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전기·전자

속보

더보기

'영원한 1등은 없다' 인텔의 오만과 편견…삼성도 반면교사 삼아야

기사입력 : 2024년09월24일 08:12

최종수정 : 2024년09월24일 09:29

'반도체 거인' 인텔, 피인수 기업 몰락
안일한 기술 개발·적기 투자 실패 탓
무사안일주의 조직문화도 원인 지목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한때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에서 인수 대상으로 전락한 인텔의 위상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1등이 계속될 것이란 '오만'과 모바일과 인공지능(AI) 시장을 과소평가한 '편견'은 '반도체 거인'을 한순간에 구렁텅이로 내몰았다.

삼성전자는 인텔과 마찬가지로 반도체 설계부터 제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까지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 성장했지만, 기술력과 조직 문화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의 복합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인텔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텔 일러스트레이션 [이미지=로이터 뉴스핌]

◆미세 공정 기술의 한계
모바일 시장에서 삭제된 인텔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을 담당하는 인텔파운드리서비스(IFS)를 자회사로 분사한다는 계획을 밝힌 데 이어, 퀄컴이 인텔 인수를 타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실현될 가능성은 낮지만 인텔이 피인수 기업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현실은 시장에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1968년 설립 후 인텔은 반도체 역사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0년 세계 최초로 D램 반도체를 개발했고, 1971년 최초의 CPU도 선보였다. 이후 PC 대중화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 윈도우와 인텔의 CPU를 장착한 PC가 가정과 사무실을 장악하면서 전성기를 보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면서 인텔은 업계와의 경쟁에서 뒤처지기 시작했다. 가장 큰 원인은 미세 공정 기술의 한계다. 인텔은 2010년대 14나노 공정에 7년간 머무르면서 기술 개발의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인텔은 반도체의 설계, 테스트, 제조, 후공정 등 모든 반도체 생산 공정을 단독으로 수행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이다. 직접 설계한 반도체를 제조까지 해야 하는데 낮은 수율이나 성능이 좋지 못한 이유로 다음 단계인 10나노 공정 진입에 시일이 걸렸다.

이때 CPU 경쟁사인 AMD는 TSMC와 협업해 ZEN 1이라는 아키텍처를 출시, 인텔의 기술 공백으로 생긴 시장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특히 인텔은 서버용 CPU의 공정도 늦춰지면서 코로나 시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거나 서버를 구축하는 많은 고객사들이 인텔의 CPU 대신 AMD를 선택, 서버 CPU 시장에서도 AMD에 점유율을 내주기 시작했다.

PC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전환하는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이미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인 2010년 뒤늦게 모바일 칩 사업에 뛰어들었다 적자만 쌓은 채 2016년 스마트폰용 반도체 사업을 접었다.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은 애플이나 삼성전자, 퀄컴 등이 주도하고 있다.

TSMC를 따라잡겠다며 재진입을 선언한 파운드리 사업도 3년 만에 천문학적인 적자만 쌓은 채 분사 결정을 내렸다. 독일과 폴란드에서 짓고 있는 공장 건설도 잠정 중단하고 전체 직원의 15%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인텔 비전 2024에서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인텔 가우디 3 가속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인텔]

◆엉덩이 무거워진 직원들
책임 회피하는 관료주의도 문제

이같이 인텔이 기술 개발에 뒤처지고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원인으로 과거 기술력을 중시한 엔지니어 출신의 CEO 대신 2000년대 중반부터 재무전문가를 CEO로 기용하면서 시작했다는 이유가 지목된다. 특히 IDM으로 덩치를 키우며 비대해진 조직은 무사안일주의와 관료주의가 자리 잡으며 시장 트렌드에 민첩하게 반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인텔 이사회에서 립부 탄이 사임했다고 전하며 "반도체 베테랑인 탄 이사가 사임한 것은 인텔의 위험 회피적이고 관료주의적인 문화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불필요한 관료주의를 없애고 싶어 했지만 관철되지 않자 좌절감을 느꼈다"며 "특히 비대해진 인력 구조, 위험 회피적인 문화, 뒤떨어진 AI 전략 등에 실망했다"고 전했다.

◆한 번의 판단 미스, HBM 시장 내줘
조직 문화 단속 나선 삼성전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인텔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도 인텔과 마찬가지로 설계부터 제조, 파운드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산 과정을 담당할 수 있는 IDM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다.

하지만 몇 번의 판단 미스가 삼성전자의 '초격차' 경영 이념을 흔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준 고대역폭메모리(HBM)다. 삼성전자는 2019년 HBM 연구 개발팀을 해체한 여파로 최근 시장 경쟁에서 밀렸다. 도래할 AI 시장에서 HBM의 중요성을 간과한 패착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뉴스핌DB]

내부의 조직과 기술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관료주의적인 조직 문화를 깨부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지난 5월 새롭게 삼성 반도체의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부서간 소통의 벽, 문제를 숨기거나 회피하고 희망치만 반영된 비현실적인 계획을 보고하는 문화 확산 등을 경쟁력을 약화시킨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반도체 신조직문화'(C.O.R.E. 워크)를 제시했다. 'C.O.R.E'는 문제 해결과 부서 간 협력을 위해 소통하고(Communicate), 직급과 직책에 상관없이 치열한 토론으로 결론을 도출하며(Openly Discuss),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고(Reveal),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철저히 실행한다(Execute)는 의미다.

