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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금융그룹 지배구조 개선, '無관치' 원칙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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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관행' 발표, 공정한 경영승계 강조
금융권, 취지 좋지만 낙하산 통로 우려
'관치 없다' 메시지 필요, 정치개입 없어야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가장 중요한 건 경영승계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이다. 후보들이 현 경영진 등 유리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들러리를 서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금융당국이 본격적인 금융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일종의 가이드라인인 '모범관행'을 발표한 지난 12일,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마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번 조치의 핵심이 '공정한 경쟁'임을 강조했다. 지주회장들의 '셀프연임'을 막겠다는 취지다.

정광연 금융증권부 차장.

모범관행의 골자는 이사회 권한을 강화해 경영진 견제의 실효성을 높이고 지주회장 및 은행장 등 CEO 선임 절차의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점이다. 아울러 모든 조치를 금융사들이 자발적으로 시행하도록 했으며 법적 강제성은 최대한 배제했다.

금융권에서는 모범관행 내용 자체에는 큰 불만은 없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미 자체적으로 시행중인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됐다며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이번 조치 뒤에 숨은 의도가 있어 보인다는 불안감은 상당하다. 그 한 가운데에는 윤석열 정부 수립 이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관치' 논란이 자리잡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이 관치로 이어지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가장 중요한 건 '관치는 없다'는 약속이다. 지배구조 개선을 앞세워 결국 정부 입맛에 맞는 낙하산을 내려 보내려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다. 현 정권이 다른 영역에서 보여준 막무가내 인사를 보면 괜한 우려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금융사 관계자는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러난 금융인이 한둘이 아니라며 이같이 말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은 현 정권에서 모두 교체됐다.

이중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은 정부 압박으로 인해 갑작스러운 용퇴를 결정했다. KB금융의 전성기를 이끈 윤종규 회장 역시 퇴진 및 후임 회장 선임 과정에서 당국과의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다.

빈 자리를 채운 인물 중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관료 출신이다.

국무조정실장을 거쳐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좌장을 맡았던 이 회장은 내정 당시부터 관치논란에 휩싸였으며 금융위원장 출신인 임 회장은 '모피아'를 반대하는 노조의 격렬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지배구조 개선에 앞서 정부의 '무관치' 원칙 확립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문성이 부족함에도 정치적 포석에 따른 비상식적인 인사가 이뤄진다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금융그룹 지배구조 개선은 필요하다. 전문가는 물론 금융권 관계자도 모두 공감하는 사안이다. 대신 당국의 목표가 '공정과 원칙'에 있다는 명확한 원칙도 중요하다. "관치는 없다"는 확고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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