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티 부동산 뒷거래 의혹' 삼성생명 前 임원 조사
'스파크 고가 매입 의혹' KT 간부 줄소환
'LH 감리 입찰 뇌물 의혹' 업체 대표·심사위원 구속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서울중앙지검의 기업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조사부(공조부) 인력이 늘어나 힘이 붙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사건은 조만간 처분 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앙지검 공조부(용성진 부장검사)는 이날 전직 삼성생명 부장 이모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핌 DB] |
공조부는 그간 삼성생명과 휴양콘도업체 아난티의 부동산 부정 거래 의혹을 수사해왔다. 검찰은 아난티 전 경영진이 2009년 4월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토지와 건물을 매입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삼성생명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삼성생명 임원들과 유착해 2배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보고 있다.
아난티는 2009년 4월 신천동의 토지 1852㎡와 건물 2639㎡를 500억원에 매수했다. 지상 17층·지하 7층 규모로 개발을 앞둔 아난티는 최종 잔금 납부 전인 같은 해 6월 삼성생명에 해당 토지를 969억원에 팔았다.
검찰은 아난티와 삼성생명 부동산사업부 전 임직원이 유착해 이 같은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임직원의 횡령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아난티와 삼성생명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으며, 특히 최근에는 이만규 아난티 대표와 삼성생명 출신 브로커 황모 씨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 핵심 인물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이뤄진 만큼, 일각에선 검찰이 조만간 수사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함께 공조부는 KT의 '현대자동차 관계사 지분 고가 매입 의혹'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조달청이 발주한 아파트 건설 공사 관련 감리업체 간 입찰담합 의혹도 수사 중이다.
현대차 지분 고가 매입 의혹은 KT 자회사인 KT클라우드가 2022년 박성빈 전 대표가 설립한 회사인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 지분을 정상가보다 '보은' 성격으로 비싸게 매입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현대차가 구현모 전 KT 대표의 쌍둥이 형이 설립한 기업 '에어플러그' 지분을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매입했는데, KT가 이에 대한 보은 투자로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를 사들였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검찰은 지난해 8월 KT본사와 KT클라우드, 스파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이후 지난해 말 서정식 전 현대오토에버 대표를, 올해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 박 전 대표, 윤경림 전 KT 사장을 연달아 소환해 조사하기도 했다.
아울러 검찰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LH와 조달청에서 발주한 아파트 건설 공사와 관련한 감리업체 간의 입찰 담합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의혹은 검찰이 자체적으로 인지해 수사에 나선 것으로, 검찰은 이들이 입찰 과정에서 순번과 낙찰자 등을 사전에 합의했다고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이들의 담합 행위로 인해 공사의 관리·감독이 부실하게 이뤄져 철근 누락 등 부실 공사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공조부는 지난해 8월부터 건축사무소 업체와 관계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지난달 감리업체 대표와 심사위원을 구속한 바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평검사 인사와 함께 공조부 검사 수를 부부장검사 포함 9명으로 늘렸다. 송경호 지검장 취임 후 공조부 인력은 6~8명이었다가, 이번에 늘려 기업 수사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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