들어 시의 경우 동, 군의 경우 면 혹은 읍 등)로 공공어린이집을 제공해 준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구분하지 않고 초등학교 기초과정으로 한 살부터 제공한다.

1-2세 기간 동안 부모가 신청하면 4개월 이내에 어린이집을 배정받을 권리를 제공한다. 3세부터는 초등 기초교육과정이 시작되기 때문에 하루 최소 6시간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사설어린이집을 사용할 수 있지만 빈부격차에 따른 위화감을 줄이기 위해 최대요금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자유로운 선택을 돕는다. 하지만 무상은 아니다. 기본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저소득층과 한부모가정의 경우 일정 수입 이하인 경우 요금은 면제된다. 학생, 실업자, 출산휴가 부모 등도 1-2세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가정의 경우도 최소 하루 3시간 어린이집에 보낼 권리를 갖는다. 다수의 자녀를 어린이집탁아소에 보낼 경우 명수에 따라 감액제도가 있어 부모의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최대 1-2세 연령 한 명당 1645크로네(한화 약 18만원) 를 부담하고, 3세 이상은 1097크로네(한화 약 11만5000원)를 적용한다. 세 아이의 어린이집 서비스 비용은 첫째, 1645크로네, 둘째, 1097크로네, 셋째 548크로네가 적용되어 다자녀 부모들의 어린이집 비용의 부담을 줄여준다.

이렇게 꼼꼼하게 출산과 육아에 따른 어려움과 제약이 많지 않으니 젊은 부부들이 2세 출산 계획을 짤 때 큰 부담을 줄여준다. 특히 '바바' 제도는 자녀가 12세 될 때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법으로 뒤 바침 하고 있기 때문에 직장에서도 당연히 받아들이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예를 들어 갑자기 아이가 열이 나서 일찍 데리고 가야 한다는 어린이집 교사의 연락이 오면 부모 중 한 사람이 '바바' 조기퇴근을 상사에 보고하고 나갈 수 있다. 직장에서는 집에서 대신 '보바'(재택근무하며 자녀를 돌보는 일)를 할 수 있도록 하거나, 상황에 따라 직장에서 다른 근무자로 대처해야 한다. 이제 '바바'는 하나의 당연한 권리와 문화로 자리 잡아 육아 부모들이 직장 상사 눈치 보지 않고 아픈 자녀를 돌 볼 수 있게 해 준다.

1980년 1.6까지 떨어진 출산율에 따른 비책

그럼 '바바' 제도는 언제 만들어진 것일까? 1970년대 초까지도 2.0에서 2.2의 출산율을 기록했지만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에는 1.6까지 떨어지는 상황이 되자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이 같은 상황을 방치할 경우 노동력의 감소로 인해 미래복지재정이 함께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당시 사민당 정부는 정부조사단을 구성해 연구한 결과 다음의 결론을 지었다. 여성이 가정의 가사노동과 돌봄, 그리고 교육 등에 남성에 비해 더 많은 부담을 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직장 내에서 출산 및 육아 관련 여성차별이 심해 출산을 꺼린다는 결론이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젊은 커플들이 결혼하지 않고 동거관계를 출산하는 비율이 점차 늘어나면서 출산급여 및 육아수당 등 복지 관련 혜택을 보지 못해 출산을 꺼린다는 점도 간파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거증명만 하면 결혼부부와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동거법(Sambolagen, 1987년 제정)을 제정했다.

