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찬반 집회 격화…밤샘집회도 이어가
경호처 "매뉴얼대로 대응"…영장 저지 의사
정진석, 사전조율 안된 '제3장소·방문조사' 제안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에선 탄핵 찬반 집회가 격화되고 대통령실과 경호처 직원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을 전후해 탄핵 찬반 집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은 이날도 밤샘 집회를 이어가며 관저 앞을 지키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임박한 가운데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진입로에 대형 버스가 세워져 있다. 2025.01.14 mironj19@newspim.com |
탄핵 반대 측인 신자유연대 등은 이날 오전부터 국제루터교회 앞 인도와 2개 차로에서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공수처 해산", "내가 경호원이다", "탄핵 무효" 등을 외치는 등 체포영장 집행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탄핵 찬성 측 역시 한남동 볼보빌딩과 일신빌딩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반란수괴 윤석열 체포', '특급 범죄자 김건희 체포'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고 외쳤다.
이날 오후 관저 정문 앞에는 대형 버스 한 대가 가로로 배치돼 진입로를 가로막고 있다. 정문 뒤편으로는 버스 두 대가 양옆으로 세워져 있으며, 그 뒤로는 버스 다섯 대가 일렬로 차벽을 형성해 관저 내부 상황은 보이지 않았다.
◆ 경호처 "사전승인 없는 강제 출입은 위법…매뉴얼대로 대응"
대통령실을 경호하고 있는 경호처 직원들 몸가짐과 눈빛에서도 긴장감이 느껴지고 있다. 경호처는 이날 물리력을 사용해서라도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경호처는 이날 오전 경찰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의 3자 회동을 진행한 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불법적인 집행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따라 적법한 경호업무 매뉴얼대로 대응할 것"이라며 "사전 승인없이 강제로 출입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호처와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물리적 충돌방지를 위해 기관 상호 간 충분한 협의를 진행했다"며 "경호처는 체포영장 집행시 어떠한 경우에도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 관저를 포함한 특정경비지구는 경호구역이자 국가보안시설, 국가중요시설,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출입을 위해서는 반드시 책임자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경호처는 사전 승인을 할 수 있는 책임자가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이나 변호인단과 사전상의 없이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제3의 장소에서의 조사나 방문조사라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현실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정 실장은 호소문에서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처지는 고성낙일(孤城落日)이다. 외딴 성에 해가 기울고 있다. 도와줄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특례를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의 시민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자기 방어권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경찰 공수처와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통령에 대한 제3의 장소에서의 조사 또는 방문 조사 등을 모두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현직 대통령을 체포하겠다는 경찰과 이를 막으려는 경호처의 충돌이 국가적 위난 사태에 이르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수처와 경찰은 이르면 15일 새벽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1차 영장 집행 시도를 방해한 혐의로 김성훈 경호처 차장(처장 직무대행)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만큼 김 차장 등 경호처 수뇌부를 무력화한 후 윤 대통령 체포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공수처와 경찰은 경호처의 물리적 저항에 대비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1000여 명에 이르는 인력을 투입하고 장기전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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