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AI 인재양성 대계] '의대→강남 개업' 성공 방정식 벗어나야…"첨단 창업 문화 필요"

기사입력 : 2025년03월11일 10:14

최종수정 : 2025년03월24일 14:36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의대 쏠림, 안정 추구 직업 문화 보여준 거울
진취적 성향 사라지고, 안정적 직업 선호 문화 바꿔야
"고목에서 새순 돋기를 바래서는 안 돼…판 뒤집는 혁신 필요"
인재가 스타·부자되는 경험 만들어야

[서울 = 뉴스핌] 김범주·신수용 기자 = "우수 인재들이 의과대학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이공계의 문제일 뿐 아니라 국가 미래를 생각해서도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의대 쏠림'은 창의적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사회가 변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지난 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난 김시호 연세대 인공지능(AI)융합대학 교수는 의대에 지원자가 몰리는 현상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되는 우리 사회가 의대 쏠림을 낳은 원인 중 하나라는 점도 지적했다. 의대를 졸업해 서울 강남에서 개업하는 것이 성공 방정식이 된 우리 사회 분위기를 바꿔야 고질적 문제를 풀 수 있다는 해법도 제시했다.

의대보다 이공계열 진학에서 발생하는 신분 상승의 기회가 우리나라보다 대만에 더 많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대만의 대학입시는 컴퓨터과와 전자과가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의대 진학보다 TSMC와 같은) 기업에 취업했을때 신분 상승의 기회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같은 사회적 기대가 적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국내 대학에서 창업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공과대학에 졸업해서 잘해야 대기업 직원으로 취업하고, 임원을 바라보며 평생 열심히 일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창업 문화가 없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지난 5일 김시호 연세대 인공지능(AI)융합대학 교수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캠퍼스에서 AI 등 첨단인재 양성과 관련해 인터뷰 중이다/뉴스핌DB

이하는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과 이에 따른 '의대 쏠림' 현상이 이공계 전체에 끼친 영향을 분석하자면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생각한다. 우수 인재들이 의대로 빠져나가는 것은 이공계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도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우리는 미국처럼 대규모로 이민을 받는 사회도 아니다. 제한된 인구 내에서 인재가 배분되는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창의적이고 우수한 인재들이 의대로 몰리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전체적으로 진취적인 성향이 사라지고 안정적인 직업만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젊은 세대가 가장 원하는 직업이 '건물주'라는 말이 있던데, 우리 사회가 창의적인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회 구조적으로 의대에 진학했을 때의 장래 기대치가 다른 분야보다 높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본다.

-정부의 의대 증원 규모가 이례적으로 많았는데

▲공학이라는 분야는 정말 우수한 사람을 필요로 한다. 과거에는 제조업 중심이었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필요했지만, 지금처럼 첨단 기술만 남는 시대에는 정말 유능한 인재가 필요하다. 이런 인재들이 빠져나간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미래가 불안하고 걱정된다는 의미다.

-안정적 직업을 찾게 된 계기가 있다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IMF시절 공대를 나오면 지방 공장에서 일하다가 회사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해고된 경험을 한 것이다. 이후 공대를 기피하기 시작했다.

당시 지방 국립대학에서 교수로 근무했는데, 제가 있던 대학의 전자과가 농과대학보다 커트라인이 낮았다. 당시 남학생들이 여학생과 미팅을 했는데, 공대 다닌다고 했다가 차였다는 얘기도 했었다. 당시 사회 분위기가 그랬다.

-지금은 초등학교부터 의대 입시반을 보내기도 한다.

▲과거에는 의대가 인기가 있었지만, 문과 쪽이 더 인기가 많아서 사회과학, 경영학, 법학 등을 선호하기도 했다. 현재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 선호가 높아지면서 문과 계열 선호가 떨어졌다. 시대가 바뀌어서 문과가 소멸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결국 문이과 통틀어 우수한 인재는 모두 의대로 가는 시대를 살고 있다.

