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국립현대미술관, 韓 1세대 조경가 정영선 세계 조명…"다양성 확장 될 것"

기사입력 : 2024년04월04일 13:43

최종수정 : 2024년04월04일 13:43

오는 5일부터 9월 22일까지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개최
60여개 프로젝트 조경설계 도면 등 기록자료 500여점 총망라
종친부마당, 전시마당에 정원 조성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 1세대 조경가인 정영선이 반세기 동안 펼쳐온 조경 활동을 총망라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작가의 삶과 작업을 시각 예술의 렌즈로 들여다봄으로써 작가의 반세기에 걸친 작업을 총망라하는 전시로 마련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전시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4.04.04 alice09@newspim.com

이번 전시는 한국 1세대 조경가 정영선의 삶과 작업을 되짚어 보며, 1970년대 대학원생 시절부터 현재 진행형인 프로젝트까지 반세기 동안 성실하게 펼처 온 조경 활동을 총망라한다. 60여 개 크고 작은 프로제그에 대한 조경가의 아카이브 대부분이 최초로 공개되며 파스텔, 연필, 수채화 그림, 청사진, 설계도면, 모형, 사진, 영상 등 각종 기록자료 500여 점이 한 자리에 펼쳐진다.

이날 김 관장은 "이번 전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조경가 정영선 선생이 평생 일군 작품세계 중 60여 개의 작업과 서울관에 특화된 2개의 신작 정원을 선보이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의 조경 작품에서 나타나는 '꾸미지 않은 듯한 꾸밈'이 있기까지 각고의 분투와 설득, 구현 과정의 이야기를 통해 정영선 선생님의 조경 철학을 깊이 있게 만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가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한층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밝혔다.

정영선 작가는 "감개무량하다. 우리나라에 조경이라는 분야가 생긴 것도 반만년 만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조경이라는 분야가 들어오게 된 계기가 굉장히 특이하다. 처음에는 나라가 먼저 국가적인 발전을 위해 대전엑스포, 혹은 박람회를 시도하며 외국 사람들이 한국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 위해 조경을 하게 되면서 조경이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전시마당에서 펼쳐진 정원에 대해 소개 중인 정영선 작가 [사진=뉴스핌DB] 2024.04.04 alice09@newspim.com

이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열심히 일을 해 왔다. 우리 분야로 전시를 한다는 것도 어떤 의미로 저한테는 황홀하고 기적이다. 조경은 건축의 뒷전으로 여겨졌는데, 내가 전시를 해야 우리 후배들의 길을 열어준다는 생각으로 임하게 됐다"며 소감을 덧붙였다.

전시는 정영선의 작품 세계를 국가 주도의 공공 프로젝트와 민간 기업이 의뢰한 정원과 리조트, 역사 쓰기의 방법론으로서 기념비적 조경과 식물을 연구하고 보존하는 수목원과 식물원 등 작업의 주제와 성격에 따라 재구성했다.

이지회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4월 5일 식목일에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가 된다. 반세기에 걸친 전시를 소개하게 됐는데, 선생님은 하나의 회고전보다 현재 진행 중인 작가의 작업을 현장에서 보여주는 것을 염두에 두셨다. 젊은 감각으로 전시를 꾸며보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많은 방대한 자료를 효율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이에 총 7개의 묶음으로 나누어 전시를 하게 됐다"라며 "조경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계절에 따라 변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시장이라는 곳에 어떻게 선보일 것인가가 숙제였다. 여기에 시간성을 담기 위해 전시장을 3개의 층으로 나누었다. 상단에는 조경의 시간성을 담은 영상을, 중간에는 마주하는 조경으로 사진을, 하단에는 작가의 관점과 가치를 아카이브로 담아냈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전시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4.04.04 alice09@newspim.com

전시는 ▲첫 번째 묶음 '패러다임의 전환, 지속가능한 역사 쓰기' ▲두 번째 묶음 '세계화 시대, 한국의 도시 경관', ▲세 번째 묶음 '자연과 예술, 그리고 여가생활' ▲네 번째 묶음 '정원의 재발견' ▲다섯 번째 묶음 '조경과 건축의 대화' ▲여섯 번째 묶음 '하천 풍경과 생태의 회복' ▲일곱 번째 묶음 '식물, 삶의 토양' 등 7개의 '묶음'으로 나뉜다.

