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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⑱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기사입력 : 2023년03월21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03월29일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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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우리 사회의 대전환, 행복을 위해 통과해야 할 두 개의 관문

스웨덴 학생들의 낙관적 미래관, 어디서 나올까?

논문지도를 위해 학생들을 1주일에 한번, 때로는 1주일에 2번을 만나기도 한다. 자주 만나다 보니 졸업 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가 많다. 그 중에서 추천서를 부탁하는 학생들이 꽤 있다. 그런 학생들과는 좀 도 깊은 대화를 나누며 성장배경, 취미, 사회적 시각, 동료와의 협치 능력, 토론 능력 등을 그동안 보아 왔던 것과 비교해 기록해 놓곤 한다.

졸업 학생들을 위해 1년에 평균 추천서를 4~5개를 쓰는 편이다. 추천서를 쓰면 반드시 채용 인사처 직원이 전화를 걸어와 추천 사유, 학생의 토론과 능력, 단체 생활에서의 협동 감각, 단점을 물어본다. 그들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아껴서 이야기 하지만 그래도 객관적으로 이야기 해 주려 노력한다. 합격한 학생들에게 예외 없이 감사하다는 전화나 메일을 받는다. 그 학생들 중에서 장애를 가진 학생, 이민자 가정 출신 학생, 여학생, 남학생들이 고루 섞여 있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관심과 꿈을 물어보았다. 한둘 빼고 열이면 여덟, 아홉은 예외 없이 미래를 참 밝게 바라본다. 그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대안과 기회가 넓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활동무대는 세계다. 공부를 마치고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브뤼셀로 실습을 떠나는 학생들, 국제기구가 있는 스위스, 로잔 혹은 파리로 향하는 학생들, 간혹 국제연합이 있는 뉴욕으로 떠나는 학생들도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지방정부, 정부기관, 국회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의 얼굴에는 항상 기대에 차 들 뜬 마음들을 읽을 수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체장애와 이민자 가정출신의 배경으로 인해 성장하는 동안 느꼈을 자신감의 결여나 차별에 대한 소회 없이 자신 있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서 그들의 행복을 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행복을 향한 두 개의 관문

그들은 어떻게 행복감을 느끼는 것일까? 브라이언 베리(Brian Barry) 교수는 그의 저서 '정치적 논쟁'(Political Argument, 1990)에서 자유의 성취 때문이라 정의한다. 불평불만이 없는 상태(Non-Grievance)를 1차적 자유이며, 소망하던 것, 혹은 부족한 것을 채웠을 때의 만족(Want-Satisfaction)이 2차적 자유로 정의한다. 이 두 가지 자유는 행복으로 이르게 하는 1차적, 2차전 관문이다.

1차적 관문. 스웨덴 학생들이 행복한 이유를 달리 표현하면 이렇다. 그들은 삶을 살아오는 과정에서 불평불만이 그렇게 크지 않았다. 공부하고 싶을 때 교육이 무상이라 공부할 수 있었고, 학업지원금이 있어 문화생활을 즐기며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고, 어릴 때부터 받은 아동수당으로 물질적으로 크게 부족한 것이 없었다. 그들의 성장과정에서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제약이나 통제, 제한, 억압, 압력, 차별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큰 만족은 못했는지는 몰라도 삶 자체에 대해 큰 불평이나 불만이 없었다. 1차적 관문은 더 높은 행복으로 이르게 하는 필수요소다. 신분적 차이, 신체적 차이, 생물적 차이, 인종적 차이가 극복되지 못하는 사회는 1차적 관문에서 좌절하고 주저 않고 만다. 사회에 뿌리 깊게 내려 있는 차별의 제거가 바로 정치의 역할이다.