-대만과 같은 중화권 국가에서는 이공계 학과에 인재가 몰리는 이유를 분석하자면

▲(대입에서) 대만은 컴퓨터과·전자과가 1~2위를 차지하고, 그 다음이 의대다. 중국도 컴퓨터과와 전자과가 상위권이고, 의대가 그 아래다. (공대에)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의대를 나와서 병원에 취직하는 것보다, 공대에 가서 TSMC, NVIDIA, 미디어텍 같은 기업에 취업하거나 창업했을 때의 신분 상승 기회가 많다. 젊은 나이에 창업에 성공하거나 글로벌 기업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의사보다 더 매력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사회적 기대가 부족하다.

-창업 문화의 차이도 의대 쏠림의 원인이라는 취지인지

▲우리는 창업 문화가 자리 잡지 못했고, 공대를 나와도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최선으로 여겨진다. 공대 나와서 잘해봐야 대기업 직원으로 임원을 바라보며 평생 열심히 일하는 것이라면, 젊은 층 입장에서는 매력이 없다.

결국 창업 문화 차이다. 우리는 혁신을 대기업에 기대한다. 하지만 대기업은 혁신할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 미국을 보면 혁신은 스타트업에서 나온다. 인텔이 주도하던 반도체 시장을 NVIDIA가 뒤집었듯 새로운 기업이 등장해 기존 질서를 무너뜨린다.

우리나라는 삼성 이후 글로벌 혁신 기업이 나오지 못했다. 혁신 생태계가 없다 보니 공대에 가도 미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

지난 5일 김시호 연세대 인공지능(AI)융합대학 교수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캠퍼스에서 AI 등 첨단인재 양성과 관련해 인터뷰 중이다/뉴스핌DB

-이공계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시스템 중 기초 과목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이유는

▲교육은 초·중·고교와 대학, 대학원 과정으로 나눠 생각해야 한다. 조기에 컴퓨터 교육을 강조하는데, 최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이 '더 이상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는 것은 의미 없다'고 했다. 미래 코딩은 AI가 다 할 것을 말했다. 그러면 AI를 이끌어가는 인재는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기초 과학이다.

AI 연구자들은 수학을 기반으로 한 연구를 한다. 양자 컴퓨팅도 마찬가지로 수학과 물리학을 기반으로 한다. 미적분을 배우지 않고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공계 스타를 키우려면 수학과 과학의 기초를 탄탄히 다져야 한다. 그래야 대학에서 원하는 전공을 찾고, 그 분야에서 성장할 수 있다.

AI에 새로운 아이디어, 그게 다 수학이다. 논문을 읽어보면 전부 수학이다. 그걸 컴퓨터로 코딩한 것 뿐이다. AI를 잘하려면 수학을 잘해야 한다. AI 천재들은 굉장한 수학의 천재들이다. 수학이 가장 중요하다. 갈수록 수학이 더 중요해진다.

-기업과 연계 계약학과가 연구 인력을 키울 수 있을지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키우는 데는 좋지만 장기적으로 큰 과학자나 공학자를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다려주고 기초부터 다져가는 과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뿌리가 있어야 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벤치마킹하는 대만에는 계약학과가 있나. 미국의 구글에서 계약학과를 운영하는가.

전통 학과인 전기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과, 기계공학과 등과 융합을 할 수 있는 공학이나 전통적 학문을 꾸준히 키워가는 게 장기적으로는 승자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인재를 키울 방법은?

▲창업하고 싶으면 인큐베이팅하는 시스템이 학교 안에 존재해서 창업으로 갈 수 있는 이런 파트로 가고, 연구자가 되겠다면 연구자로 갈 수 있는 이런 파트로 가고, 이런 시스템이 있으면 한다.

연구자가 돼서 대학교수로 갈 수도 있고, 그 이후 기업에 가서 연구자가 될 수도 있고, 학교에서부터 낸 아이디어로 혁신 창업을 하는 사례도 있어야 한다.