1988년 가족, 직장, 공공기관, 정치 등 모든 국가영역에서 성평등이 관철될 수 있어야 한다는 '하나 건너 여성(Varannan damernas)' 국가 조사위원회의 연구결과를 통해 1995년까지 모든 영역에 여성과 남성이 균등하게 혜택과 책임을 나누어야 한다는 차별금지법(Diskrimineringslagen)이 1991년 제정되었다. 이와 함께 모든 공공기관과 기업에 성차별 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고, 성인지 예산(성차별을 방지하고 성평등을 증진시키는데 사용되는 예산)을 편성하도록 하며, 통계산출 시 성구분을 반드시 하도록 하는 조치도 뒤따랐다. 기관 및 지방정부 등도 정부결산에 성인지 예산 및 성평등 조치 등을 반드시 보고하도록 정부지침서(regleringsbrev)에 포함시켰다. 즉 이때부터 성평등을 모든 국가영역에 적용하는 새로운 개념 성평등사회(Gender-equal society, 처음에는 양성평등이라는 개념으로 소개되었으나, 점차 성평등의 개념으로 교체되었음)가 일상화 되었다. 이런 전략이 젠더 메인스트리밍(Gender mainstreaming)이라는 개념으로 성평등 정책의 일환으로 채택되었다. 젠더 메인스트리밍이라는 단어는 1995년 UN북경여성회의 이후 채택된 개념으로 모든 영역에서 여성과 남성이 균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정책영역으로 정의되고 있다.

효과는 컸다. 스웨덴이 1995년 북경회에서 세계 최고의 성평등 국가로 선정되어 UN여성대사였던 제인 폰다로부터 평등부 장관이었던 모나 살린이 감사패를 받았다. 당시 신문에 대대적으로 홍보되었다. 1973년 여성의원 비율이 15퍼센트였지만, 1995년 42퍼센트를 넘어 2022년 현재 47퍼센트로 구성되어 있다. 중앙 정치 영역 뿐 광역단위와 기초의회까지도 여성의원 비율이 45퍼센트를 차지한다. 이와 함께 전국 국가기관, 공립학교, 국립대학 등 기관장의 비율은 여성과 남성이 균점하고 있다. 성평등 메인 스트리밍의 결과다.

출산율도 마찬가지다. 1983년 최저점인 1.6을 기록한 이후 1990년까지 연속으로 상승해 2.1을 기록했다. 이 역시 성평등 메인스트리밍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경기의 지속적 상승 등의 요인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럴수록 역으로 맞벌이 부부 비율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꼼꼼한 젠더 메인스트리밍의 일환인 가족정책이 뒤따르지 않았다면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자녀의 출산, 육아, 교육이 힘들면 출산계획을 쉽게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한 번의 위기, 2000년대 초 1.5로 하락한 출산율

이번에는 경제위기가 주원인이었다. 1991년 재정위기를 맞았다.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주택가격 폭락, 금융기관 및 기업부도, 화폐가치추락, 실업률 상승 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어떤 정책도 소용없었다. 하지만 성평등 메인스트리밍 정책은 여기에서 빛을 발했다. 항상 경제위기 시기에는 약자가 더욱 큰 피해를 본다. 여성 한부모 가정, 장애인 가정 등의 특별지원, 저소득층 탁아소 비용 면제, 실업자의 경우 집에 있을 경우에도 탁아소 사용 허용, 새 직장을 찾기 위해 직업교육 및 학교수업 등에 참가하는 저소득층 여성 지원, 남성의 출산 시 가사도움을 위해 남성육아 의무 기간을 30일로 늘리고 점차 확대해 3개월까지 늘렸다. 공동 출상육아 보너스제를 도입해 육아휴직을 반반씩 사용하는 부부에게 최대 1만3500크로네(한화 약 160만원)를 각각의 부모에게 자동입금한다. 이런 노력으로 다시 2010년에는 2.0까지 출산율을 끌어 올리는 데 성공하는 듯 했다.

다양한 갈등의 원인들

모든 사회에는 다양한 갈등이 존재한다. 종교, 인종, 문화, 언어 등의 차이와 이해관계와 연관된 정체성 갈등이 있는가 하면, 사회분배정책과 경제정책, 복지정책, 노동정책, 기업정책 등의 정책부재 혹은 실패에 따라 발생하는 빈부갈등, 좌우갈등, 노사갈등 등을 들 수 있다. 어떤 갈등이든 누적된 긴장관계의 정도와 특별한 도화선의 유무 (예를 들어 차별적 법제정이나 우발적 충돌사태)에 따라 물리적 충돌가능성을 내재하고 있어 불안정한 요소로 인식된다.