2차적 관문. 행복은 무언가 간절히 소망하던 것을 얻었을 때에 가장 크다고 한다. 좌절은 그런 꿈을 꾸어 보지도 못하거나, 꿈을 꿔도 이룰 수 없을 때 느낀다고 한다. 소망하는 것이 크던 작던 이루는 것이 절실하면 행복의 단계에 이른다. 한국음식의 맛에만 만족할 수 있는 한국인이 해외여행 중 현지에서 먹는 얼큰한 라면은 최고의 행복감을 준다. 세상을 무엇과 바꿀 수 없는 행복이라고 하면서 감탄한다.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대학이나 직장에 취직했을 때의 행복감보다는 못 할지는 몰라도 당장은 라면 맛이 그에게 행복의 전부다. 애타게 갈구했던 것, 여행지에서 충족시켜 주지 못했던 것을 충족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제 미래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주는 학문적 지식과 언어적 능력을 날개로 달고 있어 비상할 수 있다. 라면 맛과 대학 입학이 주는 행복의 크기는 비교할 수 없다.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그렇게 생각하면 그냥 인정해 주면 된다. 그래서 나의 행복만큼 다른 사회구성원의 행복도 동일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판이다. 단지 개체로서 내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듯 다른 사람들의 행복추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기본적 자세다.

1차 관문에서 좌절하는 사람들

1차적 관문에서 좌절하게 하는 것이 기회의 박탈이다. 장애, 여성, 이민자,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아예 기회가 주어지지 않거나 당연히 얻을 수 있었던 기회를 뇌물을 받은 사람이나 내부거래자에 의해서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면 불평과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1차적 자유가 박탈당한 것이다. 부패와 차별은 승자와 패자의 순위를 바꿀 수 있는 힘이자 수단이 되기 때문에 그것을 갖지 못한 사람은 좌절하게 된다. 공정은 불평과 불만을 야기시키는 것들(제약이나 통제, 제한, 억압, 압력, 차별)을 제거해 준 상태다. 공정한 사회는 모두가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져 1차적 관문이 보장되는 곳이다. 존 롤스(John Rawls)는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균등한 기회를 보장해 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최우선 순위가 바로 부패 제거다. 부패는 사회적 약자들이 2차 관문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다. 일반국민의 작은 부패(Petty corruption)부터 고위공직자, 정치인, 경제인들의 큰 부패(Grand corruption), 그리고 전체로 확산된 체계적 부패(Systematic corruption)까지 전 사회 구성원의 몸속에 배인 관행에서 발생하는 부패는 여간해서는 퇴치하기가 쉽지 않다. 스웨덴의 빅뱅이론의 예에서 보듯 부패개혁을 통해 엘리트 집단으로 진입하지 못했던 서민자녀들의 불평불만이 제거되기 시작했다. 의무 교육으로 부모의 의지와 관계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고 누구나 재능만 있으면 뇌물을 주지 않아도 기술자, 발명가, 과학자, 의사, 법조인이 될 수 있었기에 2차 관문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부패가 제거된 사회는 적재적소에 인재가 배치되어 국가의 성장 동력에 시너지효과가 커진다. 부패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관행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고위공직자가 은퇴하면 3년 정도는 로펌과 산하 연구기관으로 옮겨가는 것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 정치인들의 부패가 입증되면 다음 선거에는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고 정치에 다시 쉽게 진입하지 못하도록 강한 제제를 가해야 한다. 선거특별재판소를 설치해 선거사범에 대한 사법 심판을 3심까지 1년 내에 끝낼 수 있도록 해야 임기가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폐단을 막을 수 있다. 대통령이 당선 되었을 때 측근을 절대로 임명하지 못하도록 국무총리 전담 임명제나 책임장관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제투명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에서 측정하는 부패인지도(Corruption Perception Index) 순위를 세계 5위까지 끌어 올리는 것을 국가목표로 삼아 실현시켜 보자. 이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을 확신한다. 왜냐 하면 우리의 제도, 법, 관행, 습관이 모두 새롭게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부패가 낮은 국가는 서로를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기회비용이 낮아진다. 공공성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과 같은 복지병이나, 기여보다 혜택에 치중하는 무임승차 현상도 현격히 낮아진다. 부패가 낮으면 정부신뢰도 높아져 세금에 대한 저항도 낮아지게 된다. 내가 낸 세금으로 자신 뿐 아니라 자녀세대에서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출산율이 높아진다. 실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인재들이 배치되기 때문에 국가의 시너지 효과는 최고조에 이른다. 노력한 만큼 기대한 성공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 불만도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차별과 젠더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성주류화(Gender mainstreaming)의 실현은 시대적 과제다. 성주류화는 자연 상태의 회복이라 보면 된다. 인구의 반은 여성이므로 책임과 의무를 나누는 것이 성주류화의 핵심이다. 여성도 병역의무를 함께 나누고 당당하게 남성이 지배하고 있는 권력을 나누어 갖는 것이 성주류화의 지름길이다. 성주류화 사회로 들어서면 사실 젠더갈등은 수면 아래로 사라지게 된다. 그만큼 여성의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장관 수와 국회의원의 40%의 지분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여성의 권리에 속한다.

