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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가 광고에 해리포터…AI시대, 저작권 '공정 이용' 주시

기사입력 : 2023년04월22일 07:00

최종수정 : 2023년04월22일 07:00

AI프로그램으로 만든 발렌시아가 광고 밈으로 확산
재미 목적으로 한 '밈'은 '공정 이용'으로 볼 수 있어
게티이미지 뱅크 소송 판례…'공정 이용' 기준 시사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인공지능(AI)으로 광고를 만드는 시대가 도래했다. 사람이 아니어도 기획자와 AI 프로그램을 잘 활용만 하면 단 나흘 안에 대중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광고를 만들 수 있다. 광고 전문가들이 밤낮 없이 머리를 맞대고 이어가는 기획 회의, 회사와 출연자간 밀고 당기는 섭외, 스튜디오에서 이뤄지는 촬영과 편집 과정이 꼭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는 최근 영화 '해리포터' 속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이들이 발렌시아가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광고를 선보였다. 이 광고는 AI 프로그램으로 작업하는 디자이너 demonflyingfox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챗GPT, AI 이미지 작업 프로그램 미드저니(Midjourney), 음성변환 AI 프로그램 일레븐 랩스(Eleven Labs), 애니메이션 작업 프로그램 D-ID로 작업했다. 사람이 아닌닌 AI 프로그램이 만든 결과물은 온라인에서 화제다.

AI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이 광고는 충분히 '해리포터' 속 캐릭터들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 속 명대사도 실제 배우의 목소리로 훈련한 결과로 실감나는 부분이다. 영화 속 인물들이 발렌시아가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장면은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는 세상이다.

◆ 밈으로 확산되는 발렌시아가 광고, 저작권 ·퍼블리시티권 문제는?

AI 프로그램으로 만든 발렌시아가 광고 영상은 화제성에서 우선 성공적이다. 디자이너 demonflyingfox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소개한 영상은 공개된지 한 달 여만에 조회수가 800만회(4월21일 오후)를 넘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패러디 영상이 만들어지며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발렌시아가 광고는 '밈(meme ·유행하는 콘텐츠가 영상의 형태로 다양하게 변형돼 확산되는 현상)'을 낳으며 젊은층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국내서는 웹툰작가 주호민과 유튜버에서 '침투맨'으로 활동하는 이말년 작가의 얼굴을 등장킨 '침랜시아가', 코미디언 그룹이 등장하는 '메타코미디' 등이 밈 행렬을 이룬다.

밈으로 만들어진 영상물은 법적 문제가 없을까. 우선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되진 않는다. 김혜창 한국저작권위원회 정책연구 본부장은 "우선 AI가 만든 결과물에는 저작권이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법상 '저작권 보호'는 인간이 만든 저작물에 대한 보호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김혜창 본부장은 이어 "발렌시아 광고에서 '해리포터의 원작 동영상이 남아있다면 그것은 해리포터 영화에 대한 저작권이고, 발렌시아가 의상이 나온다면 이에 대한 저작권은 발렌시아가가 갖고 있다"고 첨언했다.

김혜창 본부장은 온라인상에서 '재미'를 위해 퍼지는 '밈' 영상일 경우, 상업적 목적으로 하거나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법적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밈 영상이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면 '공정 이용'(법 제35조의 5)조항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발렌시아가측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했다고 주장한다면 저작권 문제로 삼을 수는 있다"고 해석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챗GPT를 활용하면 발렌시아가 밈 영상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우려되는 점은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화제의 인물과 같은 유명인의 사진을 활용할 경우 '퍼블리시티권' 문제다. 이 경우도 상업적인 목적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괜찮다. 완전히 문제가 없다고도 볼 순 없지만 시장에서 어느 정도 허용이 되는 부분이 있다는 거다. 김혜창 본부장은 "퍼블리시티권 이슈도 있지만, 웃음을 전제로 한 밈 영상일 경우 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면서도 "명예훼손으로 당사자가 문제를 삼을 순 있다. 선을 그어 법적 문제가 안된다고 설명할 순 없다"고 언급했다.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실제인지 가짜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경우 '딥페이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발렌시아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발렌시아가의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사진을 공개한 적도 있다. 성직자가 명품 의상을 입고 다니는 사진은 보는 이들이 놀랄만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안경이 구부려져 있는 등 '딥페이크'임을 알 수 있는 여지가 있다.