정체성 갈등과 정책관련 갈등이 연관되어 정치화된 갈등이 지역갈등, 세대갈등이다. 지역갈등은 정체성 (지방색, 지방문화)의 갈등과 정책의 결과 (예를 들어 산업화 정책)가 결합되어 발생하는 갈등이고, 세대갈등은 경제 및 정치발전과정에서 기성세대의 권위적 위상에 대한 신세대의 도전이나 복지 및 사회정책의 부재 혹은 적용 실패(예를 들어 미래세대에 불리한 연금정책, 건강보험정책 등)를 통해 발생하기도 한다.

젠더갈등은 특별한 경우다. 갑자기 새로 생긴 갈등이라기보다는 그동안 항상 존재해 왔던 정치, 경제, 사회적 역할과 기능에 대한 기대치와 변화 요구와의 괴리에서 발생한다. 젠더에 대한 문제의식의 제기는 1975년 멕시코시티 UN여성회의에서 정식 제기되었다. 그 동안 수면 아래 잠자고 있던 성불평등 문제를 처음으로 이슈화한 것이 이 때였다. UN 인권선언(1948), 경제-사회-문화권리에 관한 국제협약(1966) 등의 기본권에 대한 관심, 티 에이치 마샬(T.H. Marshall)이 그의 연구 '시민과 사회계급(1949)' 에서 제시한 시민3권, 즉 기본권(자기결정권, 생명권, 재산권), 정치권(투표, 참여, 표현, 사상, 결사, 재판, 청원), 사회권(경제복지, 인간처럼 살 권리, 사회적 유산의 공동소유권) 등에 명시된 자유, 평등, 정의가 남성의 전유물이 여성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여 개최된 것이 UN 주도의 여성회의다. 1985년 나이로비에서 10년 계획이 채택되어 이때부터 양성평등(당시에는 여성의 권리와 남성의 권리에만 국한함)의 구체적 실천 목표를 세웠다. 1995년 북경여성회의 이후 젠더 메인스트리밍이 채택되어 성평등의 생활화를 실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성평등의 몇 가지 제약들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의 위상, 가족 내에서 부인과 남편의 역할,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 직장 선택에서 남성과 여성의 구분 (육체노동은 남성, 서비스직은 여성과 같은 구분) 등이 경제발전과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평등과 자유의 실현이라는 요구가 점차 커지며 나타난 긴장관계의 심화가 젠더갈등이다. 양성평등 뿐 아니라 성의 정체성 보호와 권리증진을 두고 갈수록 민감한 대치가 이루어진다. 퀴어 문화축제를 지지하지 않는 세력은 언제나 반대편에서 대응시위를 벌인다. 여성낙태권, 동성부부권, 동성부부 입양권, 여성 단독 입양권과 시험관아기 출산권 등도 사회적 갈등의 중심에 서 있다. 하지만 신정국가나 전통적 사회에서는 성평등개념 자체가 금기 시 되어 있다.

민주국가에서 조차 성평등의 적용범위를 두고 논란의 여지가 많다. 몇 가지 예로, 권리만큼 의무도 나누어야 하나, 쿼터제는 남성역차별인가, 군가산점은 여성차별인가 등의 이슈다. 1948년 이스라엘에 도입된 여성의 병역의무는 2013년 노르웨이, 2017년 스웨덴으로 확산되었다. 국민으로서 권리와 함께 의무도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성평등이 국가적 목표이지만 쿼터제를 의무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자발적 참여를 독려한다. 젠더 메인스트리밍을 이루기 위한 정부의 권고에 따라 자발성이 우선하지만 스웨덴의 경우 정부 예산배정 시 고려사항으로 작용하고 있어 간접적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군가산점은 공정경쟁의 논리에 위배되기 때문에 정식으로 채택되고 있지는 않지만 군경력과 경험이 도움이 되는 경찰, 소방관, 국가정보원 등의 채용시 신청자들은 군경력과 특수능력을 특이 사항으로 적시할 수 있으며 내부 채용원칙에 따라 가산점으로 사용될 여지는 있다. 채용을 둘러싸고 헌법 위배 사항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적은 아직 없다. 채용권은 온전히 채용 당사자들의 권한에 속하며 내부스크리닝 과정은 아무도 공개를 요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공개채용 모집 공고에 군가산점을 적시하지는 못한다. 차별법에 위배되는 사항이고 헌법에 반하는 차별에 속하기 때문이다.