-연구 센터나 국가 차원에서 연구 단지를 세우는 방안도 있을 텐데

▲경제 개발 초기에는 국책 연구소들이 많이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1년 전체 R&D 예산이 20조가 좀 넘지만, 글로벌 시장에 가면 큰 규모가 아니다. NVIDIA의 주가 총액이 1000조원이다. 국책연구소 만들어도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

우리도 정말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글로벌 펀드가 수조 원을 투자하는 이른바 혁신 생태계가 우리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허나 발명 성과에 파격적 보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하셨는데

▲나쁜 사례를 들자면 우리 대기업에 다니면서 낸 특허와 기술 등에 대해서는 인색한 것이 현실이다. 개인이 낸 특허로 회사가 1조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가정하면, 이것을 발명했던 사람은 월급뿐만이 아니라 최소한 100억원은 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우리는 안 준다. 처음 해외 출연할 때 100만원 주고, 성공했다고 몇천만원 주면 끝이다. 그것으로 개인의 인생이 바뀌는 건 아니다. 그런데 미국에는 그런 시스템이 있다. 대기업 직원이지만 본인이 발명한 기술이 상용화돼서 성공했을 때는 이에 대한 보상을 해준다. 미국 회사로 가는 큰 이유 중 하나다.

이스라엘은 군대 가서 창업 팀을 짜고 창업한다. 우리도 그런 문화가 좀 필요하다. 창업을 장려하고 발명을 보상해 주고, 대만처럼 벤처 기업을 하기 좋고, 중소기업을 만들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쁜 정부 규제에 대한 개선 방향이 있다면

▲우리는 신기술이 나오면 새롭기 때문에 규제를 만든다. 대표적인 게 '타다' 서비스다. 우리는 우버 같은 시스템을 못하게 한다. 타다를 못하게 하면서 자율주행을 만들라고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 냈다가 그것 때문에 감옥에 간 창업자들이 많다. 신기술이기 때문에 시장에 내놓은 순간 법에 저촉된다. 일론 머스크가 한국에서 사업했으면은 전과 10범은 됐을 것이다. 사고 날 때마다 감옥에 갔을 거다.

-그 이유는

▲모든 법에는 규제하는 방안이 담긴다. 당연히 사회 안정성을 위해서 규제가 필요하다. 법을 지키는 게 중요하지만 구분해서 해야 한다. 건강을 위해 몸을 다 죽이는 약을 먹을 수는 없다.

지금 같은 AI 시대에는 모든 데이터가 다 전산화되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구분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그런 시스템이 없다면, 그런 규제를 혁파하겠다는 말은 안 했으면 좋겠다.

-지금 역전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에게 기회가 많다고 본다. 우리는 대기업에 혁신을 기대한다. 하지만 이는 '고목에 새순이 돋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미국의 혁신은 구글이 잘해서 AI를 하는 게 아니고 오픈AI가 나오면서 판이 뒤집힌 것이다. 혁신이 나오면서 혁신적 파괴가 일어나야 한다. 아주 창의적이고 유능한 엔지니어들이 전세계 스타가 되고, 부자가 되고, 이런걸 보는 사람들이 공대 가서 이런 꿈을 이뤄야 한다.

틀에 박힌 일만 하고 NVDIA, TSMC 따라가자면 재미없다. 그 혁신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게 정말 중요하다. 혁신 생태계가 돌아가고 있는 나라가 대만, 중국, 이스라엘이다. 미국은 우수한 이민자들도 많다.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시기라고 보는 이유는?

▲산업이 바뀌고 있다. 아직 AI 산업이 뜬 게 아니다. 발전하는 경사면에 있기 때문에 기회가 열려 있는 거다. 한 번 고정이 되면은 들어갈 틈이 없다. AI가 승자가 정해진 게 아니다. 이제 그 출발점이다. 우리한테도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보는 거다.

-향후 산업 전망은?

▲챗GPT나 지식 기반의 AI가 있고, 자율주행차와 같이 이동체 관련 AI가 있고, 로봇 AI가 있고 이렇게 발전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지금 한 90%까지 왔다.

로봇은 이제 한 50%도 안 된다고 본다. 로봇 시장은 앞으로 크게 열릴 텐데 우리나라가 놓치면 망하게 될 것으로 본다. 이것을 잡으면 1980~90년대 같은 제조업의 시대가 올 것으로 본다. 로봇이 이제 가전제품이 되는 거고, 기회가 있다고 본다.