이 묶음들은 서울관 7전시실과 종친부마당, 전시마당 등에 전시된다. 서울관의 야외 종친부마당과 전시마당에는 이번 전시를 위한 새로운 정원이 조성됐다. 석산인 인왕산의 아름다움을 미술관 내·외부에 재현하고 계절감을 더하는 한국 고유의 자생식물을 식재하여 관람객에게 휴식처를 제공함과 동시에 조경가의 작품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이에 이 학예연구사는 "실내 전시에 소개되는 500여 점의 조경 디자인 기록 자료의 다차원적인 연출을 위해 조경의 '시간성'에 주목한 정다운 감독의 영상과 사진작가 정지현, 양해남, 김용관, 신경섭 등의 경관 사진도 함께 소개된다"고 말했다.

또 "이 묶음들은 하나의 경관처럼 프로젝트가 울림이 있기를 바라며 배치를 했다. 배타적이지 않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여기에 선보이는 프로젝트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전시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4.04.04 alice09@newspim.com

'패러다임의 전환, 지속가능한 역사 쓰기'에서는 '장소 만들기'의 현장이 된 조경의 사례를 살펴본다. 한국 최초의 근대 공원인 '탑골공원' 개선사업과 '비움의 미'를 강조한 '광화문 광장' 재정비, '경춘선 숲길'을 통해 조경의 역할이 드러난 프로젝트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연구사는 "'세계화 시대, 한국의 도시 경관'은 주요 국제 행사 개최와 더불어 한국을 찾는 세계인에게 선진화된 도시 경관의 인상을 주기 위해 동원된 사업을 다룬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 및 아시아공원',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대전엑스포'를 통해 조경가가 어떻게 발전된 도시 모습의 비전을 제시함과 동시에 인공적인 개발 사업에 땅의 논리를 연결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선 작가는 예술, 교육, 체육, 관광 등 각 문화기관과 레저시설의 기능과 목적에 충실하면서도 우리 고유의 지형과 땅의 맥락을 살리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지회 연구사는 "'예술의 전당'의 조경 구상도와 모형 사진과 '휘닉스 파크'의 식재계획도와 피칭 자료 등이 공개된다. 또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 인문학 레지던시 '두내원'도 소개된다"고 덧붙였다.

정 작가는 "두내원의 경우 이제 작업을 시작했는데 집필하는 사람들이 와서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다. 자연경관이 지극히 아름답고, 저희들도 정성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전시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4.04.04 alice09@newspim.com

또 '정원의 재발견'에서는 호암미술관의 '희원', 광동성 월수공원의 '해동경기원', 바다가 보이는 언덕의 개인 정원 '포항 별서 정원' 등 땅의 생김새와 성격에 부합하면서 '깊은 주름'의 지형을 만들어 점진적으로 경관을 볼 수 있다.

아울러 '조경과 건축의 대화'에서는 건축과의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탄생한 조경 작업을, '하천 풍경과 생태의 회복'에서는 강이 흐르는 곳에 자연적으로 발생한 습지를 보호하고 도심 속 물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작업을 다룬다.

이 연구사는 "'조경과 건축의 대화'에서는 조경 전시를 본격적으로 함에 따라서 건축과 조경이 어떻게 대화를 이룰 수 있고, 상생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지의 대표적인 사례를 선보이려고 한다.

전시에 소개되는 500여 점의 조경 디자인 기록 자료의 다차원적인 연출을 위해 조경의 '시간성'에 주목한 정다운 감독의 영상과 사진작가 정지현, 양해남, 김용관, 신경섭 등의 경관 사진도 함께 소개된다.

이번 전시와 연계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교육프로그램 '정원의 시간들', '그곳의 시간들', '숨 쉬는 이름들', '마음의 시간, 자연의 시간' ▲상영 '선유도의 사계', '땅에 쓰는 시' ▲학술행사 '정영선이 만든 땅을 읽다' 등이 준비됐다.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는 오는 5일 시작으로 9월 22일까지 개최된다.

 

alice0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