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회의, 중국에 대한 각국간 미묘한 입장 차이 드러낼 것
대중 경제 의존도 높은 독·프는 '신중한 입장'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오는 19일부터 일본 히로시마에서 사흘간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회의가 중국에 맞선 회원국들의 단합을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G7 회의에서 정상들이 중국을 둘러싸고 가장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일 것이며, 각국은 중국을 소외시키지 않으면서도 글로벌 공급망과 경제 안보에 대한 중국의 위협에 대해 경고하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고 여러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가루이자와 신화사=뉴스핌]주옥함 기자=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담이 16일부터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열린 가운데 아베 슈이치(阿部守一, 오른쪽부터) 나가노현 지사, 안토니오 타자니 이탈리아 외교장관,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교장관,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교장관 등 G7 외교 수장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3.04.17 wodemaya@newspim.com |
◆ 이번 G7 회의, 중국에 대한 각국간 미묘한 입장 차이 드러낼 것
도쿄 국립정책대학원연구소(GRIPS)의 나루시게 미치시타 교수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제기하는 '거대한 힘의 경쟁'(great power competition)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이번 회의에서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G7 국가들은 경제 안보와 민감한 기술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 지에 대해 논의해야 하며, 이 모든 것은 중국, 러시아, 미국 간 벌어지고 있는 거대한 힘의 경쟁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나라마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다른 만큼, G7 모두 중국에 대한 견해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G7 회원국 가운데 프랑스와 독일은 중국과의 탈동조화(디커플링)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일례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베이징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유럽연합(EU)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하며, 대만 문제에서 미중 갈등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며 공개적으로 미국이 껄끄러워할 만한 발언을 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폴리티코 등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갈등 같은 세계적 위기에서 유럽은 전략적 자율성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해 중국·러시아에 맞선 서방의 단일 대오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구상에 흠집을 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 대중 경제 의존도 높은 독·프는 '신중한 입장'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 역시 이번 회의에서 G7 정상들이 중국에 일치된 대응 방식을 보이며 단합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말했으나, 사실상 이 같은 단일 대오를 구축하는 것이 "이번 회담에서 복잡한 문제 중 하나"라며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이번 회의 후 공개될 공동 성명에는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한 회원국의 공동 대처 방안과 관련한 내용이 담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중국을 향한 직접적인 발언이 얼마나 나올지는 미지수다.
일부 G7 회원국의 경우 대중 투자를 규제하는 방안에 서명하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열린 G7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각국 대표들은 중국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행동할 것"을 거듭 촉구했지만, 공동 성명에서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미국은 대중국 투자 규제를 강화하자는 입장이지만,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등 나라마다 각국의 경제적 이해 관계에 따른 입장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G7 정상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 역할을 하는 에너지 및 여타 수출을 겨냥한 대러 제재의 수위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유럽 정부 고위 관리들은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외교적 해결책을 원하지만, 미국은 봄철 군사 공세가 진행되는 양상을 보고 판단을 내리고 싶어 한다며, 이와 관련해서도 미국과 유럽 간 입장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