로봇을 열심히 하는 회사의 대부분은 자동차 회사다. 자동차 회사들이 로봇을 하는데, 자동차 회사는 가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가전 회사들은 가정을 이해한다. 가정을 이해한다는 얘기는 여성을 이해한다는 얘기다.

가정에서 큰 구매 결정은 대부분 여성이 하는데, 결국 가전회사가 자동차 회사를 이길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LG나 삼성 같은 가전을 많이 만들어본 경험으로 로봇 기술이 오면 가정용 로봇 시장에서는 굉장히 기회가 있다. 그러면서 많은 혁신이 일어날 거다. 올해가 그 변곡점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5일 김시호 연세대 인공지능(AI)융합대학 교수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캠퍼스에서 AI 등 첨단인재 양성과 관련해 인터뷰 중이다/뉴스핌DB

-향후 직업에서의 변화 조짐은?

▲로봇, 자율주행차 등이 보급되다 보면 처음에 걱정했던 직업의 안정성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그때가 되면 의사라는 직업은 어떻게 될까. 가장 위험한 직업은 전문 지식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변호사, 회계사, 약사가 그렇다. 의사처럼 사람을 직접 만나야 하는 직업은 상대적으로 오래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회계사, 변호사와 같이 문서 작업이 많은 직업은 AI로 대체될 수 있다. 로펌에서 신입 변호사가 판례를 정리하고 문서를 작성하는 업무를 맡는 것이 아니라, AI에 맡기면 되는 상황이다. 10명의 신입 변호사를 고용하는 것보다 300달러 내고 AI 하나 쓰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올해 어떤 산업적 기반이 마련되기를 바라는지

▲우리나라 리더십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정말 국가의 장래를 보고 우리의 교육 시스템, 대학 교육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출산과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 지방 소멸 문제, 의대 쏠림 현상, 자세히 보면 생태계가 잘못돼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다.

문화가 바뀌어야 지방에 사람이 간다. 지방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한다고 해서 사람이 가지 않는다. 지금은 서울에 살아야지만 손해를 안 본다고 생각한다. 서울 강남에 살아야지만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그게 바뀌어야 한다.

지방에 살면서 누리는 행복도 있다. 예를 들어 다극 사회인 미국은 여러 모습이 있다. 시카고 사니까 뉴욕에 안 산다고 해서 '나는 지방에 산다'고 말하는 사람 없다. 우리는 왜 그렇지 못하는지 아쉽다.

우리나라는 과거 왕조 시대부터 내려오는 수도 중심 사회. '사람은 서울로 가라'라는 문화적 틀에 묶여 있기 때문에 이런 사회가 되는 거다. 의대를 나와서 강남에 살면서 개업해서 사는 게 가장 좋은 롤 모델이라는 성공 방정식이 있다. 이공계 나와서 지방에 가서 기업 임원할래, 지방 의대 나와서 강남에서 의사 할래 그러면 무엇을 택하겠는가. 미국, 대만 보조금 안 준다.