성평등이 민주국가의 필수적 요소로 인식되는 이유는 헌법에 보장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와 맥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또한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국가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성평등의 6가지 필수영역이 확인된다.

1. 정치적 평등, 정치권력 및 영향력의 균형
2. 경제적 평등, 경제적 자유와 자기결정권
3. 자기개발, 교육기회의 균등
4. 무급여 노동과 자녀돌봄의 공동책임
5. 균등한 건강상태, 의료접근성
6.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 근절, 특히 직장과 다문화 가정의 표적 살인이나 명예살인 근절

스웨덴은 현재 위 6가지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민주주의 장관이 성평등 장관직을 겸하고 있다. 성평등청, 차별옴부즈만, 여성안전연구소 및 지원센터, 여성폭력전문 병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촘촘한 사회보험제도와 가족정책으로 여성, 특히 자녀를 가진 여성의 지원에 적극적이다.

성평등국가의 고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별 격차가 존재한다. 스웨덴 통계청에서 2년마다 조사해 발표하는 성평등 통계에 따르면 스톡홀름 OMX 지수에 상장된 기업 중 10퍼센트가 여성 CEO로 구성되며, 기업 이사회의 36퍼센트가 여성임원으로 활동한다. 정치적으로는 정부와 의회에서 성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경제계는 여전히 남성이 지배적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EO의 성불현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쿼터제를 적용해 최소 40퍼센트는 여성임원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을 법으로 못 박아야 한다고 좌파계열 정당들은 주장한다.

