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권고 사항 수용 계획 밝혀
변협 소통 제안했지만 답 없어
연 매출액 3% 법률상담 지원비로 투입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이 법무부가 가입 변호사들의 징계를 취소하며 내린 권고 사항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법무부가 향후 로톡과 유사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 사이트 등에 대해서도 일괄적으로 적용 가능한 광고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법률 플랫폼 서비스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가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지난달 26일 있었던 법무부 변호사 징계위원회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3.10.04 sykim@newspim.com |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는 4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강남사옥에서 '법무부 변호사징계위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법무부가 요청한 13개의 개선 사항을 수용하겠다고 했다.
개선 사항은 구체적으로 기존 최대 2750만원이었던 광고비 구간을 축소하는 것과 '변호사 연결' 등의 문구 사용을 자제하고 외부링크를 허용하는 내용 등이다.
아울러 법무부의 명확한 의사를 확인해 법률상담 쿠폰 제공 대상 범위를 정하겠다는 계획 등도 내놨다. 법무부는 로톡의 '형량 예측 서비스'에 대해서도 개선 권고를 내렸으나 해당 서비스는 2021년 9월 종료됐다.
이날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는 "법무부에서 로톡과 같은 법률플랫폼이 법률시장의 정보비대칭을 해소하고 국민의 사법접근성을 제고하며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실질적 보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깊이 공감해주셨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로톡의 운영 방식과 관련해 다소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권고해 주신 사항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검토를 모두 완료할 예정"이라며 "(변협의) 광고규정 시행 이후 이미 개선한 부분도 다수 존재하며 법무부 발표 후 개선에 착수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톡과 변협은 항상 대결구도로 그려졌으나, 저희는 단 한 순간도 규제와 싸우는 투사이고 싶지 않았다"며 "그저 사업을 지속하고 법률서비스를 발전시키는데 집중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법무부 변호사징계위 결정을 승리처럼 느끼지도, 표현하고 싶지도 않았다"고 했다.
로톡과 변협의 갈등은 2015년 시작됐다. 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변호인과 의뢰인을 연결하는 로톡의 서비스가 변호사법 위반이라며 검찰에 고발했으나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추가 고발이 이어졌지만 역시 무혐의 결론이 내려졌고, 변협은 '변호사 광고 규정'을 개정해 로톡 가입 변호사들을 징계할 근거를 마련했다.
헌법재판소는 2022년 변호사 광고 규정에 대해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으나 갈등은 지속됐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로톡 이용을 금지한 변협과 서울지방변회에 시정 명령을 내리고 법정 최고 과징금 10억원을 각각 부과했지만 두 단체는 이마저도 수용하지 않고 과징금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 사이 변협으로부터 로톡을 가입했다는 이유로 변호사 123명이 징계 처분을 받았고 이들은 법무부에 징계 처분의 정당성을 판단해달라며 이의 신청을 제기했다.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가 지난달 26일 변호사 징계 처분을 취소하면서 사실상 변협의 징계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계기로 양측이 벌여온 8년 간의 갈등이 일단락 됐다.
로앤컴퍼니는 향후 변협이 또다시 로톡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엄보운 로앤컴퍼니 이사는 "변협의 지적을 꼬투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변협이 고쳐야 한다고 제안해주는 것들이 있다면 마음을 열고 경청할 생각이다. 어떤 자리든 말씀 주시는 곳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변협 회관에 가서 듣고 적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변협이 로앤컴퍼니와의 소통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법무부의 징계 처분 취소 발표가 있었던 당일 로앤컴퍼니 측이 변협에 연락해 당장이라도 만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지만 아직까지 답은 없는 상황이다.
로앤컴퍼니는 구상엽 법무실장이 징계 처분 취소 당일 브리핑에서 로톡의 기존, 신규 변호사가 모두 큰 문제 없이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기존에 로톡 활동을 멈췄던 변호사들이 유입되면 올 연말쯤 가입 변호사가 3000여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법무부가 이번 결정을 계기로 법률 플랫폼 시장을 이끌어가는 규제를 만들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법무부는 로톡에 광고비 상한선을 축소할 것을 권고했으나 대형 포털 사이트의 법률 키워드 광고 상한선은 별다른 제안이 없는 실정이다. 로앤컴퍼니는 로톡 만의 적정선을 찾되, 업계에 공통된 적용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엄 이사는 "사실 저희는 작은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법무부나 정부를 상대로 어떤 정책을 펼쳐달라고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업계 전반의 공정한 게임 규칙을 세팅해서 발표해주실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앤컴퍼니는 3년 내 국내 최초 리걸테크 유니콘으로 등극하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김 대표는 "로톡과 빅케이스를 출발정므로 리걸테크 산업 분야에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겠다"며 "이제 모든 족쇄를 벗은 만큼 3년 안에 국내 최초 리걸테크 유니콘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사회적 책임을 위해 청년 변호사들이 개업 후 6개월 간은 로톡에서 무료로 광고할 수 있도록 광고비를 면제해주고, 변호사 사무실 문턱을 넘기 어려운 법률소비자들을 위해 연 매출액 3%를 법률상담 지원비로 투입하겠다고 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