성주류화가 이루어지면 저출산 문제의 첫 번째 관문은 통과하는 셈이다. 출산 및 육아로 인한 직장에서의 여성차별을 줄이면 자연스럽게 출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된다. 한국사회의 저항과 불신이 남아 있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성자유화와 가족구성의 다양성을 인정하면 저출산과 함께 성주류화로 자연스럽게 진입할 수 있다고 본다.

스웨덴이 가족구성에 형태의 사회적 변화에 따라 제정된 1987년 동거법 이후 출산율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성주류화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해 보면 우리나라도 이제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동성부부의 입양권, 미혼여성의 출산권, 미혼모의 양육권 등 아직까지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도 소수자의 자유선택권, 인간권, 여성의 생명권, 아동권 등 다양한 차원에서 사회적 주장에 대한 목소리를 수렴해 보아야 한다.

장애인들이 좌절해 1차적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 장애인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의 존엄권, 인권, 생존권, 행복권 추구권은 헌법 보장 사항이지만 여전히 배척의 대상이다. 장애인 어머니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무릎을 꿇고 주민들 앞에서 절규하는 장면이 서구 TV에 여과 없이 비춰 지면서 한국은 아직 장애인 차별국가이자 후진 국가로 낙인 찍혀 있는 것이 현실이다. OECD 회원국 중 장애인의 인권이 가장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가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인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 우리는 서로 다르지 않음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장애인의 아픔과 불만은 예산을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내 부모와 나 자신의 퇴행성관절염과 난청 장애에 마음 아파하듯,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을 포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행복의 2차 관문으로 들어가게 하는 다양한 차별들이 제거되지 않으면 영원히 우리는 3류 사회로 머물고 만다. K-Pop으로 대표되는 K-Culture에는 엄청난 자부심을 느낄지 모르지만 인권분야에 있어서는 세계가 걱정스럽게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스웨덴 시내 [사진=최연혁 교수 제공]

불평불만이 높은 사회는 여전히 차별사회이자 불편한 사회라는 증거다. 2차 관문을 통과한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1차 관문을 넘지 못한 우리 이웃들을 포용해 주지 못하면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만 중시하고 물질적 성취에 더 찬사를 보내는 비정한 사회가 된다. 남과 비교하게 되고, 상대적 가치박탈로 그나마 성취한 2차적 행복의 가치도 함께 상실된다. 격차가 커지면 불평불만도 커진다. 지역 간 빈부 격차, 문화 격차, 교육 격차는 지방의 공동화를 더욱 가속화 시킨다. 지역의 경쟁력을 살찌우는 국가정책이 필요하다.

지방자치체에서는 지방의 역량을 키우고 지역 내에 존재하는 부패사슬 구조를 깨트려야 한다. 지방의 인재가 중앙과 타 지역으로 빠져 나가지 않도록 다양한 인센티브와 다시 돌아오도록 하기 위한 유인책을 짜내야 한다. 좋은 관광자원은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숙박시설과 자연, 역사적 문화체험 캠프, 고요함 (Silence) 체험 등 내면을 살찌울 수 있고 다른 곳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창의적 콘텐츠를 갖고 있어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큰 세계적 경쟁력이라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의 템플스테이는 누구나 꼭 한번 체험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에 들어간다. 한국의 차 문화체험, 고궁체험, 한옥체험, 한식과 사찰음식 등 우리의 전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방관광 자원을 개발할 때 더 연계시켜 볼만하다. 다른 곳보다 더 좋은 관광 콘텐츠보다 꼭 그곳에서만 체험해 볼 수 있는 콘텐츠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전통 창 음악과 전통민요, 정의 문화 등 한국적 콘텐츠를 지방에 특화해 개발하면 세계에서 유일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인근 지역과 함께 하는 지역특화 관광자원도 지방정치인들이 창의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것도 핵심 임무다.

