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필름 필요 없다"
아스팔트·콘크리트 강도에도 긁힘 없이 보존
[새너제이(캘리포니아)=뉴스핌] 조수빈 기자 = "갤럭시S24 울트라 제품에 내장된 코닝의 고릴라 아머 유리와 경쟁사의 유리에 각각 무릎 높이, 허리 높이에서 떨어지는 것과 같은 수준의 에너지를 가해보겠습니다."
어마어마한 굉음이 들렸지만 기계에 매달려 있는 코닝의 유리는 멀쩡했다. 반면 경쟁사의 유리는 산산조각 났다. 존 베인 코닝 모바일 소비자 가전 사업부 수석 부사장 겸 총괄 책임자는 경쟁사의 유리를 보고 "통역이 필요 없겠죠? 보시는 것처럼 깨졌으니까요." 라며 현장에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산호세)에서 존 베인(John Bayne) 코닝 모바일 소비자 가전 사업부 수석 부사장 겸 총괄 책임자는 새롭게 공개된 코닝 고릴라 아머 유리를 공개했다. [사진=삼성전자] |
17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2024' 행사 이후 진행된 베인 부사장의 브리핑에서는 갤럭시S24 울트라 모델을 위해 개발된 새로운 제품 '코닝 고릴라 아머' 유리의 기능들이 공개됐다.
◆경쟁사 대비 3배 강한 유리...아스팔트·콘크리트도 문제 無
베인 부사장은 "보통 커버 유리 신제품에서 초점을 두는 기능은 낙하 성능 향상이다.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기능이기 때문인데, 코닝은 낙하 성능 외에도 긁힘 저항성, 스크린 반사율 측면에서 기능을 개선시켰다"고 설명했다.
베인 부사장은 "스마트폰엔 매우 많은 부품이 들어가 있지만 우리가 많이, 그리고 먼저 만지는 부품은 스마트폰의 유리"라며 "더 얇고 매끄러운 유리를 원하는 소비자와 스마트폰 제조사의 니즈를 만족하며 스크린을 보호하는 내구성을 지키기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코닝 고릴라 아머와 일반 유리의 강화도를 테스트 하는 현장 시연. [사진=삼성전자] |
유리는 두꺼울수록 투과율이 떨어지고 무겁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발전과 함께 내부 유리 또한 가볍고 매끄러우면서 내구성을 지킬 수 있도록 발전해왔다. 코닝은 차별화를 위해 더 강한 내구성을 추구한다. 스마트폰의 유리는 주머니에 들어가거나 두드리는 동작이 많아 미세하게 긁힘이 다수 발생한다는 사용환경 상의 특징이 있다. 유리 표면에 긁힘이나 흠이 있을 경우 깨지기 쉽다는 점에 착안해 코닝은 미세 긁힘을 최소화하고 내구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기술을 발전시켰다.
그 결과 낙하 성능 부문에선 코닝의 실험실 테스트에서 일반 알루미늄 슬리케이트 유리 대비 성능이 3배 이상 향상되는 등 충격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현장에서는 유리를 구부려 장력을 가한 후 거친 표면을 재현한 사포 위에 떨어뜨리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현장 테스트에선 150 입도(그릿)의 사포를 사용했는데 이는 아스팔트 표면과 유사한 거칠기다. 실험실 테스트에선 콘크리트 수준의 80입도 사포를 사용했다. 입도가 낮을수록 더욱 거칠다. 현장 테스트 결과 무릎 정도의 높이를 가정해 떨어뜨린 경쟁사의 유리는 깨졌지만 고릴라 아머는 허리 높이를 가정해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았다.
긁힘 테스트 이후 (왼) 코닝의 고릴라 아머 유리는 멀쩡했으나 (오) 일반 유리는 긁힌 자국이 선명하게 보인다. [사진=조수빈 기자] |
◆미세 긁힘에 강한 유리...경쟁사 대비 3배 강도
이어진 긁힘 테스트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고릴라 아머는 긁힘 중에서도 500 마이크론 이하의 미세 긁힘에 특화된 유리다. 한 번의 테스트로도 긁힌 자국이 선명했던 일반 유리와 달리 코닝은 몇 번의 스크래치 테스트에서도 매끈한 단면을 자랑했다. 코닝은 앞서 실험실에서 진행한 테스트에서도 긁힘 저항성이 일반 알루미노실리케이트 커버 유리 대비 최대 4배 뛰어났다고 밝혔다.
베인 부사장은 "스크린을 닦거나 호주머니에 넣을 때 발생하는 하중은 1~1.5kg 정도로 경쟁사는 1kg 하중에도 긁힘이 발생했지만 고릴라 아머는 4kg도 견딜 수 있어 저항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는 코닝 제품에 자신이 있어 강화 필름을 따로 부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내구성뿐 아니라 고객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광학 성능도 개선됐다. 대상물이 원거리에서도 쉽게 식별되는 성질을 뜻하는 시인성은 반사율이 낮을수록 좋아진다. 일반 유리의 반사율은 4% 정도지만 고릴라 아머는 1%가 채 되지 않는다. 덕분에 햇빛 아래서도 우수한 밝기 아래서 화면을 이용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 또한 삼성이 중시하는 요소 중 하나다. 코닝은 아머 생산 시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한 소재를 평균 25% 사용하며 환경에 기여했다.
코닝과 삼성의 파트너십은 1973년 특대 CCTV에서 시작해서 컬러 CRT 패널과 LCD, OLED 강화, 커버 유리와 벤더블 유리로 이어졌다.
베인 부사장은 "삼성과 50년간의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기술 부문의 혁신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 향후 다른 삼성 제품과의 협력에 대한 가능성도 내다봤다. 지난해에는 갤럭시 S23 시리즈와 갤럭시 Z폴드5·플립5의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코닝 고릴라 글라스 빅투스2를 적용해 갤럭시 스마트폰의 내구성을 강화했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