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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총알 대신 투표용지로"…정당의 성공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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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제대로 성취하려면 기초를 다지고 습득하는 지리하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통과하지 못하면 중도에서 포기하거나 주저 앉게 된다. 엄마에게 배우는 걸음마는 쉬운 절차같지만 갓태어난 아기에게는 고된 훈련과정이다. 배를 뒤집고 땅바닥에 기면서 키워진 팔, 다리, 아랫배의 근육은 걸음마를 위해 필수적이다. 앞뒤로 넘어질 듯한 불안함을 엄마가 조금씩 잡아주면서 단련된 다리 근육이 아기가 서서 지탱해 주는 시간을 늘려준다. 첫 발을 뗀 후 진행되는 걷기, 뛰기, 높이 뛰기, 넓이 뛰기는 엄마의 '걸음마' 연습에서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국가는 성장하기 위해서 어떤 요소가 필요할까? 그리고 그 성장의 결과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열쇠 중 하나인 정당이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국가성장 - 근대화, 민주화, 그리고 그 다음 단계는?

국가의 발전과정 초기에는 경제성장이라는 걸음마 과정이 필수적이다. 역사상 어떤 나라도 경제성장 없이는 정치적으로 안정을 지키며 발전하지 못했다. 근대화 이론(modernization theory)은 2차대전 이후 제국주의로부터 독립한 신생국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필수요소들이 요구되는지 답하기 위해 서유럽과 북미의 사례를 바탕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연구학파에 속한 학자 중 립셋(Seymour Martin Lipset)은 4가지의 국가성장의 필수조건을 제시했다.

산업화된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첫째 요소는 산업화(industrialization)다. 어떤 나라도 전통적 농업과 임업, 어업 등의 1차산업으로 잘 사는 국가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조금 늦게 출발한 국가들도 반드시 거쳐간 과정이 바로 산업화다. 폴 케네디(Paul Kennedy) 교수는 '강대국의 흥망'(1987)에서 1800년대 산업화 기간동안 생산된 철과 석탄의 양의 비교를 통해 국력을 측정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일본 등의 철생산 능력을 비교하면서 어떻게 세계패권이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영국에서 러시아와 미국으로 넘어 갔는지 보여 준다. 산업화는 농업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되면서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산업화의 결과 선진국가들의 1830년대 1인당 국민총생산 규모는 1,000 달러 수준에서 1900년대 초에 이르러 2,500 달러 수준으로 팽창되었다 (Bairoch 1995). 우리나라도 1960년대부터 시작된 산업화 초기 가발, 섬유, 신발 등의 단순제조업 생산에서 점차 자동차, 기계, 조선, 철강, 석유산업, 반도체 등이 주축이 된 선진국형 산업화를 통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둘째, 농촌인구가 공장이 있는 대도시로 이동하는 것은 필연이다. 이 현상을 도시화(urbanization)라 말한다. 일자리를 찾아 공장이 있는 도시로 이동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공장이 있는 도시는 빠르게 인구가 팽창하기 시작하면서, 주택, 위생, 안전, 실업, 건강, 인구증가, 범죄증가 등의 새로운 문제를 양산하면서 2차대전 이후 새로운 정책적 접근으로 해결해야 했다. 그것이 1932년 소개된 스웨덴의 뮈르달 (Alva Myrdal and Gunnar Myrdal) 부부가 발표한 인구문제의 위기(Kris i befolkningsfrågan)와 1943년 발표된 영국의 '베버리지 보고서(Beveridge Report)다.

세번째 요소는 부의 증가다. 공장에서 받는 임금은 농촌에서 일할 때보다 높아 부의 축적으로 소비와 생활수준이 향상된다.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문화생활과 여가의 증가와 독서시간의 증가도 함께 가져오면서 의식의 수준도 함께 발전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소득수준은 취업한 노동자와 비취업자(실업자), 고소득 노동자와 저소득 노동자간의 임금격차로 인해 발생하는 소득격차와 삶의 질의 격차는 양극화라는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냈다.

