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호반써밋 브룩사이드, 무순위 청약에 1만1217대 1
일반분양보다 더 치열한 무순위 시장...'줍줍'은 옛말
매수심리 개선, 집값 반등에 열기 이어질 듯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아파트 청약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수요가 급증하자 틈새시장으로 꼽히는 무순위 청약시장도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진 집값 하락이 멈추고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주택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 신축 아파트의 선호심리까지 나타나며 청약이 소위 '하늘의 별 따기' 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청약에서 탈락한 수요층이 쌓이고 있어 하반기에도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청주 무순위 청약에 1만1217대 1...일반분양보다 더 치열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청약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서울이 아닌 지방의 무순위 청약 시장에도 수만명이 몰리고 있다.
무순위 청약은 미분양 또는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했거나 부적격 당첨자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나온 물량이다. 시행, 시공사가 일반분양 일정과 비교해 홍보에 큰 힘을 들이지 않기 때문에 과거에는 소위 '줍줍', '깜깜이'란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청약시장에 참여자가 늘면서 무순위도 수천대 1, 수만대 1의 경쟁을 뚫어야하는 상황으로 변화했다.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지방 무순위 물량도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방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핌DB] |
이달 호반건설이 공급한 청주 동남 택지개발지구 호반써밋 브룩사이드(무순위 1차, 전용 84.9㎡)는 1가구 모집에 1만1217명이 지원했다. 계약취소 가구 청약에서는 전용면적 74.9㎡ 1가구 모집에 1548명이 신청서를 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84.9㎡ 1가구에도 333명이 몰렸다. 2021년 일반분양 당시보다 무순위 청약 경쟁률이 높아졌다. 517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해당지역 9797건의 신청이 몰려 평균 18.9대 1, 최고 24.6대 1을 기록했다.
청주는 지방 분양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청주시 흥덕구 일대에 자리잡은 약 380만㎡ 규모 산업단지인 청주테크노폴리스 사업이 최대 호재다. SK하이닉스와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이 입주해 있다. 인근에 청주일반산업단지와 청주 넥스트폴리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최근 이녹스첨단소재는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테크노폴리스산업단지 내 이차전지 소재 제조공장을 신설하는 등 2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런 영향으로 올해 이 지역에서 선보인 테크노폴리스 힐데스하임(48.3대 1), 해링턴 플레이스 테크노폴리스(57.6대 1),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73.8대 1) 등이 높은 경쟁률로 청약 마감했다.
태영동탄 컨소시엄이 동탄2신도시 신주거문화타운에 짓는 동탄2신도시 '숨마 데시앙'은 무순위 청약 2가구(전용99.6㎡) 모집에 4847명이 신청했다. 작년 일반분양에서 주택형 일부가 미달했으나 반년 새 상황이 급반전한 셈이다. 우미건설이 공급한 '대전 둔곡지구 우미린(A3BL)'은 계약취소분 1가구(전용 68㎡) 모집에 685명이 경쟁했다.
◆ 쌓이는 대기수요에 하반기 청약열기도 과열 예고
전국적으로 집값 반등세가 한 달 이상 지속된 데다 주택매수 심리도 개선돼 하반기 청약시장이 더욱 과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원자잿값 상승과 금리인상에 건설사들이 주택분양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공급매물은 예년보다 줄었는데 수요가 늘다보니 새 집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청약에서 낙첨한 수요가 계속해서 분양에 도전한다는 것도 열기가 쉽게 꺾이지 않는 이유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7.0으로 전월(114.1) 대비 2.9포인트(p) 올라 7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가격 상승이나 거래 증가 응답이 많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는 하강(0~94), 보합(95~114), 상승(115~200) 등 3개 국면으로 구분한다. 주택시장에 대기 수요가 쌓이면 심리지수가 상당 기간 우상향하는 흐름을 나타낸다.
서진형 공정경제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반등장에 진입했는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급매물 소진, 거래량 등 관련 자표를 볼 때 바닥을 다진 것으로 보인다"며 "신축 아파트의 선호도가 높고 주택매수 심리가 개선되고 있어 청약시장 과열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