세계의 인재가 모이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브레인 게인(Brain-gain) 사회를 지방에서부터 만들어 보자. 지방의 국제적 경쟁력이 높아지면 지방의 경제수준 뿐 아니라 문화수준과 정치수준을 끌어 올리는 효과와 함께 국가경쟁력이 함께 상승한다. 지방의 인재들이 빠져 나가지 않고 오히려 좋은 인력들이 지방으로 내려가는 브레인 게인의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학령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에서 지방대학들이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지방정부와 함께 창의적 기지를 더 발휘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지방적 색채를 띤 한류학과 다양한 지방 관광자원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대학에서 제공하면 세계적으로 한국에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 수 있다.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려면 1차적 관문의 장애물을 제거해 2차 관문으로 들어설 수 있게 해야 한다. 다양한 제약과 차별을 제거하고, 남들처럼 작은 소망과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다양한 실패 후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생애 주기 별 기회의 사다리를 만들어 보자. 이를 위한 창조적 상상력을 더하고 헌법에 제시된 기본권과 행복권을 실현시킬 수 있는 사회적 대전환이 요구된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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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 테더 '5700원·1600원' 제각각 거래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대표적인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 가격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크게 널뛰었다. 한때 가상자산 시장이 흔들리자 1600원에서 5700원까지 오가며 심한 변동성을 나타낸 것이다. 달러와 1:1 연동돼 '안전성'을 강조했지만 정작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불안정적인 자산이 된 셈이다. 1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6시쯤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테더 가격이 1655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미국 트럼프대통령이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이 급락했고 이에 따라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에 수요가 몰린 여파다. 빗썸에서 거래된 테더 시세창. [사진= 빗썸 갈무리] 테더는 달러와 1:1로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이다. 이때 달러/원 환율은 1436원이었지만 김치프리미엄이 10% 이상 붙으면서 테더 가격이 환율 이상으로 벌어졌다. 김치프리미엄은 국내와 해외거래소 간 가상자산 가격 차이를 의미한다. 같은 시각 빗썸에서는 테더 가격이 5755원까지 오르는 이상 급등 현상도 발생했다. 달러/원 환율을 상회한 것은 물론 업비트를 비롯한 다른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거래 가격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특히 빗썸의 경우 렌딩(코인 대여) 서비스 청산 과정에서 이 같은 급등 현상이 발생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빗썸의 렌딩서비스는 대여한 메이저 자산의 시세가 급등락해 자동상환 레벨에 도달하면 모두 시장가로 매도되는 구조다. 이후 확보된 원화로 대여했던 가상자산을 시장가로 매수해 상환하게 된다. 청산 과정에서 시장가 매수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테더 가격을 계속 밀어 올렸다는 관측이다. 테더 가격이 급격히 뛰면서 빗썸에서 테더를 대여한 일부 투자자들은 예기치 못한 청산 사태를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빗썸은 상환 매매 발생 시 시세 왜곡 상태를 방지하는 '도미노 청산 방지 시스템'의 작동 여부 등을 점검하고 후속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통상 달러 등 실물자산과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꼽혀왔다. 테더 또한 국내 시장에서 달러 자산의 저장 및 거래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게 평가됐다. 그런데 이번 변동성 장세에서 국내 거래소의 테더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 사실상 '스테이블코인=안전성'이라는 개념이 깨진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더(USDT) 는 스테이블코인이기 때문에 다른 코인 가격이 변하더라도 가치는 유지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테더 수요가 높은 국내 하락장에는 1달러보다 가격이 높아지는 모습을 종종 보인다"며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파생상품을 사용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거래 청산을 막기 위해 추가 테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주의도 요구된다. 국내시장에서 테더를 포함한 특정 가상자산에 대한 공급 대비 수요가 순간적으로 크게 앞서면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이 또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관련해 이날 기준 빗썸 내 대여금액 1위 종목은 테더로 대여 금액은 933억원이 달한다. 이는 2위인 비트코인 대여금액(218억원)의 4배 수준이다. 