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교제폭력 피해자 87인에게 '지키미' 준 경찰..."폭력 꼭 막아야 한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양천경찰서 신월1파출소 고영일 경사
교제폭력, 피해 당사자로 생각 안하는 사람 많지만
포기 않고 설득…재차 찾아가 대화 유도하고
휴대용 비상벨 '지키미' 사용하도록 해
노력 인정받아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 유공자에도 선정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이 XX, 그만 안 해!"

수화기 너머로 남성의 욕설이 먼저 들려왔다. 여성이 뭐가 문제냐며 항의하는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교제폭력이다. 고영일 경사는 몇 초 만에 상황을 파악했다. 그가 근무하는 양천경찰서 신월1파출소에는 교제폭력 신고가 유난히 자주 접수됐다. 신월1·3동의 여성 1인 가구 비율은 양천구에서도 2~3위를 다퉜다.

고 경사가 교제폭력 피해자들에게 예방 서비스를 안내하게 된 이유였다. 폭력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처음에는 단순 말싸움으로 신고가 들어왔지만, 가해자를 멈추지 않으면 난동은 더 심해졌다. 깨진 그릇 조각이 사방으로 흩어진 현장을 보면서 고 경사는 "또 다른 폭력이 일어나기 전에 꼭 막아야 한다"고 거듭 생각했다. 

고영일 경사가 지난 11일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에서 상을 받고 있다. [사진=본인제공]

그는 올해만 87명의 여성에게 휴대용 SOS 비상벨 '지키미'를 지급했다. 서울시와 경찰청에서 고안한 지키미는 성폭력, 가정폭력, 교제폭력 등에 노출된 이들을 위해 고안됐다. 지키미를 누르면 미리 등록해둔 지인 5명에게는 문자가 가고, 위치추적도 된다. 

하지만 정작 지키미를 신청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피해 여성들이 (남자친구인데) 이러다 말겠지,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요. 분리 조치까지 했는데도 가해 남성이랑 잘 지내겠다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어요." 

고 경사는 "발로 뛰는 게 중요하다"며 포기하지 않았다. 신월3동 주민센터와 협업해 '범죄예방 간담회'를 열어 여성들을 직접 설득했다. 사건 이후 피해자 주거지에 여러 번 찾아가서 안부를 묻기도 했다. 요새 잘 지내시냐, 가해자랑 연락은 하시냐, 신변 걱정은 없느냐 등등. 

질문을 주고받다가 양천구에서 제공하는 '안심장비 지원사업' 서비스도 안내했다. CCTV나 현관문 이중장치를 설치해주는 사업이었다. 그러면 처음에는 괜찮을 거라며 미온적으로 생각했던 피해자들도 서류를 적어 건넨다고 했다. 

아무리 경찰이라도 피해자들에게 연락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교제폭력 사건에서는 피해 당사자들이 추가 수사를 원하지 않는다며 불편해하는 경우가 많다. 경찰이 심각한 사안이라고 판단해서 체포를 했을 때, 여성 측에서 오히려 '내 의도는 그런 게 아니었다'며 경찰을 독직폭행으로 고소한 사례도 있었다. 

고 경사도 나름의 매뉴얼을 만들었다. 현장에서 두 사람을 분리시킨 후 피해자의 흥분이 가라앉으면 차분하게 설득한다고 했다. 비슷한 사건을 여럿 본 적이 있다며 이후 재범의 위험이 있다고 한다. 경찰이 현장에서 사건을 종결처리할 경우 더는 개입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진다고도 덧붙인다. 모든 피해자들이 고 경사의 논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하면 절반 정도는 마음을 돌려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곤 한다. 

이러한 노력에 고 경사는 양천구에서 진행하는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 유공자'에 선정돼 지난 11일 표창장을 받았다. 올해 양천경찰서 내에서 이 상을 받은 경찰은 고 경사까지 2명뿐이다. 

상을 받은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그는 현장에서 큰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관할에서 112 신고가 감소되는 게 체감돼요. 요새는 데이트폭력이 잠잠한 거 같다고 우리끼리 얘기하다가, 내가 어느 정도 기여를 했구나 생각이 들어요."

hell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사진
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