넷째, 교육수준의 향상이다. 18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교육개혁은 귀족 자녀들에게 독점되었던 교육을 국가가 모든 국민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공공재로 여기기 시작했다. 남성에 국한되었던 의무교육은 점차 여성으로 확대되었고, 의무교육기간도 3년에서 5년, 그리고 6년으로 확대되며 국민들의 의식수준은 빠르게 성장해 나갔다. 교육은 사회적 유동성 증가, 즉 부모와 자식세대의 신분상승을 진행시켜 중산층을 양산함으로서 기회의 균등을 통한 사회평준화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근대화이론가들은 위 4가지 요소가 민주화를 가능하게 하는 필수요건이라 말한다.

"농촌사회에서 민주화는 불가능하다"

영국노동당 당수를 역임하고 정치학자로 알려진 헤롤드 라스키(Harold Laski)의 말이다. 아테네도 도시였기에 민주주의가 꽃피울 수 있었다고 그는 단언한다. 전통적인 농촌사회에서는 절대로 민주화가 진행될 수 없다고 보는 이유로 주종관계가 확실한 지주와 소작농 혹은 농촌노동자의 신분사회에서는 평등과 자유의 수평적 인간관계 형성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든다. 귀족과 하인이 함께 대등한 권리를 누리는 민주사회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이 가능하고, 농촌에서보다 높은 임금으로 삶의 질이 향상되고, 한 표를 행사하는 민주적 시민의 권리를 만끽하며 민주화의 핵심적 세력으로 부상하게 된다. 그렇다면 민주화는 어떤 단계를 거쳐 뿌리를 내리게 되는 것일까?

민주화의 세 단계

민주화는 조직화를 통한 절차화(procedure), 법규범화(legality and rationality), 제도화(institutionalization)의 단계로 진행된다.

근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노동자들과 자유시민들은 점차적으로 조직화하기 시작했다. 차아티스트운동이 1830년대 말에 일어나 30년간 진행되고, 독일과 덴마크, 스웨덴 등의 국가에서 노동정당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늘어난 상인과 도시지식인의 증가만큼 자유무역을 요구하는 세력이 확장되며 자유당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시위와 폭력이 아닌 선거를 통한 권력확장이 더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절차민주주주의가 더욱 확대되었다. 선거, 대화, 타협 등의 조직문화도 서서히 뿌리를 내리는 것이 바로 절차화다. 이 민주적 절차화는 국민들이 느끼는 행정결정의 부당함, 일상생활의 불편함 등을 해결하는 과정으로 다양한 통로를 통해 서비스 소비자인 국민들의 만족감과 기대를 높여줘 국가의 안정적인 발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동했다.

두번째로, 절차민주주의는 법규범화를 요구한다. 자동차 속도를 통제한 일명 적색기법(Red Flag Law, 본래 법명은 Locomotives Act 1865), 소비자보호법, 기업법, 선거법, 정당법, 의회법 등의 관련 법령과 헌법에 따라 사회적 갈등이 해결되는 과정이 폭넓게 인정되기 시작했다. 사회적 불만과 갈등을 법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법제정과 개정, 그리고 준법정신이 뿌리를 내리며 법치주의가 사회에 서서히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법치질서의 확립이 국가가 쇠퇴하지 않고 성장하는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Fukuyama, 'Political Order and Political Decay', 2015).

셋째, 제도화의 진행이다. 국가통치자를 직접 국민의 손으로 뽑도록 하는 직접선거, 1인 1표씩 적용되는 평등선거, 누구에게도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의 선택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도입된 비밀선거, 그리고 누구의 강요나 협박에서 벗어나 투표하고 입후보해 선출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자유선거, 그리고 나이, 성, 인종, 종교, 경제수준에 관계없이 성인은 누구나 투표할 수 있게 하는 보통선거 등 5가지의 원칙에 따라 선거라는 민주적 제도가 정착되기 시작했다. 선거가 정권교체와 권력분립의 중심제도로 정착되면서 의회중심의 정치와 대통령제를 채택한 국가들은 직선제 대통령이 통치의 중심에 서고, 사법부의 독립이 보장되어 점차 권력의 균형과 견제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본투표가 시작된 10일 인천 계양구 계양3동 제6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2024.04.10 yooksa@newspim.com