재계에서는 강제성을 띤 성평등 실현은 위헌적이라고 항변하지만 일부는 적어도 정부가 최대 주주인 공기업부터 쿼터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노동시장에서도 성불균형이 지적된다. 출산휴가 10년 이내 기간 동안 여성은 50퍼센트가 비정규직(part-time employee)을 갖고 여전히 가사노동과 육아활동에서 남성보다 더 큰 책임을 지며, 출산 후 20년 기간으로 확대하면 75퍼센트까지 늘어난다. 여성이 지속적으로 불안정적인 노동활동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와 함께 동일직종에서 남성보다 10퍼센트 낮은 보수로 일을 하고 있다.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에 있고 2022년 스웨덴의 1.6퍼센트까지 떨어졌다.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인 성평등국가 중 하나로 인정되고 있는 스웨덴도 여성의 불평등 문제 해소가 여전히 국가 아젠다의 최상위에 올라 있는 셈이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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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주가는 급락, 빚은 그대로?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이른바 '빚투' 투자자들의 담보 부담이 커지고 있다. 메모리 수요에 이상징후가 없고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담보 부족이 발생한 계좌는 반등을 기다리기에 앞서 부족분부터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해진 기한까지 추가 담보를 납입하거나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주가 회복 전에 보유 주식이 강제 처분될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2800원(6.35%) 내린 18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13만2000원(10.44%) 하락한 113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각각 7.57%, 9.46% 급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한 투자자들의 담보 부담도 커지고 있다. ◆ 주가 급락에 담보비율 하락…납부기한 넘기면 반대매매 문제는 주가가 떨어져도 빌린 돈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담보로 잡힌 주식의 가치가 하락하면 대출금 대비 담보비율이 낮아지고, 유지 기준에 미달할 경우 추가 담보 납입이나 대출 상환 요구를 받을 수 있다. 가령 다른 담보 없이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 한 종목만 담보로 잡혀 있고 대출금이 그대로라면, 담보비율이 150%였던 계좌는 지난 5일 하루 하락만으로 각각 약 138.6%, 135.8%까지 낮아진다. 유지 비율 140%를 적용받는 계좌라면 담보 부족이 발생하는 수준이다. 이자와 비용 등을 제외한 단순 계산으로, 실제 계좌의 담보 상태와는 차이가 있다.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 1억5000만원어치를 담보로 1억원을 빌린 투자자는 지난 5일 주가가 7.57% 떨어지면서 담보 가치가 약 1억3865만원으로 줄어든다. 증권사가 요구하는 최소 담보 가치가 1억4000만원이라면 하루 만에 약 135만원의 담보 부족이 발생하는 셈이다. 부족분을 제때 채우지 못하면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들은 담보 부족이 발생한 고객에게 부족 금액과 납입기한을 안내하고 있다. 현금 입금이나 증권 입고, 보유 주식 매매, 신용융자 현금상환 등으로 부족분을 해소할 수 있지만, 기한까지 해결하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 인포그래픽=양태훈 기자] 추가 자금을 마련하는 동안 주가가 더 떨어지면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고객의 추가 납입 여력과 담보가치가 동시에 낮아질 수 있는 만큼 관련 계좌를 면밀히 관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융자 잔액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8조7715억원으로 전날보다 1269억원(0.44%) 증가했다. 같은 날 위탁매매 미수금 관련 반대매매 체결액은 약 84억2000만원으로, 이달 4일 약 39억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에 정부는 반대매매가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 오는 9일부터 3개월간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140% 유지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주가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담보 부족이 대규모 강제매도로 이어지는 상황을 완화하려는 조치다. 다만 규제 완화가 모든 계좌의 반대매매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담보 유지 기준과 적용 대상, 기존 담보 부족 계좌의 처리 방식 등은 증권사별 시행 방안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이번 조치는 신용융자에 대한 담보비율 유지 의무 면제로, 주식담보대출 등 다른 대출까지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증권사들은 정부 발표 직후 내부 검토에 착수했으며, 구체적인 적용 방안과 기존 계좌에 미치는 영향은 검토 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담보부족 고객의 단기 반대매매 가능성이 낮아졌다"면서도 "다만 반대매매가 과도하게 일어나면 오히려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 주가 급락과 강제매도가 맞물려 하락세를 심화시키는 상황을 경계할 필요는 있다"라고 전했다. ◆ 메모리 업황은 견조하다는 평가…반등까지 버틸 여력이 변수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는 최근 주가 하락이 기업의 기초체력에 비해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미주 영업·마케팅 채널을 점검한 결과 당장 메모리 수요에 이상징후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 역시 수요 감소보다는 건설 지역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에 가깝다는 진단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2027년 예상 순자산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 각각 1.13배, 1.00배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현 주가 수준에서는 향후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잠재적 위험보다 기대수익에 압도적으로 무게가 실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도 이번 급락이 반도체 업황 자체의 악화보다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수급 충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민주당의 AI 산업 규제 강화 우려와 헤지펀드 청산 등이 기술주 전반의 하락을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AI 인포그래픽=양태훈 기자]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민주당 역시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을 중시하는 만큼 데이터센터 건설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미국 내 투자가 지연되더라도 동맹국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연산 수요가 유지될 수 있어, 정책 우려가 과도했다는 점이 확인되면 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곧바로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M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연말까지 저점을 높이더라도 내년 상반기에는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하반기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협의와 장기공급계약의 이익 방어력이 확인돼야 본격적인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AI 관련 기술주 역시 주가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AI 산업이 고성장 국면에 있지만 관련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적자인 데다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AI 기업들과 빅테크들의 현금흐름 개선 단서가 입증되기 전에는 악순환이 끊어지기 어려워보인다"라며 "시장은 3분기 실적 시즌에서 이 단서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4분기 실적 시즌까지는 가야한다"고 전했다. dconnect@newspim.com 2026-11-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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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용적률 1.2배 허용한다더니…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정부와 