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 오조작 장치 의무화 목소리도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시청역 역주행 사건'으로 급발진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민들은 페달 블랙박스 추가 설치를 알아보거나 급발진 대처 방법을 숙지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불안감을 해소하고 있다.
일각에선 페달 오조작 장치 설치를 의무화 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페달 블랙박스는 액셀과 브레이크 등 운전석 하단의 페달을 녹화해 운전자가 액셀을 밟지 않았다는 주요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7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역주행 교통사고 현장에서 한 시민이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2024.07.07 leehs@newspim.com |
8일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시청역 역주행 사건' 이전엔 0이었던 페달 블랙박스의 관심도 지수(최대 100)는 사고 당일인 7월 1일부터 5일 연속 증가해 첫날 12에서 100까지 늘었다. 구글트렌드는 검색량을 기반으로 사람들의 관심도를 나타낸다.
'시청역 역주행 사건'은 지난 1일 A씨 차량이 시청역 인근 도로를 역주행하다 인도에서 행인을 들이받은 뒤 차량 두 대를 잇달아 추돌한 사고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사상자 16명이 발생했지만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해당 차량 운전자인 A씨는 급발진 사고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현행법상 차량 결함 입증에 대한 책임은 제조사가 아닌 운전자에게 있다. 수많은 부품으로 이뤄진 자동차의 오작동, 결함을 일반인이 입증하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입증 과정이 까다롭고 증명 책임이 제조사 측에 아닌 소비자에게 있어 개별로 다투기 어렵다. 차량 급발진이 인정된 사례도 국내엔 한 건도 없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의료사고가 났을 때 환자가 의사의 과실을 입증해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라며 "관련 지식이 부족하기에 의료사고보다 급발진이 입증하기 더 힘들다"고 말했다.
이외에 자동차 전문가들의 영상을 통해 급발진 대처법을 익히려는 이들도 있다. 온라인에 올라온 관련 영상에는 '시청역 역주행 사건'을 접한 뒤 급발진 대처법을 알아보고 있다는 반응이 달렸다.
회사원 김모(35) 씨는 "남의 일 같지 않아서 관련 영상을 보면서 급발진 대처 방법을 찾아봤다"며 "혹시 몰라서 내 차량의 급발진 사고 유무를 확인했다. 페달 블랙박스 구입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페달 오작동을 방지할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직원들의 빈소에 방문해 "페달 오작동 또는 오조작이 발생했을 때 기계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장치를 어떻게 의무화할지도 논의가 이뤄져 앞으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페달 오조작 방지를 위해 신차에 페달 오조작 장치 부착을 의무화한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르면 내년 6월부터 모든 신차에 페달 오조작 급발진 억제 장치(PMPD)를 설치하도록 할 계획이다. PMPD는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았을 때 엔진 출력을 자동으로 줄여 급발진을 막아준다.
급발진 관련 법안은 국내에서도 상정됐다. 2년 전 강원도 강릉에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고(故) 이도현(사망 당시 12세)군이 사망하면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할 경우 제조사가 차량 결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도록 한 '제조물책임법 일부개정안'인 일명 '도현이법' 이 주목받았지만 21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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