민주화, 그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민주화 기간동안 절차화, 법규범화, 제도화가 제대로 정착되기 시작하면 편한 옷을 착용한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전철역에서 자연스럽게 줄을 서듯, 투표장에 가서 줄서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된다. 전철을 타면서 줄을 무시하고 끼어드는 사람이 어색하듯, 투표를 하지 않으면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들게 마련이다. 신성한 한 표를 통한 국민대표를 뽑는 중요한 행사에 참가하지 못한 자책감이라 할 수 있다. 신제도주의이론에서는 이를 제도의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이라 정의하고 있다. 경로의존성은 민주적 절차, 법규범, 그리고 제도가 시민의 행동강령으로 자리잡았을 때를 의미한다. 즉 민주적 절차, 법규범, 제도가 시민의식 속에 자리 잡아 사회화 (socialization)가 거의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의 정치적 현상을 시민문화의식(civic culture) 혹은 정치문화(political culture)의 진화(evolution)라 부른다 (Almond and Verba 1963; Schlozman, Verba and Brady 1995). 학자에 따라 시민의식과 정치문화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민주제도의 고착화(democratic consolidation)라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Juan J. Linz and Alfred Stepan, 'Problems of Democratic Transition and Consolidation', 1996).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와 스웨덴 V-Dem 민주주의 연구소가 매년 발표하는 민주주의 지표가 높은 국가들은 민주주의 고착화가 잘 이루어져 시민의 정치의식 수준이 높고 관용, 포용, 준법정신, 참여와 책임을 중시하는 시민적 사회화가 안정적으로 천착했기 때문에 대체로 민주제도를 신뢰하고 부패행위를 멀리하는 경향이 매우 높다. 정리해 보면, 민주화 다음 단계는 곧 시민의식의 사회화를 거쳐 완성된 고착화된 시민문화(consolidated civic culture)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민주화는 왜 실패할까?

민주화의 핵심은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 즉 도농간 빈부격차, 계층간 소득격차, 노사갈등, 가난의 대물림, 장애인차별, 산업재해, 지역간 생활의 질 차이, 높은 물가, 높은 실업률, 주택의 부족과 높은 주택가격, 탈법 및 불법선거, 선거법 위반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절차화, 법규범화, 제도화로 해결할 수 있어야 고착화된 시민화가 이루어 진다는 점이다. 시민문화가 고착화가 되지 못하면 국민들은 민주주의 제도를 신뢰하지 못하고 무능과 비효율성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점차 쌓이게 된다.

다시 말해 산업화를 거쳐 민주화 과정이 진행될 때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를 방치하거나 심각성이 확대될 때 대통령, 국회, 그리고 법원, 검찰, 경찰, 중앙은행 등을 불신하기 시작하게 된다. 축적된 불신과 불만은 오래 방치할수록 시위와 폭력의 불씨를 제공하게 된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미얀마, 태국, 아랍의 봄 이후의 튀니지, 리비아, 이집트 등의 국가에서 선거를 통한 민주주의 제도가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불안정적인 정국이 계속되는 이유다.

위르겐 하버마스 [사진=위키피디아]

서유럽과 북미에서 나타나는 시민불복종과 시위, 불만 등의 이유를 설명한 학자가 바로 하버마스(Jürgen Habermas)다. 그는 국가행정기능, 제도, 그리고 리더들의 역할에 대한 불신이 생기기 시작할 때 바로 국가의 정통성 위기(legitimation crisis)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하버마스에 따르면 정통성 위기의 하나인 정치제도의 위기는 한 국가의 제도와 리더들에게서 요구되는 역할, 즉 헌법과 법령에 명시된 그들의 정체성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하버마스는 이같은 현상을 정체성의 위기(identity crisis)라고 부르며 민주주의의 핵심적 실패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린 국가와 실패한 나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바로 가치중심으로 세워지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정당들의 존재유무다.

정당핸드북(Handbook of Political Parties)은 근대화와 민주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자신의 정치적 목적, 즉 정권창출을 위해 모인 집단이 곧 정당이라 정의한다. 정당들은 태생적으로 가치중심으로 모여,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지지계층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만들어지는 것이 보편적이다. 민주적 고착화가 진행된 국가에서는 공통적으로 오래된 정당들이 존재한다.

이렇게 다양한 정당들이 의회를 참여하며 정치적 대립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구민주주의가 안정적인 정당제도를 유지하며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자리를 잃은 성난 시민들,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가 간간이 불만을 표출하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반대로 민주화의 길목에서 갈등하고 있는 국가들은 어떤 이유로 정당들이 실패할까?