여당이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인센티브를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연내 통과가 기대됐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의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 정비사업의 부정부패 가능성을 지적하며 공공 정비사업 확대를 언급하면서 정부의 민간 정비사업 지원 기조가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은 이미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진 만큼 제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추가적인 요건과 제한이 붙을 수 있어 실제 정비사업 현장에서 사업성 개선 효과가 폭넓게 나타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합의 됐지만 실제 법안 통과는 미지수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 1.2배까지 부여하도록 하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마련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 법안 개정도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I일러스트=이동훈 선임기자]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윤덕 전 국토교통부 장관 간 협의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오 시장과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위축된 민간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서울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10대 개선 과제'를 국토부에 제시했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8개 과제를 수용했으며, 나머지 과제 중 하나인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용적률을 허용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국토부가 특별법에 따라 추진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에 법적 상한의 최대 1.4배, 공공재개발 사업에는 최대 1.3배의 용적률을 적용하는 점을 들어 민간 정비사업에도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따라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에도 법적 상한의 1.2배 또는 1.3배까지 용적률을 추가로 허용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국토부는 용적률 1.2배 방안을 최종 선택해 여당과의 협의 과정에 있으며 이를 포함한 도정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태다. 이 제도가 확정되면 법적 상한 용적률이 300%인 서울시내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는 360%까지 용적률을 늘릴 수 있으며 2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은 250%에서 300%까지 받게 된다.  서울시 추산에 따르면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이 법적 상한의 1.2배로 높아지면 2031년까지 약 4만3000가구의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 이 경우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순증 물량은 기존 목표인 8만7000가구에서 13만가구 수준으로 늘어난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적률 법적 상한 1.2배 상향이 모든 사업장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적용 가능한 사업장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이같이 추산된다"고 말했다. 시는 2031년까지 31만 가구의 정비사업 주택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적률 상향이 이뤄지면 단순계산시 35만가구 착공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다만 법안 처리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개정안의 방향성은 마련됐지만 국토부와 여권에서 법안 처리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라서다. 실제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서울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용적률을 1.2배까지 높이는 방안에 대해 "서울시와 도시정비법처럼 바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협력하겠다"면서 "서울시와 실무 협의를 하고 있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는 국토부와의 실무협의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도정법 개정안은 국토부가 아닌 여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안으로 알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울시보다 야당과의 협의가 우선시 될 것"이라며 "세부적인 개정안 내용에 대해 서울시의 검토를 요청하는 경우가 아직 없었고 단지 서울시의 요청사항만 국토부에 전달된 상태"라고 말했다.  ◆ 與 지역별 차등적용 등 추가 조건 내놔…대통령 비판 인식도 통과 변수 이미 방향성이 확정됐음에도 정부와 여당이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서울시는 "서울시 입장은 이미 전달한 만큼 개정안 처리를 신속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대했던 연내 국회 통과가 어려울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법안 개정에 시간이 소요될 사안도 발생했다. 당정협의 과정에서 여권의 추가 사항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먼저 지역별 차등적용이다. 강남·서초·송파구의 강남3구와 용산구의 민간정비사업은 용적률 추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또 늘어난 용적률로는 전용면적 59㎡ 이하 주택만 짓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늘어나는 용적률의 50%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에 대해 예외를 주지 못하도록 명확히 하는 것도 추가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일단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당에서 요구하는 추가 사안은 서울시가 고려했던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내부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시간 추가 소요와 진통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부분은 서울시가 크게 반대할 사안은 아닌 만큼 개정안 통과를 크게 늦출 요인이 아니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용적률 인센티브는 사업성 증대가 절실한 비도심 강북지역에 중점적으로 배정할 수 있고 또 강남권 등 인기지역에서는 재건축 이후 사업성까지 고려해 고밀 재건축을 크게 반기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의 요구 사항인 재개발 임대주택 공급 완화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통과 가능성을 조심스레 예측하면서도 막판 진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재명 정부출범 이후 사안마다 극한대립에 빠진 서울시와 국토부의 관계 때문이다. 협의 과정도 순탄치 않다. 오세훈 시장은 홍 장관과의 빠른 만남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홍지선 장관은 실무협의부터 마무리한 다음 만남을 공식화한 상태다. 도정법 개정 사례도 마찬가지다. 국토부는 '서울시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말한 반면 서울시는 국토부가 도정법 개정에 대해 시 의견을 요청한 사례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재개발 사업장을 찾아 공공 재개발을 강조하고 민간 정비사업을 비판한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공재개발은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데 민간정비사업은 부정 부패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이 민간 정비사업을 악마화한다고 비판했다. 시장 전문가는 "대통령이 맞대 놓고 민간 정비사업을 비판했는데 여권이 민간 정비사업을 지원하는 법안 개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의 정비사업에 대한 방향성은 국정과제에도 명시돼 있는 '공공성 강화'며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도 있는 만큼 국회나 정부의 제도 개선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2026-1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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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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