wideope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세영, 고향 땅에서 '5년만의 통산 13승'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빨간 바지의 마법사'가 화려한 금의환향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고향 팬들과 가족의 열렬한 응원을 받은 김세영(31·메디힐)이 고향 땅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로 천금 같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20년 11월 펠리컨 챔피언십 이후 5년이라는 긴 침묵을 깨고 LPGA 통산 13승을 기록했다. 한국은 올 시즌 6승과 함께 7명째 LPGA 우승자를 배출했다. 김세영은 19일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678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일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적어내 최종 합계 24언더파 264를 기록, 단독 2위 하타오가 나사(일본)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4언더파는 대회 72홀 최저타 신기록이다. 우승 상금 34만 5000달러(약 4억9000만원)를 보태 통산 1518만 달러의 상금을 쌓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를 제치고 역대 상금 10위에 올랐다. 김세영이 19일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JTBC골프 중계화면 캡처] 이날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김세영은 초반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3번 홀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며 1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노예림에게 2타 차까지 쫓겼다. 그러나 5~7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 추격자들의 의지를 꺾었다. 이어 9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2위와 4타 차로 벌려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후반에는 추격자들이 타수를 줄이지 못하au 단독 2위 경쟁을 하는 사이 김세영은 편안하게 타수를 지켜가며 우승을 굳히는 상황으로 진행됐다. 후반 첫 4개 홀을 파로 지나간 김세영은 14, 15번 홀에서 버디를 보태 2위로 치고 올라온 셀린 부티에(프랑스)와 6타 차까지 벌려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해남 옆동네인 전남 영암군에서 태어난 김세영은 한국 국적 선수로는 2021년 고진영 이후 4년 만에 이 대회 챔피언에 올랐다. 2019년에 시작한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2023년까지 한국 선수 혹은 한국계 선수들이 우승컵을 가져갔다. 2019년 장하나, 2021년 고진영, 2022년 리디아 고(뉴질랜드), 2023년 이민지(호주)가 우승했고 지난해엔 호주의 해나 그린이 이 대회 최초로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가 아닌 우승자로 이름을 남겼다. 2025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자 안세영. [사진=LPGA] 김세영은 2015년 LPGA 투어에 데뷔해 3승을 거두며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2020년까지 매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9년에는 3승을 쓸어 담았고 2020년에는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2승을 달성하며 올해의 선수상까지 거머쥐었다. 특히 김세영은 2018년 7월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에서 31언더파(63-65-64-65, 257타)로 우승하며 남녀 통틀어 72홀 역대 최저타 및 최다 언더파 신기록을 세웠다. 이전 기록은 LPGA 애니카 소렌스탐의 27언더파, PGA 어니 엘스의 30언더파였다. 한국 선수들은 이날 대약진했다. 김아림이 이날 6타를 줄이며 공동 3위에 올랐고 안나린과 최혜진은 무려 9타씩 줄여 나란히 공동 7위에 랭크됐다. 김효주와 이소미가 공동 10위에 자리해 한국 선수 6명이 톱10에 진입했다. 고진영도 8타를 줄여 고교생 아마추어 오수민과 함께 공동 19위로 순위를 크게 끌어 올렸다.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 중 은퇴 기념 케이크를 선물 받은 지은희(가운데). [사진=LPGA] 19일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일 캐디로 나선 최나연. [사진=LPGA] 19년 LPGA 투어 생활을 마감하는 은퇴 무대로 이번 대회에 공동 24위로 마친 지은희는 9번 홀에서 현역 마지막 퍼트를 버디로 장식하며 갤러리들의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루키 윤이나는 3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24위로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2023년 은퇴한 최나연은 이번 대회에서 이정은5의 캐디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psoq1337@newspim.com 2025-10-19 16:10
사진