사회적 갈등이 만연된 국가의 정당에 결여된 4가지 요소

우리나라처럼 사회적 갈등이 심한 국가에서 정당들이 민주화의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지 못하고 실패하는 이유를 탐구한 이시야마(John Ishiyama) 교수는 4가지 요소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첫째는 대의성 증진을 위한 능력부족이다. 특정 세대와 지역의 집중적 지지를 받고 있는 정당들이 스스로 그 테두리에 가둬놓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제도의 개혁을 통해 전국정당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정당 내에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당내 목소리를 포용하고 함께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어야 대의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여전히 안주하고 있기 때문에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대의성의 확대에 실패하면 정당은 언제든지 와해될 수 있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둘째, 정당들의 갈등관리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당은 사회적 갈등을 의회로 가져가 다양한 세력의 요구사항을 타협가능한 선에서 다시 경쟁하는 정당에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의회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거리로 나가기 때문에 결국 국민은 자신의 목소리를 크게 해 언론의 보도와 핵심지지층을 모아 해결하고자 할 뿐이다.

셋째, 정당에게 요구되는 사회통합기능 능력의 부족이다. 분열의 반대개념이 통합이다. 사회적 분열은 결국 정당의 미숙한 통합능력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듣고 반대까지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사회통합능력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선거의 승리만을 위한 경쟁은 국가통합을 해치고, 결국 민주주의는 실패할 수밖에 없게 된다.

넷째, 국가발전의 책임성에 대한 실천능력 부재다. 정책을 통해 지지층의 세력을 확대해 나가고, 첨예한 사회적 갈등을 토론의 장으로 가져가 국민 앞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것은 곧 국가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지 정당의 정권창출에만 몰두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Ishiyama, 'Political Parties and Democratization', 2021). 정당이 총알(bullet, 여기서는 폭력과 무질서의 의미)보다 투표용지(ballot, 여기서는 선거, 혹은 평화적 대화와 토론의 의미)로 갈등을 해소할 수 없는 경우 한 국가의 민주화 과정은 다시 깜깜한 미로에 갇히게 된다고 경고한다 (Ishiyama, Introduction to the special issue "From bullets to ballots: the transformation of rebel groups into political parties", 2016).

이시야마 교수는 정당이 적극적으로 한 국가의 민주화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제도화된 정당제도의 구축을 위한 제도적 혁신의 증진(the promotion of institutional innovations that help build institutionalized party systems)이 필요하다고 제시한다.

아데나워재단 [사진=위키피디아]

정당의 혁신을 위해 필요한 것들

우리나라 정당들은 여야 할 것 없이 선거 때 공천을 통해 새로운 정치인이 공급되지만, 당의 정책과 가치를 우선하기 보다는 당선가능성과 당지도부에 대한 충성도에 더 높은 점수를 주기 때문에 당내의 활발한 비판과 반론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이시야마 교수가 지적한 네 가지 요소를 갖춘 정당으로 재창당 수준의 개혁을 하는 수 밖에 없다.

새로운 정당이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은 구태를 벗고 새로운 정신으로 무장하는 것이다. 당헌과 당규를 유럽정당들처럼 평균 15-20년 단위로 국내외적 변화와 시대적 요구에 맞게 개정할 것을 권한다. 이를 위해 정책연구소를 당지도부와 분리해 완전히 연구중심으로 씽크탱크를 개편하는 것이 필수다. 독일의 아데나워재단, 사민당의 에버트재단처럼 완전히 당권과 분리된 연구소를 운영하게 되면 당 정책과 당 가치의 재정비 등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당 지도부와 무관한 당 정치학교의 운영도 필수적이다. 북유럽 정당들이 운영하는 청년정치학교는 10대부터 20대에 이르기까지 세대별 지도자를 교육시키고 있어 전국 전역의 지방정치학교에서 배출된 신인인재들이 지방정치에서 수련을 하고, 중앙정치로 진출하는 방식이 정형화 되어 있다. 공천을 통한 새로운 피의 수혈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이며 지속성 있는 정치충원 방식을 한국정당들이 우선적으로 도입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

