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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물 ETF 막고 2배 레버리지 허용이 투자자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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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상장 비트코인 현물 ETF 왜 막나?
비트코인 2배 레버리지 ETF는 가능? 왜?
법률 해석은 정확, 합쳐보면 이상한 규제
미국과 홍콩 현물 ETF 허용 사례 잘 살펴야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한국 금융감독당국의 비트코인 관련 정책을 유심히 살펴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물론 하나하나 따져보면 다 법률과 부합하는 올바른 정책들이다. 하지만 큰 틀에서 다시 보면 상식을 벗어난다.

◆ 비트코인 현물 ETF 매매는 불법, '2배 레버리지'는 합법?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이 승인된 직후인 지난 2024년 1월 11일에 금융위원회는 긴급하게 보도자료를 냈다. '국내 증권사가 해외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가상자산에 대한 기존의 정부 입장 및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내용이다.

금융감독당국의 법률 유권해석은 명쾌하다. 금융투자업자는 자본시장법에 명시된 투자 허용 상품 리스트만 판매 가능하다. 따라서 ETF는 기초자산으로 구성된 기초지수를 추종해야 한다. 자본시장법은 기초자산으로 ▲금융투자상품 ▲통화 ▲일반상품 ▲신용위험 ▲기타 등을 인정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금융 현장에서 논란이 발생하자 1월14일에 추가 보도자료를 통해 "이 문제는 금융시장의 안정성, 금융회사의 건전성 및 투자자 보호와 직결된 만큼 이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는 보충설명을 한 바 있다. 여기서 주목되는 문구는 '투자자 보호'다.

아이러니하게도 해외에 상장된 '비트코인 2배 레버리지 ETF'는 별 다른 제한 없이 매매가 가능하다. 이는 법률상 합법이다. 또 같은 ETF라도 한국 상장 레버리지 ETF는 투자자가 '사전 의무 교육'을 수료해야 하지만 해외 상장 레버리지 ETF는 그런 제한규정도 없다.

금융위 관계자는 "법률상 해석이 명백하므로 국회에서 새로운 법률을 통과시키지 않는 한 해석상의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또한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팩트들을 다 합쳐보면 이상하다.

결국 투자위험도가 훨씬 높은 '비트코인 2배 레버리지 ETF'는 자유롭게 매매가 가능하지만, 그보다 위험도가 낮은 '비트코인 현물 ETF'는 매매가 불가능하다는 이상한 결론에 도달한다. 이게 과연 진정한 '투자자 보호'일까?

◆ 올해 비트코인 레버리지 ETF 2330억원 순매수

미국에 상장된 '2X 비트코인 스트레티지 ETF'는 레버리지를 선호하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인기다. 올해만 현재까지 누적 순매수 2332억원을 기록하며 순매수 순위 10위를 차지했다. 물론 1위 테슬라(1조3448억원)나 2위 엔비디아(8916억원)보다는 작은 규모다. 그래도 인기가 상당하다. 

 

또 비트코인에 회사 자금을 집중 투자해 유명해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도 인기종목이다. 올해에만 3047억원이 유입돼 한국인 순매수 5위를 기록했다. 선물 1배 ETF인 '프로셰어즈 비트코인 스트레티지 ETF'에도 545억원이 유입됐다. 한국인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

한국의 경제관료 중 관치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바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다. 2004년 카드 대란 당시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모든 것을 시장에만 다 맡겨서는 안 된다는 강한 신념이다. 이 말이 틀린 건 아니다. 시장은 때때로 이성을 잃는 경우가 많다.

7년 전인 2017년의 글로벌 암호화폐 폭등현상 역시 시장이 이성적으로 작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한국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했다. 2017년 초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외에도 시총 상위 200여개 코인 중 그 어떤 코인을 매수했건 상관없이 2018년 1월까지 1년간 광란의 상승질주를 했다.

당시는 엄청난 투기열풍이 불어 코인 매수 후 가지고만 있으면 모두 큰 돈을 벌 수 있었다. 이 광란의 시대에 한국은 일명 '김치프리미엄'까지 심각했다. 한국에서 거래되는 코인가격은 글로벌 시세보다 적게는 30%에서 크게는 50% 가까이 높았다.

그 시점에 시총 상위 10개 코인 중 가장 뜨거웠던 '리플'은 '코인마켓캡' 기준(당시 환율 1100원) 7원에서 3700원으로 1년간 무려 531배가 상승했다. 만약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53억원이 됐다는 뜻이다.

리플과 시가총액 2위자리를 다퉜던 이더리움도 9000원에서 127만원(당시 환율 1100원)으로 141배가 상승했다.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14억원을 만들 수 있었다. 그 외 다수의 코인들도 100~200배 정도는 우습게 상승했던 광기 가득한 시장이었다.

따라서 시가총액 1위였던 비트코인의 17배 상승은 겸손해 보이기까지 했다. 한국 사회 전체가 코인 폭등으로 붕 떠 있던 시기다. 문제는 미성년자들마저도 투자가 자유로워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코인 투자가 대유행이었다.

