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1일 선고 유력…법조계 "더 늦어질 가능성 있어"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헌법재판소가 13일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선고를 진행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선 숙의를 이어가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선 헌재가 이미 역대 대통령 탄핵 사건으로 최장 기간 평의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예상보다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14일이 유력한 선고기일이었으나, 윤 대통령 사건 선고는 다음주 이후로 넘어가게 됐다. 통상 선고기일 2~3일 전 공지를 했던 헌재가 현재까지 선고기일 일정을 공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헌재는 1995년 이후 이틀 연속 선고를 진행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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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13일까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통지하지 않았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14일이 윤 대통령 탄핵 선고기일로 가장 유력하게 지목돼 온 이유는 헌재가 그동안 대통령 탄핵 사건에선 변론 종결 이후 2주째 금요일에 선고를 진행했고, 오는 18일 박성재 법무부 장관 탄핵 사건 변론기일을 지정하면서 '마지노선'을 정한 듯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윤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 곧장 조기대선 국면으로 전환되는데, 60일 이내에 선거를 실시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금요일 선고가 가장 적합하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헌재는 공공연하게 윤 대통령 사건 심리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앞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변론 종결 후 11일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 9일째에 헌재가 선고기일을 공지했다. 윤 대통령의 경우 지난달 25일 변론종결 뒤, 이날로 17일째이지만 선고기일은 아직이다. 두 전직 대통령 보다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관들의 숙고가 최장 기간에 들어선 것은 분명하다.
법조계 안팎에선 대통령 탄핵 사건이라는 중대성을 고려할 때 헌재가 윤 대통령 사건 선고에 속도를 내고 싶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상황에서 유력하게 떠오르는 선고 시점은 오는 21일이다.
하지만 14일 선고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선고 시점 예상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미 전례를 넘긴 최장기간 숙고가 계속되고 있고, 뒷순위로 밀릴 것이라 예상됐던 최 원장 등에 대한 탄핵 선고가 이날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사건 선고 시점도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헌재 내부 사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평의 과정에서 이견이 있고, 이견이 예상보다 좁혀지지 않아 선고가 지연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적 부담 등 때문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선고 시점은 더욱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 곧바로 조기 대선으로 들어가는데, 이런 상황에서 총리까지 없다면 나라의 중심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리 권한대행으로 선거를 치루긴 쉽지 않아 보인다. 헌재는 단일 사건이 아니라 탄핵 사건 전체를 고려해 선고 시점을 정해야 한다"며 "대통령 선고가 늦어지는데는 대통령보다 총리 사건 등 다른 탄핵 사건 선고를 먼저 진행한다는 의견이 고려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헌재는 이날 최 원장과 이 지검장, 조상원 중앙지검 4차장검사, 최재훈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를 모두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