"정당은 소수 지지층과 정치엘리트들의 이익을 위한 집단이 아니다"라고 선언하면서 영국의 보수당을 창당한 로버트 필의 280년 전의 용기는 지금 우리나라의 정당들에 필요하다. 공고화된 시민문화를 지연시키고 민주화를 퇴행시키고 있는 정당을 개혁할 용기있는 지도자의 출현을 고대해 본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연혁 교수. 2024.01.15 mironj19@newspim.com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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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67개 점포 재개장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임시 휴업 이후 지난 7일 가오픈으로 영업을 재개한 홈플러스가 13일 전국 67개 점포의 정식 재개장에 들어갔다. 홈플러스가 13일 재개장에 들어갔다. [사진 = 뉴스핌DB] 무엇보다 관건은 매출 회복 속도다. 홈플러스는 법원이 정한 회생 계획안 가결 최종 기한인 9월 4일까지 약 3주 동안 정상화 가능성을 입증하고 채권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회생 계획안이 부결되거나 회생 절차가 다시 폐지될 경우 청산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공교롭게도 정식 개장 이후 첫 주말은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광복절 연휴 장보기 수요를 겨냥해 대규모 할인전에 돌입하는 시점과 겹쳤다. 여기에 훼손된 공급망 복구와 대주주 책임을 둘러싼 노조의 반발까지 맞물리면서 회생의 첫 관문을 맞게 됐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전국 67개 점포의 정식 재개장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59개 점포는 온라인 배송도 함께 재개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13일 자금난을 이유로 임시 휴업에 들어간 뒤 20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 자금(DIP)을 확보했고, 지난 7일 67개 점포의 가오픈을 시작했다. 이후 12일까지 협력업체들과 납품 조건을 협의하고 상품 입고와 시스템 보완 작업을 진행했다. 정식 개장에 맞춰 고객 유입을 위한 할인 행사도 마련했다. 마이홈플러스 회원을 대상으로 13일부터 나흘간 한우 전 품목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14일부터 사흘간은 당당 후라이드 치킨을 50% 할인한 3490원에 선보이며, 한돈 일품포크 삼겹살·목심은 40% 할인한 100g당 1980원에 판매한다. 20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 자금(DIP)을 확보한 홈플러스가 13일 정식 개장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khwphoto@newspim.com ◆ 이마트·롯데마트는 연휴 할인전 문제는 빅2도 같은 시기에 대규모 할인전에 나선다는 점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통상 월초를 중심으로 대표 할인 행사를 열어왔지만, 이번 8월에는 말복과 광복절, 대체 공휴일로 이어지는 연휴 수요를 겨냥해 행사를 두 차례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두 번째 할인 행사가 홈플러스 정식 재개장 시기와 겹치게 됐다. 롯데마트는 홈플러스 재개장일인 13일부터 17일까지 닷새간 '통 큰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통 큰 통닭'과 완도 활전복, 삼겹살·목심, 러시아산 활대게 등을 할인 판매하고, 한우 등심·국거리·불고기 등도 행사 대상에 포함했다. 이마트는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고래잇 페스타' 2차 행사를 연다. 신선식품과 델리, 간편식, 생필품 등을 최대 50% 할인하는 가운데 제주산 광어회와 광어회 필렛을 반값 수준에 판매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물가 부담이 커진 만큼 8월에는 고래잇 페스타를 2회로 확대 운영해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격 혜택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홈플러스의 점포 휴업·폐점 여파로 인근 이마트와 롯데마트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하는 등 반사이익이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투자증권은 홈플러스 매출의 30%가 경쟁사로 이동하면 이마트·롯데쇼핑 매출이 최대 1조5000억원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 공급망 복구가 변수…안정적인 납품과 상품 확보돼야 두 경쟁사가 사전에 대규모 행사 물량을 확보해둔 것과 달리 홈플러스는 기업 회생 절차와 임시 휴업을 거치며 훼손된 공급망을 복구하는 단계에 있다. 협력업체 다수가 선결제나 결제 기한 단축을 요구하면서 납품 협상이 길어지고 있으며, 공익 채권 미변제 논란도 거래 신뢰 회복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홈플러스는 신규로 공급받는 상품의 대금을 우선 지급하는 조건 등을 제시하며 협력업체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채권과 신규 납품분의 지급 조건을 구분해 거래를 재개하는 방식이다. 자금 회수가 빠르고 집객 효과가 큰 신선식품과 자체 브랜드(PB) 상품 중심으로 매대를 구성한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홈플러스는 기존 복층 매장을 단층 중심으로 재편하고 식품·생필품과 PB 상품에 집중하는 이른바 '트레이더 조'형 모델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사업 모델 전환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납품과 점포별 상품 구색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홈플러스 마트산업노조는 "MBK는 끝내 청산을 시도할 것"이라며 "그 전에 '제대로 된 회사'에 인수 합병(M&A)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가 경영에서 물러나고 새로운 인수 주체가 나서야 한다는 요구다. 다만 현재 시장에서는 홈플러스 인수 의향을 공개적으로 밝힌 기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인수 금액뿐 아니라 고용 승계와 노사 관계, 잠재 채무 등도 인수자의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앞서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과 MBK파트너스는 2000억원 규모의 DIP 조달과 대주주 책임을 둘러싸고 수개월째 공방을 벌여왔다. MBK와 메리츠가 자금 지원 조건과 보증 책임을 놓고 대립하는 동안 노조는 양측의 책임 있는 조치와 정부 개입을 요구해왔다. 