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월가선 25bp 전망 대세, 금리 동결은 '위기 시그널' 해석도
FOMC 성명서, '지속적인 인상' 표현 빠지나
업데이트될 경제 전망...'불확실성 이유'로 안내놓을 수도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틀째인 22일(현지시간) 시장의 관심은 연준의 금리 결정과 이어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쏠리고 있다.
더불어 3개월 만에 업데이트될 경제 성장·인플레이션·실업률 등에 대한 연준의 예측을 담은 경제 전망(SEP),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도 관심거리다.
블룸버그와 CNBC 등 미국 경제 전문 매체들은 이날 FOMC에서 주목해야 할 이슈로 ▲금리 결정 ▲ FOMC 성명서 문구 ▲연준 SEP ▲점도표 ▲양적완화 축소(QT) 지속 여부 등을 꼽았다.
[워싱턴 신화사=뉴스핌]주옥함 기자=현지시간 22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03.23 wodemaya@newspim.com |
◆ 시장·월가선 25bp 전망이 대세...골드만·웰스파고는 '동결' 예측
이날 금리 결정 발표에 앞서 시장에서는 이미 25bp(1bp=0.01%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90%가까이 반영하며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뱅크오브아메리카·바클레이즈·JP모간체이스·모간스탠리·도이치방크 등 대형 투자은행(IB)들 역시 25bp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다만 골드만삭스와 웰스파고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높아진 은행권 스트레스를 이유로 동결 전망을 내놨고, 노무라 증권은 25bp 인하를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의 마누엘 아베카시와 팀 크루파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금융권 스트레스 상황에서 연준은 정책 도구가 금융 안정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해결했다고 확신하기 전까지는 잠시 멈춰서 추이를 지켜보는 편이었다"면서 3월 금리 동결을 점치는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은행 스트레스를 이유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면 시장에 더 큰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블룸버그의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안나 웡은 "금리 동결은 경제나 은행 시스템의 회복 탄력성에 대한 연준의 자신감 부족, 또는 시장이 보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보고 있다는 시그널일 수 있다"면서 동결 결정이 오히려 시장을 공포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FOMC 성명서...'지속적인 인상(ongoing increases)' 표현 빠지나
이날 FOMC 이후 발표될 성명서의 문구도 관심거리다. 월가 전문가들은 SVB 파산으로 인한 은행권 위기 등 2월 회의 이후 여러 변화가 있었던 만큼 성명서의 내용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지난 12월과 2월 FOMC 이후 내놓은 성명에서 '지속적인 금리 인상(ongoing increases)이 필요하다'는 문구를 통해 향후 수 차례 더 금리 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SVB 본사 입구 [사진=블룸버그통신] |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SVB 사태로 은행권 위기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긴 만큼 해당 문구가 빠지고, 대신 상황에 따른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하는 온건한 문구로 대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즈의 조나단 밀라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금융시장 상황과 (이것이) 경제 전망에 미칠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것"이라는 문구가 추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업데이트되는 경제 전망과 점도표..."경제 전망 안 할 가능성도"
이달 초 미 의회에 반기 통화정책 보고를 위해 출석한 파월 의장은 "미국의 최종적인 금리가 통화정책 입안자들이 이전에 전망했던 것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최종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 금리는 4.50~4.75% 수준으로, 연준은 지난해 12월 점도표를 통해 올해 최종금리 전망 중간값으로 5.1%를 제시했다. 따라서 당시 파월 의장의 발언은 최종 금리가 5% 중반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고 시장의 최종 금리 전망도 덩달아 올랐다.
하지만 SVB로 고조된 은행권 위기에 3월 업데이트될 점도표 상의 최종금리 전망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의 금리 전망(검정), 연방기금목표금리(파랑), 자료=블룸버그 통신] 2023.03.23 koinwon@newspim.com |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경제학자인 톨스텐 슬록은 최근의 위기는 연준의 기준금리를 1.5%포인트 인상한 것과 같은 효과였다며, 새로운 점도표에서 연준이 최종 금리를 더 인상할 필요성이 없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역시 이날 성장·인플레이션·실업률 등에 대한 연준의 예측을 담은 경제 전망(SEP)이 새롭게 업데이트 되지 않을 가능성도 언급됐다.
코로나19 확산에 금융 시장이 패닉에 빠졌던 지난 2020년 3월에도 연준은 "경제 전망이 시시각각 바뀐다"면서 경제 전망을 잠시 멈춘 적이 있다.
KPMG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며 SVB 사태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지금 경제 전망을 하는 건 "시장에 명확성보다 혼란을 줄 수 있다"면서 연준이 새로운 경제 전망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미국 CNBC는 골드만삭스를 비롯,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의 3월 경제 전망이 2월 전망에서 약간의 변화만 있을 뿐 대대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소폭 상향되고, 실업률 전망은 소폭 하향되는 시나리오를 점쳤다.
◆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여부는 전문가들도 '엇갈린' 전망
기준금리 인상 외에도 연준이 양적 긴축(QT) 속도를 늦추거나 중단할지 여부도 3월 FOMC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연준은 QT 일환으로 그간 보유 중인 채권(주로 국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 만기가 도래하더라도 이를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해왔고, 그 결과 대차대조표 규모도 빠르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최근 SVB 파산 여파로 위기에 빠진 은행 시스템 지원을 위해 대출 규모를 늘리며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도 8조6000억달러로 반등했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연준의 QT를 상당 부분 되돌린 셈이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 자료=블룸버그 통신]koinwon@newspim.com |
이에 따라 연준이 QT를 이어갈지를 둘러싼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월가도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25bp 금리 인하를 점친 노무라는 연준이 3월 회의에서 QT 중단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톰 케니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 역시 미국 중소형 지역 은행의 예금 인출 사태에 따른 단기 유동성 부족에 연준이 QT 일시 중단이나 단계적 축소, 또는 종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FOMC는 현재 금융위기와 QT를 별개의 사안으로 여길 것이라며 "QT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의 은행 혼란이 금융 여건과 경제 전망에 미친 영향, 경기 침체를 야기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게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을 집중 받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SVB에 대한 관리 감독권을 가진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이 파산에 앞서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날선 질문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이날 FOMC의 금리 결정 발표는 미 동부시간으로 22일 오후 2시(한국시간 23일 새벽 3시)로 예정돼 있으며, 30분 후인 2시 30분 파월 의장이 연설에 나선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