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징벌 위해 수용자 지문 강요한 교도관...대법 "진술거부권 침해"

기사입력 : 2024년11월11일 06:00

최종수정 : 2024년11월11일 06:00

이불정리문제로 실랑이 벌이다 욕설 행위
징벌대상행위 적발보고서 무인 지시 거부
금치 20일 징벌처분 취소소송 제기...승소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교도관이 수용자의 징벌대상행위 적발 보고서에 지문을 찍도록 강요하는 것은 헌법에서 정한 진술거부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보고서에 기재된 규율 위반 행위는 향후 형사책임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어 수용자가 이를 불이익한 진술로서 부인하며 교도관의 무인 지시를 거부할 헌법상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A씨가 대구교도소장을 상대로 제기한 징벌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3월 부산구치소에 구속된 후 진주교도소를 거쳐 2021년 9월부터 대구교도소에 수용 중인 자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규율 위반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금치 20일의 징벌처분을 받았다.

이불 정리 문제로 다른 수용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A씨가 욕설을 하며 소란을 피운 행위와 이에 대해 교도관이 징벌대상행위 적발 보고서를 발부하고 무인(지문)을 하도록 지시하자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며 고함을 지르고 거부한 행위 등이 징벌처분 사유였다.

이에 대해 A씨는 "같은 거실의 수용자와 이불 정리 문제로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욕을 하거나 큰 소리를 낸 적이 없고 오히려 다른 수용자가 욕을 하고 큰 소리를 질렀다. 그럼에도 교도관은 사실과 다른 내용이 기재된 보고서를 발부하며 무인을 요구했고 이를 인정할 수 없어 거부했던 것"이라며 "이 사건 처분사유는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1심과 2심 재판부는 A씨가 이불 정리 문제로 다른 수용자와 말다툼을 하다 욕설을 하며 소란행위를 한 사실은 처분 사유로 인정되지만, 교도관이 징벌대상행위 적발 보고서에 무인을 요구했음에도 이를 거부한 행위에 대해서는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적발 보고서는 욕설, 소란행위 등 법령 위반 행위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향후 징벌의 대상이 되거나 형사책임과도 관련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수용자가 규율 위반 행위를 부인하는 경우 적발 보고서에 무인을 요구하는 교도관의 지시를 거부할 헌법상 권리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그럼에도 교도관이 수용자에게 무인을 강요하는 것은 자기부죄(自己負罪) 금지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자기부죄(自己負罪)란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범죄에 대한 형벌을 받게 될 수도 있는 진술이나 증거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는 "규율 위반 행위를 부인하는 원고가 이에 저항하여 고함을 질렀다고 하더라도 그 동기, 행위의 정도 및 결과 등에 비춰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범위를 일탈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불 정리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 욕설을 한 행위의 경우 위반의 정도가 경미한 사안으로 금치 20일의 징벌처분을 하는 것은 그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A씨에 대한 징벌처분을 모두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헌법상 진술거부권에서 진술의 의미, 적발 보고서에 대한 무인 요구 행위의 진술거부권 침해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하고 A씨의 손을 들어줬다. 

jeongwon1026@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2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