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회의 주재…25조 소상공인대책과 조목조목 반박
영수회담 "물가·금리·재정 상황 고려 어려운 분 더 지원" 논리 더 구체화
'국채 재원 조달, 마구 얘기한다"…세제 개편 확정되면 野와 충돌 불가피
[서울=뉴스핌] 온종훈 정책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주재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회의는 앞으로 9월 정기국회에서 벌어질 여야 간 정책 공방이 얼마큼 치열하게 진행될지 예고하는 성격이 강하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Ktv캡처]2024.07.03 photo@newspim.com |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과 '부자감세 반대' 기조와 대통령실을 비롯한 여권의 흐름이 정반대이기 때문에 정부, 여당 입장에서는 정기국회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25조원의 소상공인 종합대책을 내놓으며 작심한 듯 "포퓰리즘적인 현금 나눠주기식이 아니라 도움이 절실한 소상공인에게 맞춤형으로 충분한 지원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겨냥한 것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추진해 온 국민 1인당 25만원~3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이다. 민주당은 지원금을 위한 '2024년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을 22대 국회 1호 당론 법안으로 채택하고 국회에 발의했다. 지원금 지급을 위해서는 13조~15조원으로 추산되는 재정을 쏟아 부어야 한다. 여기다 최근 자당 소속의 기획재정위 위원들이 추가경정예산 편성 요건을 '양극화 해소와 취약계층 지원' 등까지 추가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이중으로 지원금 지급을 정부에 압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국민 1인당 왜 25만원을 주느냐, 한 10억원씩 100억원 줘도 되는 것 아니냐"라고 다시 한번 이날 회의의 성격이 민주당의 지원금에 대한 반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의 주요 맥락은 민주당이 올초 이후 지원금을 제기할 때 마다 주장해 온 근거들을 조목 조목 부인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민주당은 총선 국면이던 올초에는 사과·배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서민의 생활물가가 급등하자 1인당 25만원의 '재난지원금'을 풀어 물가도 잡고 소비도 살려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1월 경제정책방향 회의인 '활력있는 민생경제'를 언급하면서 1분기 경제성장률(GDP)이 1.3% '깜짝 성장'을 했고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로 3개월 연속 2%대의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 전망을 연초 2.2%에서 2.6%로 0.4% 포인트 상향했다고 보고했다.
민주당은 총선 이후에는 지원금 지급해야 하는 이유를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와 취약계층이 어려움 겪고 있다는 점에서 '양극화 해소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을 바꿨다. 이 때부터 '코로나 대출금'의 이자 지원 등을 위한 1조원 안팎의 재정소요를 같이 주장했다.
지난 4월말 이 전 대표와 윤 대통령간의 여야 영수회담에서 이 대표가 지원금에 대한 윤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고 윤 대통령은 "물가, 금리, 재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어려운 분을 더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며 우회적으로 반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이날 경제정책방향 회의에서 발언은 좀 더 구체적이다. 코로나 팬데믹 때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여전하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25조원의 소상공인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했다.
'코로나 대출'에 따른 이자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저금리 대환대출 대상을 저신용자와 중저신용자까지 확대하고 80만명의 소상공인 정책자금과 보증부 대출의 상환기관을 5년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여기다 전기료 지원대상을 연 매출 3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확대하고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 제도를 2025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폐업위기에 몰린 소상공인들에게는 채무조정과 함께 새출발 기금을 올해 6월말까지 사업을 한 모든 소상공인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의 소상공인 대책의 핵심은 민주당의 민생지원금이 추구하는 '보편 지원' 과 달리 실제 어려움을 겪는 계층과 부문을 대상으로 한 '선별 지원'이다. 이런 논리의 바탕을 정부 재정이라는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에서 민주당이 민생지원금의 해결방안으로 언급한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 충당을 겨냥한 듯 "국채라는 것을 정말 개념 없이, 방만한 재정이라는 것이…"라며 "대차대조표에 대변, 차변이 일치되면 문제없다는 식으로 마구 얘기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채상병특검법 국회 본회의 처리와 이 전 대표 수사검사 탄핵 등에 '올인' 하고 있는 민주당이 이날 경제정책방향 회의와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구체적인 논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서 지난 2일 이 전 대표와 민주당 의원 전원이 발의에 참여한 '민생위기 특별조치법'(지원금법)이 행정안전위에 상정됐다.
앞으로 7월말로 예정된 정부의 내년도 세법개정안과 예산안이 확정되면 또 한차례 여야정간 치열한 공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와 상속세 등의 완화를 이번 세제 개편에 담고,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법안도 포함시킬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 일부 기류는 이에 대해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으나 공식적으로는 '세수 결손-부자 감세 반대'다. 여기다 이날 소상공인 대책과 함께 발표된 '밸류업프로그램'인 배당 확대 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하나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상향 등도 국회 통과가 필요한 세법 개정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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