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교사 24명 고소·수사의뢰… 자사고 2곳·특목고 3곳
서약서도 허위 작성…제도개선 마련 필요
2017학년도 수능 모의평가 문항 유출 사태 재현 우려 시각도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또는 검토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교사와 사교육업체 간의 유착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파장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사교육 카르텔' 의혹이 있는 교사 24명을 직접 고소 또는 수사 의뢰 조치를 내렸지만, 감사원 감사 등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추가 유착 가능성도 관측된다.
특히 정부는 대형 학원과 이른바 '일타 강사'가 평소 수능 출제 경력이 있거나 가능성이 있는 교사들을 관리했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수능 시행 30년 동안 이 같은 카르텔 구조를 정부에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한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제공=교육부 |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능 또는 모의평가에 출제·검토위원으로 참여한 현직교사 322명이 사교육업체와 관련한 영리 행위를 신고했다.
정부는 수능과 모의평가 출제 교사 명단을 비교 분석해 24명의 교사를 특정했다. 사교육 업체나 학원 강사에게 문항을 판 사실을 숨기고, 출제에 들어간 4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즉시 고소하기로 했다. 이들 4명 중 3명은 수능 문항을, 1명은 모의평가 문항 출제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고소 또는 수사의뢰하기로 결정한 24명 중에는 사교육업체로부터 5000만 원~5억 원가량을 받은 교사도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이 21개교(87.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학교 유형별로는 자율형사립고가 2곳(8.3%), 특수목적고가 3곳(12.5%)이었다.
문제는 이들이 출제위원으로 참여하면서도 '서약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점, 이 같은 허위 사실을 미리 확인할 시스템이 부족했다는 점 등에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 관리규정에 따라 최근 3년 이내 수능 관련 상업용 수험서를 작성한 교사는 출제위원으로 참여하지 못한다. 입시학원이나 영리목적인 인터넷 또는 방송 등에서 수능과 관련된 강의·특강을 한 교사도 출제에 참여할 수 없다.
이 같은 논란에 교육계에서는 2017학년도 수능 모의평가 문제 유출 사건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앞서 2016년 국어 강사 A씨가 관계자로부터 6월 모의평가 문제를 사전 유출해 강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사를 거쳐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0월의 실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해당 사건 이후 출제·검토 위원에 대한 서약서 규정이 강화됐다는 것이 교육부 측의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감사원의 추가 조사 결과를 봐야 하겠지만, 사교육-교사 카르텔이 확인된 사항"이라며 "사교육 업체와 유착된 교사들을 향후 수능 출제에서 철저히 배제한다는 것이 교육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형 학원이나 일타강사가 평소 인맥 등을 활용해 수능 출제 경력이 있는 교사에게 접근한 가능성 등 다양한 관리 방법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사교육업체가 병역특례업체로 지정되고 소속 전문연구요원이 수능 모의고사 문항을 만든 사례가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병무청은 병역특례업체에 대한 전수조사 등을 거쳤지만, 다양한 일탈 행위가 확인된 만큼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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