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여당 중심의 우주항공청 설립 공청회 진행
소위원회 주최 공청회 추진에 대한 법위반 지적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해 정부와 여당이 속도를 내고 있으나 여전히 가시밭길이 예고됐다.
재정법안 통과를 위해 공청회까지 추진하긴 해도 야권의 합의가 없어 실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내년 예산 책정에도 변수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오전 10시 국회 과방위 소회의실에서 국가전략기술인 우주항공 관련 정책을 전담할 기관 신설을 위한 법률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우주 정책 전담 기관 관련 공청회'가 열린다고 이날 밝혔다.
[서울=뉴스핌]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누리호가 우주를 향해 힘차게 날아 오르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2023.05.25 photo@newspim.com |
이 자리에는 황호원 한국항공대학 항공우주법학과 교수와 정소윤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이 공청회 진술인으로 참석했다.
공청회 안건으로는 모두 5건의 법안이 다뤄진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정부 발의의 우주개발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항공우주청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 정부 제출의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 등이 논의된다.
박성중 의원은 "우주 관련 산업의 육성은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 과제이자 우주항공청의 연내 개청이 여느 때보다 절실하고 중요한 시점"이라며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비롯한 우주개발 관련 정책에 대해 관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법안심사에 반영하기 위해 우주 정책 전담 기관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우주항공청 설립의 주무부처인 과기부와 여당은 올해 안에 우주항공청 설립을 마무리짓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문제는 이번 법안 논의 과정 자체의 절차적인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대전=뉴스핌] 오종원 기자 =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2.12.05 jongwon3454@newspim.com |
조승래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재정법안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과방위 전체회의 차원의 공청회가 진행돼야 하는데 이번 공청회는 소위원회가 주최가 된 만큼 국회법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조승래 의원실 한 관계자는 "국회법 상 주최는 위원회 자체여야 하는데 이번 공청회는 소위원회가 주체가 되는 만큼 맞지 않는 절차"라며 "더구나 관례적으로 공청회를 하더라도 전문가를 초청할 때 여당 2명, 야당 2명 등 4명 정도를 하는데 이번에는 여당에서 초청한 2명의 전문가만을 초청해 공청회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우주항공청 설립에 대한 여야간 이견이 팽팽한 상황이긴 하나 상호 합의가 되지 않은 공청회와 법안 추진 자체가 자칫 졸속 추진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거대 야당이 아직은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회의까지도 해당 법안 통과가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합의안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으면 실제 추진은 어려울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되면 실제 내년도 예산까지 협의해야 하는 부분에서도 난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야권 한 관계자는 "예산 협의 과정에서도 야당과 합의가 있어야 할텐데, 이렇게 상호 합의가 되지 않은 법안이 추진되더라도 실제 예산 확보가 안될 수도 있다"며 "졸속으로 추진된 재정법안에 대해 합리적인 예산 심의가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항공우주업계 한 관계자는 "우주항공청 설립이 어느새 정쟁의 도구로 전락한 느낌"이라며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법안 추진인데, 이렇게 더디게 진행되면 속도전에 나서고 있는 글로벌 우주 시장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지적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