코인 대여 서비스 상위 자산인만큼 변동성 위기 시 청산 위험도 높게 평가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 급등락이 발생할 때 국내 거래소에서 해당 가격변동이 100% 반영되지 않아 김치프리미엄 또는 역프리미엄이 발생하고 여기에는 테더도 포함된다"며 "이번 폭락 사태의 경우 국내 거래소의 원화 거래가격이 폭락을 전부 반영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김치프리미엄이 붙게 됐다"고 설명했다. romeok@newspim.com 2025-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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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온스당 4100달러 돌파…유가 상승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간 여전한 무역 갈등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13일(현지시간) 금값이 온스당 4100달러를 돌파했다. 국제유가는 반등했는데 백악관이 중국과의 긴장 완화를 위한 합의 가능성을 시사한 데 주목하며 배럴당 60달러 아래에 머물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3.3% 뛴 온스당 4,133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장중 한때 4,116.77달러까지 올랐다가 한국시간 기준 14일 오전 2시 47분 기준 2.2% 오른 온스당 4,106.48달러를 기록했다. 금괴 [사진=로이터 뉴스핌]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한 중국에 오는 11월 1일부터 추가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고, 이달 말 한국 경주에서 예정됐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만날 이유가 없는 것 같다"며 부정적으로 발언해 긴장감을 키웠다. 이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날 것으로 낙관하면서 갈등 완화를 시사하긴 했으나,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했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 56% 상승하며 지난주 처음으로 4,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번 상승세는 지정학적·경제적 불확실성,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 중앙은행들의 꾸준한 금 매입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블루라인퓨처스의 최고시장전략가 필립 스트리블은 "금 가격의 상승 모멘텀은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며 "2026년 말까지 5,0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의 꾸준한 매입, 탄탄한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미·중 무역 긴장, 그리고 낮은 미국 금리 전망이 금 시장의 구조적 지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레이더들은 10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97%, 12월 인하 확률을 100%로 반영하고 있다. 금은 이자 수익이 없는 자산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저금리 환경에서 강세를 보인다. 애나 폴슨 미국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국 경제학회(NABE) 연례회의에서 올해 2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들은 금 가격이 2026년에 5,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스탠다드차타드는 내년 금 가격 평균 전망치를 4,488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상품 리서치 글로벌 헤드 수키 쿠퍼는 "이번 랠리는 지속될 여력이 있다고 보지만, 장기 상승세를 위해서는 단기 조정이 오히려 건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물 은 가격은 3.1% 오른 온스당 51.82달러를 기록했으며, 장중 한때 52.12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과 마찬가지로 은 가격도 금리 인하 기대와 공급 부족 등 요인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 유가도 미중 관련 소식을 지켜보며 반등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물은 배럴당 59센트(0.9%) 오른 63.32달러에 마감했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은 59센트(1%) 상승한 59.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중국과의 관계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11월 1일로 예정된 관세 부과 계획은 여전히 유지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깊숙이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토마호크 미사일'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 회원국으로부터의 원유 공급 차질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가 상승 재료가 됐다. DBS의 애널리스트 수브로 사카르는 "현재 시장의 매도세는 워싱턴과 베이징이 협상 의지를 보이면서 진정된 모습"이라며 "단기적 유가 흐름은 결국 무역 협상의 결과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OPEC은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의 전 세계 석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했다. OPEC은 보고서에서, OPEC+ 산유국들의 증산이 이어지면서 2026년 석유 공급 부족 규모가 이전 예상보다 훨씬 작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합의가 이뤄지면서, 전 세계 원유의 3분의 1이 생산되는 중동 지역에서 전투가 재점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완화됐다. 이날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남아 있던 마지막 생존 이스라엘 인질들을 석방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0-14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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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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