◆ '박상기의 난?', 호불호 갈린 정책

이렇게 시장이 이성을 잃고 있을 때 '관(官)'은 어떻게 해야 할까? 특히 2018년 1월은 코인 투자 광기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다. 정부가 2017년 12월 17일에 '가상통화 관련 긴급 대책'을 통해 코인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했지만 전혀 먹히지 않는 상황이었다.

급기야 이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박상기 전 장관이 2018년 1월 11일에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며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에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이 때를 기점으로 코인 가격 버블은 완전히 붕괴됐다. 시총 1위인 비트코인 마저도 1년간 -80% 이상 대폭락했다. 나머지 알트코인 대부분은 -90% 이상을 기록하며 수 많은 코인 투자자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이 사건이 코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박상기의 난'으로 불린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이 정책은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당시 정부가 너무 규제에만 집중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등 관련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다. 또 갑작스러운 거래소 폐쇄 발언으로 큰 손실을 본 코인 투자자들은 대체로 박상기 전 장관에 대한 분노가 상당하다.

◆ 중대한 상황에서 '관(官)'의 시장개입은 불가피

유관 부서간 조율되지 않은 '거래소 폐쇄' 발언은 과격했다. 하지만 분명히 긍정적인 부분도 존재한다. 버블이 커지면 커질수록 붕괴 시의 타격이 엄청나다. 더 늦기 전에 2018년에 버블이 붕괴된 걸 꼭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이 당시부터 수 많은 고민과 논의를 거쳐 지금의 '특정금융정보법' 등이 제정됐다.

또 가상자산거래소 1사 1은행 실명계좌 제휴 정책, 법인계좌 개설 금지, 미성년자 계좌개설 금지, 고객자산 별도 예치, 이용자 실명확인, 암호키 분산보관, 자금세탁방지의무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각종 규제도 생겨났다.

특히 1사 1은행 실명계좌 제휴 정책은 상위 4대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 거래가 집중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자본력이 열악해 은행의 실명계좌 제휴를 받지 못한 나머지 거래소들은 거의 다 도태됐다.

이는 결과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의 파산 위험을 최소화했다. 따라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자본력이 양호한 상위 거래소들은 상대적으로 해킹방지 등의 보안능력이 우수하다.

물론 부작용도 있었다. 점유율 1위 거래소인 업비트에 거래량이 70% 이상 집중되는 등 과점시장 형태가 됐다는 점이다. 그래도 거래소 파산으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볼 위험에 노출되는 것보다는 지금의 형태가 더 낫다는 평가다. 자본금 상위 거래소만 생존해 인위적으로 거래소의 안정성이 높아졌다. 그만큼 사회적 이익이 더 커졌다.

◆ 과도한 시장 개입은 혼란만 가중

반면 '관(官)'이 과도하게 시장 개입 시 혼란이 가중되는 경우도 있다. 바로 미국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매매 금지 조치가 그렇다. 물론 법률상 금융감독당국의 해석은 명확하다. 하지만 감독당국의 해석이 완벽하다면 스스로 자기부정에 빠지는 꼴이 된다.

이미 오래 전인 2021년 2월에 캐나다에 상장된 세계 최초 비트코인 현물 ETF인 'Purpose Bitcoin ETF(티커명 BTCC)'에 한국 투자자들은 3년 전부터 투자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이는 사전 승인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올 1월 11일 이후부터는 'BTCC 현물 비트코인 ETF'도 매수 대신 매도만 가능하다.

이에 대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캐나다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땐 감독당국의 규제가 없었다"며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 형태의 해외 상장 ETF를 다 자본시장법 해석에 따라 규제하는 건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사진 = 셔터스톡]

◆ 비트코인 현물 ETF, 긍정적 검토 필요

최근 캐나다, 미국에 이어 홍콩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이 승인됐다. 다른 동아시아 국가인 싱가포르, 일본, 한국 등에도 비트코인 ETF 허용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 수용성이 높은 나라다. '코인힐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통화 점유율 2위가 한국의 '원화'다.

올해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상장 현물 비트코인 ETF 투자수요는 크지 않다. 한국에서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현물 비트코인을 직접 매매하면 연말까지 100% 비과세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획대로 올 연말에 금투세가 도입될 경우 현물 비트코인에도 세금이 부과돼 내년부터는 미국 상장 비트코인 ETF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여유자금이 많은 한국 법인들과 기관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 수요는 개인보다 훨씬 더 크다. 한국의 가상자산거래소는 법인계좌 개설이 원천적으로 막혀 있기 때문이다. 이미 비트코인에 대한 한국인들의 수요는 충분히 확인됐다. 정부가 지금처럼 비트코인을 규제하고 금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마침 이복현 금감원장의 미국 방문이 5월에 잡혀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게리 겐슬러 위원장과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 상식적으로 보면 '미국 상장 비트코인 현물 ETF' 매매를 허용해 주는 게 이치에 맞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비트코인 현물 ETF'의 한국 상장 필요성이다. 국부 유출 방지에는 이게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기대해 본다.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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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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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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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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