결국 이번 첫 연휴 주말의 판매 실적은 단순한 유통 3사의 할인 경쟁을 넘어 홈플러스의 정상화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fineview@newspim.com 2026-08-1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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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7월 소비자물가 3.4%로 둔화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며 완만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초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커졌던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낮아졌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은 12일(현지시간)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고 밝혔다. 6월에는 0.4% 하락해 6년 만에 처음으로 월간 기준 하락세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CPI 상승률은 3.4%로 6월의 3.5%에서 둔화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6월에는 보합이었다. 전년 대비 근원 CPI 상승률 역시 2.6%에서 2.5%로 낮아졌다. 헤드라인과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모두 로이터와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미국 여성이 생활용품점 '달러트리'에서 식료품을 구입하고 있다. 2018.08.30 [사진=블룸버그]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지만, 6월에 이어 7월에도 월간 물가 흐름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초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촉발됐던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은 공식 물가 목표를 판단할 때 CPI보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더 중시한다. ◆ CPI 예상 부합…9월 금리 인상 확률 42%로 하락 이번 CPI는 지난주 발표된 미국 고용보고서에서 예상 밖의 일자리 감소가 확인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컸다. CPI 발표 전 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약 46%였다. 지표 발표 이후에는 42%로 떨어졌다.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상승폭을 확대했고 미 국채 수익률은 전 구간에서 하락했다. 7월 물가와 고용이 모두 비교적 완만하게 나타나면서 연준이 당장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줄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3.50~3.75%로 동결했다. 다음 FOMC는 9월 15~16일 열린다. 다만 연준 정책위원들은 9월 회의에 앞서 8월 CPI와 고용보고서를 추가로 확인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한 만큼 8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다소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계절적 왜곡 요인이 사라지면서 고용 증가세도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 에너지 가격 1.5%↓…주거비가 CPI 상승분 3분의 2 세부 항목에서는 에너지 가격 하락이 전체 물가 상승을 억제했다. 7월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1.5% 떨어졌다. 6월 5.7% 급락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다만 앞선 몇 달간 국제유가가 크게 오른 영향으로 전년 대비로는 여전히 14.7% 상승한 상태다. 이란에 대한 공격이 시작된 직후인 지난 3월에는 에너지 가격이 한 달 만에 10.9% 급등했다. 식품 가격과 주거비는 각각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특히 주거비는 그동안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게 만든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다. 7월 주거비 상승폭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전체 헤드라인 CPI 상승분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고 BLS는 설명했다. 신차 가격은 전월 대비 0.1%, 중고차와 트럭 가격은 0.4% 상승했다. 의료비는 0.4% 올랐고 항공료는 2.2% 뛰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이미지화 한 일러스트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가 재상승은 변수…8월 물가 다시 뛸 가능성 시장에서는 7월 CPI가 금리 인상 우려를 낮췄지만 인플레이션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동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원유 순수출국인 데다 그동안 석유 재고를 줄이면서 유가 급등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일부 흡수했지만,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런 상황이 무기한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결국 줄어든 석유 재고를 다시 채워야 하는 만큼 원유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번 주 공개된 인터뷰에서 이란을 "교활한 협상가들"이라고 비난하며 대이란 군사 대응 가능성을 열어뒀다. 중동 정세가 다시 악화해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8월 이후 미국 물가에도 다시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7월의 완만한 물가 상승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를 낮췄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가 수준 자체가 여전히 높은 데다 임금 상승세가 물가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생활비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들의 평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오는 11월 미 의회의 향후 2년간 주도권을 결정할 중간선거에서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koinwon@newspim.com 2026-08-1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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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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