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GDP 성장률 1.6%로 크게 둔화
PCE 물가상승률도 반등하며 인플레 우려 고조
성장 약화에 기업 실적 악화 전망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25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낮아진 성장률과 가팔라진 물가 오름세에 시장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 공포가 다시 불거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75.12포인트(0.98%) 하락한 3만8085.80에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3.21포인트(0.46%) 내린 5048.42로 집계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00.99포인트(0.64%) 밀린 1만5611.7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논의가 재개됐다. 미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문가 기대치 2.4%를 크게 밑돈 결과다.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크게 꺾였지만, 물가 오름세에는 오히려 속도가 붙었다. 같은 기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1년 전보다 3.4% 올랐으며 헤드라인 수치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3.1% 올랐다. 앞서 지난해 4분기 PCE 물가지수는 1.8%, 근원 PCE 물가지수는 2.0% 각각 상승했었다.
연준의 목표치인 2%에서 더욱 멀어진 물가 오름세에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도 크게 꺾였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올해 단 한 차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반영 중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지표에 금리 인하가 늦춰지더라도 강력한 경제가 기업 실적, 주식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논리도 힘을 잃었다.
시에라 뮤추얼 펀드의 제임스 세인트 오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GDP 수치는 시장이 고성장을 기대하며 주식에 매달렸던 패러다임에 확실히 타격을 입혔다"면서 "고성장이 없다면 예상보다 낮은 기업의 순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기대 이하의 실적 가이던스를 공개한 메타플랫폼스가 10.56% 급락하면서 매그니피센트7(M7·아마존,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알파벳, 메타플랫폼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내놓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은 각각 2.45%, 1.97% 내렸다.
투자자들은 26일 공개되는 3월 PCE 물가지수에 주목하고 있다. 3월 지표마저 속도가 붙은 물가 오름세를 확인한다면 연준 피벗(pivot, 정책 기조 전환) 기대도 또 한 번 약해질 수 있다.
S&P500 11개 업종 중 5개는 상승, 6개는 하락했다. 이 중에서도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4.03% 밀려 두드러진 약세를 보였고 원자재는 0.69% 올라 가장 강했다.
특징주를 보면 IBM은 64억 달러를 들여 해시코프를 인수한다는 발표 이후 8.04% 하락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보잉으로부터 신규 여객기 인도가 늦춰지며 4곳의 공항 취항을 포기하면서 6.98% 내렸다.
캐터필러는 2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6.95% 하락했다. 금값 상승 속에서 강력한 실적을 기록한 뉴몬트는 12.46% 급등했다.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오후 3시 기준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5.4bp(1bp=0.01%포인트) 상승한 4.70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일 이후 최고치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6.5bp 뛴 4.998%로 지난해 11월 13일 이후 가장 높았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날보다 0.26% 내린 105.58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26% 상승한 1.0729달러, 달러/엔 환율은 0.18% 오른 155.63엔을 각각 가리켰다.
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76센트(0.9%) 오른 83.57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물은 99센트(1.1%) 상승한 89.01달러를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 16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금값도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6월물은 전장보다 온스당 0.2% 오른 2342.50달러에 마감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1.44% 오른 16.20을 기록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