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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투자 인색한 대형 건설사, 기술 경쟁력 악화 '우려'

기사입력 : 2023년03월30일 15:50

최종수정 : 2023년03월30일 15:50

대형 건설사 연구개발비 비중, 매출액 대비 1% 밑돌아
투자비중 중소기업보다 떨어져, 기술경쟁력 하락 불가피
단순시공에서 벗어나 원천기술, 설계 등 경쟁력 높여야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대형 건설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정작 연구개발(R&D) 투자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산업계 전반과 비교해도 최하위 수준이다. 경기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고 단순 시공에 치중된 사업 영역이 과감한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이유로 풀이된다. 기술력 확보가 선행되지 않으면 원가를 절감하거나 고부가가치 사업에 진출하는 데 제약이 클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 중소기업보다 못한 대형 건설사 연구개발 노력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연간 R&D 투자 비중이 매출액의 1%를 밑돌고 있다. 이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비교해도 낮은 비중이다.

주요 건설사 중 GS건설이 연간 연구개발에 가장 인색했다. 작년 위탁용역비와 인건비 등 연구개발비용이 346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0.28%에 불과했다. 2020년과 2021년 각각 0.33%, 0.38%에서 더 줄었다. 이 회사는 인프라기술 연구센터, 건축기술 연구센터, 신재생에너지 연구센터 등의 연구개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작년 연구개발비는 336억원으로 매출액(9조4352억원) 대비 0.41%다. 전년 0.48%와 비교해 소폭 감소한 수치다. 연구개발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인건비다. 연구개발을 위해 신성장미래기술연구소, R&D기획그룹, 플랜트연구그룹, 인프라연구그룹, 건축연구그룹 등 R&D센터 산하 10개 그룹을 운영하고 있으며 근무자가 136명이다. 이들에 지급된 인건비를 포함한 판관비가 246억원이다.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금액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대부분이 인건비로 지출되는 셈이다.

해외 플랜트 사업에 비중을 높이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작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0.54%다. 인건비 219억원을 포함해 연구개발비용으로 469억원을 지출했다. 직전 2년간 연구개발 비중이 0.03%, 0.07%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대형 건설사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연구개발 담담조직으로 ▲스마트기술 ▲친환경사업 ▲수소사업추진 ▲인프라기술지원 ▲플랜트설계관리 등을 운영하고 있다.

DL이앤씨의 작년 연구개발비는 545억원으로 매출액(7조4968억원) 대비 0.73%다. 전년과 비교해 연구개발비가 554억원에서 9억원이 줄었으나 매출이 소폭 증가해 비중은 같았다. 시가총액 20조원에 달하는 삼성물산은 연구개발비 3149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지만 매출액 대비 비중은 0.89%에 그쳤다. 현대건설은 작년 연구개발비 1268억원을 사용해 비중(1.14%)이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높았다. 다만 이 비중은 2020년 1.60%에서 2021년 1.22%에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 단순시공으로 경쟁력 한계...원천기술, 설계 기술 확보해야

대형 건설사가 연구개발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원가 절감 및 신사업 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건설업종의 연구개발 비중은 산업계 전반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조사한 2021년 말 기준 연구개발 비중을 보면 대기업 전체가 1.7%, 제조업이 2.8%로 나타났다. 중견기업은 전체 1.0%, 제조업 1.6%다. 중소기업은 전체가 0.7%, 제조업 1.4%로 조사됐다. 대기업으로 구분되는 10대 건설사 대부분이 중소기업보다 못한 비용을 연구개발에 사용하는 셈이다.

이런 연구개발 투자에 인색한 환경이 장기화하면서 기술 경쟁력 하락이 우려된다. 시멘트, 철근 등 원자잿값 상승은 피할 수 없다지만 공사 효율성 제고 및 공사기간 단축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중이 90%를 웃도는 상태다. 공사 현장 운영, 관리 개선이 선행되지 않으면 원가를 절감하기엔 한계가 존재한다.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원천기술과 설계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는 여전히 글로벌 기업과 격차가 크다. 로열티와 지식재산권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원천기술은 국내 건설사의 주력 분야인 플랜트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필수적이다. 2009년 수주한 UAE 원전 사업에서 시공을 맡은 국내 건설사보다 원천기술을 가진 미국 벡텔사가 원전설계, 기술자문료로 더 많은 수익을 얻은 게 단적인 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가격경쟁과 시공능력으로 공사를 수주하는 행태에서 벗어나 원천기술, 기술력 확보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며 "신재생, 탄소중립, 친환경 등 신사업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과감한 투자가 선행되지 않으면 성과도 확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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