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삼진제약, 2·3세 경영 가시화
코오롱, 대웅 출신 전승호 영입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이달 시작되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수장 교체를 예고했다. 신성장 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영입하거나, 오너 2·3세를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김정균·장두현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김정균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했다.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둔 장 대표가 개인 사유로 자진 사임하면서다.
오너 3세인 김 대표가 회사를 단독 대표 체제로 이끌게 된 배경에 대해 보령은 성장 전략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책임경영이 필요한 시기임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2022년부터 보령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회사의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해왔다. 제약사업 외에도 우주 헬스케어 분야 등 신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왔으며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단독 대표 체제 속에서 신사업 추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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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삼진제약 조규성(왼쪽), 최지현 사장 [사진=삼진제약] 2025.03.06 sykim@newspim.com |
삼진제약 또한 공동창업주 2세들이 공동 대표이사직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최용주 대표이사는 오는 25일을 끝으로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예정이다. 삼진제약은 오는 21일 주주총회 개최 이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조규석·최지현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창업주 조의환, 최승주 회장의 장남과 장녀인 조규석·최지현 사장은 각각 2011년과 2009년에 삼진제약 입사한 이후, 나란히 승진하며 경영 승계 행보를 밟았다. 두 사장은 2015년 말 이사 승진을 함께한 데 이어 2018년 정기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고, 2024년 사장 자리에 앉았다.
코오롱그룹은 대웅제약 대표와 종근당 고문을 지낸 전승호 대표를 바이오헬스케어 부문 총괄 겸 코오롱티슈진 각자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코오롱은 제약·바이오 사업을 강화하고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의 미국 출시를 성공시킥 위해 전 대표를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전 대표는 2018~2024년 대웅제약 대표를 역임하며 연매출 1조원 시대를 연 인물로 평가된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와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 개발 및 출시를 이끌기도 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7월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투약을 마쳤으며 2년 간의 추적 관찰을 거쳐 품목 허가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전 대표는 인보사의 미국 출시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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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전승호 전 대웅제약 대표(왼쪽), 함은경 JW중외제약 총괄사장 [사진=각 사] 2025.03.06 sykim@newspim.com |
JW중외제약은 오는 26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함은경 총괄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함 총괄사장이 사내이사로 합류하면서 신영섭 대표이사와 함께 각자대표 자리에 앉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함 총괄사장은 현재 그룹의 CDO(최고개발책임자)를 맡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최근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함 총괄사장을 주축으로 개발에 힘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회사의 신약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STAT3 표적 항암제 'JW2286'은 지난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상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아 임상을 개시했다. Wnt 표적 탈모치료제 'JW0061'의 경우 연내 1상 승인이 목표다.
1년 넘게 이어지던 경영권 분쟁의 마침표를 찍은 한미약품그룹은 전문경영인과 대주주가 함께하는 새 진영을 구축했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김재교 전 메리츠증권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김 전 부사장을 포함해 임주현(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부회장), 심병화(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김성훈(전 한미사이언스 상무) 등 4명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앞서 대주주들은 독일 제약사 '머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영권 분쟁이 종결됨에 따라 선진 거버넌스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산업은 긴 투자 기간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전문 인력 영입과 세대교체만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전문성을 토대로 장기적인 성장 동력 마련해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