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 "집행부 길들이기…국비도 반납해야 할 처지"
군의회 "절차대로 심의…사업효과 등 검토해 삭감"
[의령=뉴스핌] 남경문 기자 = 민선 8기 출범 이후 경남 의령군과 의령군의회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문제에 발단은 군의회가 중앙정부 공모사업으로 확보한 예산도 삭감해 의령군이 이를 '집행부 길들이기'로 규정하고 강력 반발하자 군의회도 의회 파괴공작이라며 되받아치는 등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하종덕 부군수와 간부 공무원들은 11일 군청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경안 삭감에 대한 이유와 주민 불편을 외면해서 안 된다"고 촉구했다.
하종덕 의령군 부군수와 간부 공무원들이 11일 군청 2층 회의실에서 추경안 삭감과 관련해 군의회에 삭감 이유를 묻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의령군] 2024.04.11 |
앞서 의령군의회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추경 예산안을 심사하고, 373억원 중 약 23.7%에 해당하는 88억원을 삭감했다. 이번 조정 규모는 최근 여섯 번의 추경 예산안 평균 조정 비율인 0.83%의 29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이날 군은 국도비사업까지 삭감한 군의회의 의도에 대해 비판했다. 중앙정부 공모사업으로 확보한 예산도 삭감돼 국비를 반납하게 될 처지에 놓여 향후 국도비 지원사업에서 제약받는 상황을 우려했다.
하종덕 부군수는 "중앙정부 공모사업 선정은 전국의 지자체와 치열한 경쟁으로 힘겹게 얻은 큰 성과였다"며 "재정 사정이 열악한 군의 상황에서 국·도비 보조금은 절실한 상황이다"며 예산 삭감의 이유를 물었다.
군은 청년마을 공유주거 조성사업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10억 원을 지원받았는데 이번 추경에서 군의회는 '사업효과 불확실'로 전액 삭감했다. 군은 청년복합타운 조성을 손꼽아 기다리는 청년들의 실망감에 대해 의회가 서둘러 답변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삭감된 예산 중 7개 농업 사업은 도 공모사업 등에 선정돼 이미 보조사업 대상자 선정까지 마친 상태인데 '사업계획 미비'로 삭감됐다. 군은 이번에 삭감된 국도비 금액이 48억에 달한다고 밝혔다.
군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서도 "중앙정부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사업의 타당성은 이미 평가가 종료된 마당에 군의회는 무슨 근거로 사업효과가 불확실하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하는지 근거를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군은 군민 불편 해소와 완전 확보를 위해 마련한 사업은 '불요불급'으로 그리고 농업인들의 피해 속출이 예상되는 사업을 '사업계획 미비'로 판단한 근거를 물었다.
하종덕 부군수는 "의령군의회는 이러한 사태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하루빨리 군민들이 원하는 사업들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조처하여야 할 것"이라며 "군은 의회가 삭감한 예산을 복원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의령군의회 전경[사진=의령군의회] 2021.06.02 |
이에 대해 군의회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군의회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조직적인 관제 여론선동․조작은 의회민주주의 파괴공작이다"라며 "군은 의회를 거수기로 만들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예산을 심의하고 확정하는 일은 지방자치법에 명시된 의회의 고유권한이다"라며 "의장을 제외한 모든 의원이 참여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신중히 검토하고 법과 규정을 준수해 절차대로 추경예산을 심의해 본회의에서 의결했다"고 주장했다.
군의회는 "사업시기가 미도래했거나, 추후 사업을 진행해도 지장이 없는 예산과 사업효과나 효율성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는 예산을 위주로 삭감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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