전 부회장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리더간, 부서간 소통을 강화해 소통의 벽을 제거해야 한다"며 "직급과 직책에 관계없이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인정하고 도전할 것은 도전하며 투명하게 드러내서 소통하는 반도체 고유의 치열한 토론문화를 재건해야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또 반도체 사업 50주년을 맞아 앞으로의 50년을 위해 새 '반도체인의 신조'를 만들어 새로운 일하는 방식도 도입하기로 했다.

조직 쇄신을 위해 인력 구조조정에 관련해서는 인텔과 상반된 입장이다. 삼성은 이재용 회장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기업인의 의무'라는 뜻에 따라 채용 규모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꾸준한 인재 확보가 회사와 국가 미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삼성은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sy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주니어 취재진 피해 조용히 입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취재진을 피해 조용히 입국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탑승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04.29 choipix16@newspim.com 29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주니어는 전용기편으로 입국해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오후 6시20분경 도착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탑승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04.29 choipix16@newspim.com 이후 취재진을 피해 건물 오른쪽으로 나간 뒤 준비된 벤츠 차량을 타고 떠났다. 차량은 정 회장 측에서 직접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주니어 외 여성 1명이 동행했으며 화사한 옷을 입은 채 꽃을 들고 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현장에는 취재진과 경호원을 포함해 많은 인력이 대기 중이었다. 강서경찰서에서도 출동해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트럼프주니어를 위해 마련된 의전 차량. 왼쪽 차량을 타고 공항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2025.04.29 whalsry94@newspim.com 당초 트럼프주니어는 차량을 타고 숙소로 바로 이동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경기 성남시 백현동 소재 정 회장 자택으로 이동해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회동을 가질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찬 회동 이후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밤 10시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조선팰리스 호텔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 호텔에서 하룻밤 묵은 뒤 30일 국내 재계 총수들과 릴레이 면담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5.04.29 choipix16@newspim.com 이번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평소 친분이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가교 역할'을 하면서 성사됐다. 정용진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 일정에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트럼프 주니어의 구체적인 방한 일정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재계에서는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4대그룹을 비롯해, 한화, GS, HD현대중공업 등 10대 그룹 주요 총수들이 연이어 트럼프 주니어와의 면담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면담 예정일은 오는 30일로 전해졌다. 트럼프주니어를 기다리는 취재진으로 북적거리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mkyo@newspim.com 2025-04-29 19:29
사진
'김문수·한동훈' 최종 승자는 누구 [서울=뉴스핌] 박서영 김가희기자 =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결선 진출자에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반탄(탄핵반대)파 김 후보와 찬탄(탄핵찬성)파 한 후보가 2파전을 겨루게 된 가운데 최종 1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오후 3차 경선에 진출할 후보자 2명을 발표했다.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탈락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가나다순)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경선 결과를 발표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어 3차 경선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우리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깊이 고민하시고 이번 투표에 참여해주신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2강 후보에 진입한 김 후보는 "한 후보와 같이 마지막 경선을 하게 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미래가 창창한 대한민국을 위해 한 후보께서 많은 역할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 후보는 "어려운 대선 상황에서 김 후보와 제가 생각은 조금 다르지만 2인 3각의 마음으로 하나의 후보로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맞서야 한다"며 "남은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를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생각하고 함께 이재명과 싸워 이기는 한 팀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홍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입당시켜, 3차 경선에 진출하는 2명의 후보와 '원샷 국민 경선'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그 부분은 조금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도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다. 지금 제가 답을 드리는 것 자체가 너무 앞서가는 것이고 당에서도 생각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차차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 후보는 한 대행을 포함한 '원샷 경선'이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머지 (탈락한) 6명은 치열한 과정을 통해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갑자기 (한 대행이) 들어와서 여기서 경선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전통이 있고 룰이 있는 정당"이라고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진출에 실패한 안철수 후보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한편 이날 결선 문턱을 넘지 못한 안 후보는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이재명을 막고 정권교체 이루는 데 제 힘을 바치겠다. 우리 당의 승리가 국민 승리고 역사의 승리"라고 소회를 전했다. 홍 후보는 이날 결선 탈락을 끝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홍 후보는 "정치인생을 오늘로서 졸업하게 되어 감사하다. 이제 시민으로,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앞서 지난 27∼28일 진행된 국민의힘 2차 경선은 당원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의 룰이 적용됐다. 당원 투표엔 76만5773명 중 39만4명(50.93%)이 참여했고 국민 여론조사는 5개 기관에서 6000명(역선택 방지 적용)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후보들의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결선에 진출한 김 후보와 한 후보 중 누가 앞섰는지 알 수 없다. 이날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한동훈 후보 2명은 오는 30일 양자 토론회를 진행한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다음달 1∼2일 양일 동안 선거인단 투표(50%)·국민 여론조사(50%)를 거친 후 같은달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1명을 선출할 계획이다. seo00@newspim.com 2025-04-29 15:4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