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2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둔화했다. 이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달 회의부터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강화했다. CPI 발표 전 일제히 하락하던 미 주가지수 선물은 오름세로 전환했다.
미 노동부는 4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4.9% 올랐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지난 3월 연간 CPI 상승률이자 월가 전망치(5.0%)보다 낮은 것으로, 2021년 4월 이후 최소폭 상승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4%로 월가 예상에 부합했으나 3월(0.1%)보다는 상승률이 확대됐다.
![]() |
미국 헤드라인·근원 CPI 상승률 추이(전년 동월 대비 수치) [자료=미 노동부, CNBC 재인용] 2023.05.10 koinwon@newspim.com |
이로써 헤드라인 CPI 연간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로 고점을 찍은 후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갔다. 다만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인 2%는 여전히 웃돌고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전월 대비 각각 5.5%, 0.4%씩 오르며 예상 부합했다
세부적으로 주거비, 가솔린, 중고차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며 전체 지수 상승을 견인했지만, 연료유, 신차 및 식재료(Food at home) 가격이 내리며 이를 상쇄했다.
전체 CPI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오르며 3월(0.6%)에 비해 오름세가 둔화했다. 전년 대비로도 8.1% 오르며 3월(8.2%)보다는 둔화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최근 하락세를 보이던 중고차 가격이 4월 4.4% 올랐고, CPI 항목 중 에너지 지수는 가솔린 가격이 3% 오른 영향에 4월 0.6% 올랐다.
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전략가는 CNBC에 "오늘의 보고서는 연준이 인플레와의 싸움에서 원하는 것보다 더디기는 하지만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금융시장에 이날 수치는 긍정적 신호"라고 해석했다.
![]() |
미국 여성이 생활용품점 '달러트리'에서 식료품을 구입하고 있다. 2018.08.30 [사진=블룸버그] |
예상보다 소폭 둔화한 인플레 수치에 시장의 금리 인상 중단 기대도 커지며 미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으며, CPI 발표 전 약세를 보이던 미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상승 전환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0일 오전 현재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6월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0.0%로 반영하고 있다. 발표 전의 78.8%에서 금리 동결 전망이 강화됐다.
더불어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50.0%로 반영하고 있는데, 역시 발표 전의 45.6%에서 올랐다.
CPI는 광범위한 바스켓의 제품과 서비스 가격을 측정해 연준이 통화 정책을 수립할 때 참고하는 핵심 지표 중 하나다. 하루 뒤인 11일 나올 생산자물가지수(PPI)와 함께 6월 13~14일 열릴 FOMC 회의에 앞서 나올 주요한 인플레이션 데이터 중 하나다.
지난 3일 연준은 5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10회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나 정책결정문에서 추가 긴축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삭제해 금리 인상 국면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