세빛섬 '청년 버스킹'... "분위기 만점 음악 즐겼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와이스 맨 세이, 온리 훌스 러브 인, 밧 아이 캔 헬프, 폴링 인 러브 위드 유." 바람 부는 한강에 엘비스 프레슬리의 대표곡 '캔 헬프 폴링 인 러브(Can't help falling in love)'가 울려 퍼졌다. 제3회 싱어송라이터선발대회 '히든스테이지'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마누는 맨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 매력적인 중저음으로 마치 엘비스 프레슬리가 환생한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3 TOP10' 무화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야외무대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mironj19@newspim.com 2025.10.18  18일 오후 1시, 반포 한강공원 세빛섬에서는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가 후원한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가을비가 그치고 다소 바람이 불어 쌀쌀함이 느껴지는 날씨였지만 청년 뮤지션들의 음악을 향한 열정과 가을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3 TOP10' 오춘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야외무대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5.10.18 mironj19@newspim.com 삼삼오오 야외공연장에 모여든 시민들은 돗자리를 펴고 앉거나 따뜻한 커피를 손에 들고 다양한 음악을 구사하는 청년 뮤지션들의 공연을 즐겼다. 버스킹 축제의 문을 연 김마누는 "바람이 불었지만 이런 날의 매력이 있다. 오늘은 조금은 추워서 셋 리스트를 따스한 곡으로 바꿨는데 다들 따뜻하게 들어주신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혼성듀오 섬과 도시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야외무대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5.10.18 mironj19@newspim.com  김마누의 무대가 끝나자 '히든스테이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밴드 '오춘'이 무대를 이어받았다. '깊을 오(奧), 봄 춘(春)'. 이름처럼 따뜻하고 깊은 감성을 전하는 팀이다. 대학 동기들과 군악대 인연으로 구성된 이 밴드는 "이 팀으로 경연이 아닌 야외 공연은 처음"이라며 "추운 날씨에 손이 어는 느낌도 들기도 했지만 그걸 제외하면 만족스러운 무대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무대는 나린과 수피(루키상), 유구름으로 이어졌다. '히든스테이지' 톱 10에 올랐던 5인조 아카펠라 팀인 나린은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데몬헌터스'의 주제가인 '골든'을 아카펠라로 편곡해 불러서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용인에서 친구들과 함께 축제를 찾은 10대 여성관객인 B씨는 "아는 분들이랑 한강에 놀러왔다가 우연히 축제를 보고 신기해서 구경하게 됐다"며 "오춘이 나올 때부터 봤는데 다들 너무 잘했다. 특히 나린의 '골든'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무대를 찾은 가족 관객이 포토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2025.10.18 mironj19@newspim.com  의정부에서 왔다는 20대 여성 A씨도 "드럼 선생님이 경연에서 상을 받으셨다고 해서 공연을 보러 왔다"며 "날씨가 춥긴 하지만 노래를 듣다보니 마음이 따뜻해졌다"면서 미소 지었다. '히든스테이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유정이 선배가수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를 부르자 관객들은 가을이 무르익은 한강과 너무 잘어울리는 무대라면서 환호했다. 성해빈, 박은희의 혼성 듀오인 '섬과 도시', '히든스테이지'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무화, 톱 10에 올랐던 널디나, 김지신 등의 무대도 저마다 개성이 넘쳤다. 이날 무대에는 '김루꾸 재즈밴드'도 참여해 뉴올리언스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재즈 선율로 축제의 밤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각종 재즈 페스티벌과 공연 무대에서 50여 차례 이상 활약한 실력파 밴드답게, 세빛섬의 공기를 따뜻하게 물들였다. 발라드와 R&B, 재즈, 포크는 물론 록과 아카펠라까지 다양한 음악을 구사하는 청년 뮤지션들은 바람부는 한강에서 K-팝의 미래를 펼쳐보였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3 TOP10' 널디나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야외무대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5.10.18 mironj19@newspim.com  이날 공연장 한쪽에는 관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부스도 마련됐다. '서울의 향을 찾아서'라는 이름의 향수 체험 코너에서는 선유·도산·연희·성수·삼청·후암·도화·낙원 등 서울의 대표 지역을 모티브로 한 향을 시향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자신이 고른 향에 원하는 향료를 섞어 '나만의 향수'를 완성하며 추억을 남겼다. 또 '한강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가족과 연인도 자주 눈에 띄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3 TOP10' 널디나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야외무대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5.10.18 mironj19@newspim.com 서울에서 가족과 산책 중 우연히 들렀다는 30대 남성 C씨는 "길을 걷다 들렀는데 노래가 너무 좋아서 자리를 잡았다"며 "향수 체험도 정말 좋았다. 무대와 체험 둘 다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조금 추워했지만 그 추위마저 분위기 같았다"고 웃어 보였다. 4시간에 걸쳐 진행된 '2025 한강 청년 버스킹'을 주최한 감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야외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이 청년 뮤지션들 덕분에 수준 높은 음악을 만끽할 수 있었다"면서 "가을 한강을 배경으로 버스킹 공연과 이벤트가 잘 어우러진 축제였다"고 말했다.  oks34@newspim.com   2025-10-18 17:46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기사제목
기사가 번역된 내용입니다.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