AI가 실제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기술력으로 다다를 경우 사회적 문제가 양산될 수 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법적 제도나 규제가 필요하다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 AI시대 저작권법 '공정이용'화두…미국 소송에 주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외에서도 AI가 만든 창작물이 만들어지면서 저작권을 두고 원작자와 AI 회사 간의 법적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이미지와 동영상을 보유하고 이를 제공하는 회사인 미국의 게티이미지는 영국의 AI 이미지 생성 기업인 스태빌리티 AI를 상대로 1조8000억 달러(약 2268조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스태빌리티 AI는 지난해 이용자가 텍스트를 입력하면 관련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AI 프로그램 '스테이블 디퓨전'을 개발한 신생회사다.

게티이미지 측은 30년간 쌓아온 12000만건을 스테빌리티 AI가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게티이미지는 "스테빌리티 AI가 이미지 허가를 받지 않고 게티이미지가 소유한 이미지 수만개를 AI 학습에 사용했으며, 스테빌리티 AI는 상업적으로 이익을 위해 이 같은 라이선스 취득의 필요성을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약 4억7000만개의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는 게티이미지가 진행하는 소송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국내서도 이 이슈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이 판례에 따라 국내 AI 창작물에 대한 국내 저작권법의 방향이 정해질 수 있다. 저작권법 제35조의 5인 '공정 이용'은 미국과 FTA 이후 영향을 받은 항목이기 때문이다.

김혜창 한국저작권위윈회 본부장은 "미국의 소송 결과에 따라 AI와 관련한 국내 저작권법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특정 경우를 한정 짓지 않고 저작물의 성격이나 잠재성,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 법원의 재량에 따라 저작자의 허락없이 저작물을 쓸 수 있다는 것이 '공정 이용'인데, 이는 2000년대 초반 한미FTA 결과로 갖고 온 내용이기 때문에 미국의 소성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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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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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유리기판'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기술로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 기판은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돼 대면적 적용 시 휨 발생과 평탄성 저하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PLP(패널 레벨 패키징) 및 유리기판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반도체 업계에서는 유리기판이 반도체 패키징의 한계를 넘어설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유기 소재 대신 유리를 사용함으로써 수율 문제와 패턴 왜곡 현상을 해결하고, 이론적으로는 칩의 패키징 두께를 최대 4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유리 기판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71억달러(약 10조 3063억원)에서 오는 2028년 84억 달러(12조 1934억원)로 18%가량 고속 성장이 전망된다. AI 등 차세대 기술 활용을 위해 고성능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중요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가 그린 유리기판의 모습. [사진=챗GPT] 국내 기업들도 유리 기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C는 CES 2025에서 유리 기판을 선보였으며, 자회사 앱솔릭스(Absolics)는 연간 7만2000㎡ 규모의 제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또한 유리 기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닥 상장사 나인테크도 FO-PLP 및 유리기판 관련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나인테크는 열팽창 계수의 변화에 따른 기판의 휨 현상을 핸들링하고, 기판 두께가 얇아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장비 개발 및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향후 수요에 대비해 생산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나인테크는 지난 3년간 FO-PLP에 적용되는 모든 WET STATION 장비를 해외 반도체 회사와 글라스 코어기판 회사에 납품해왔다. 과거 레퍼런스와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생산 시설까지 증설된다면 유리 기판 관련 매출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인테크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PLP 장비 납품 경험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여 반도체 패키징 공정을 선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아낌없는 R&D 투자를 통해 PLP 및 유리기판이 상용화되는 시점에 나인테크가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nylee54@newspim.com 2025-02-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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