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담합 없어...법적 대응 검토" 방침 밝혀
증권업계 "가장 큰 리스크인 과징금 이슈 해소...통신업, 매력도 높아져"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동통신사 3사에 판매장려금 담합을 했다며 114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통업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초 5조5000억원이라는 과징금이 예상됐던 데서 그 규모가 1140억원으로 줄어들었고 리스크를 없애 올해 통신업종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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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이동통신사에 판매장려금 담합을 했다며 114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사진은 통신 대리점을 지나고 있는 시민의 모습. [사진= 뉴스핌DB] |
1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2일 이통 3사에 2015년~2022년 번호이동 담합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114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통사의 번호이동이 줄어들면 타 사업자들이 판매장려금을 인하하는 식으로 운영하며 그 결과 번호이동 순증감 변동폭 및 건수가 감소하고 경쟁이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이통사들은 공정위의 결정에 반발했다. 이통사들은 의결서를 받는대로 행정 소송 등을 포함한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통상 의결서는 제재 결정 후 이통사에 전달되기까지 한 달 가량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정위 결정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이통업계의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당초 5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되던 과징금이 114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이는 2024년 실적에 반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통사들은 아직 사업보고서를 확정하기 전이기 때문에 이들 비용을 2024년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징금 1140억원을 이통사별로 나눠보면 SKT 426억원, KT 330억원, LG유플러스 383억원이다.
김희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징금 1140억원이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우려했던 조단위 과징금이 아니고 2024년 실적 반영이 가능해 리스크 해소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도 "사실상 마지막 규제 리스크였던 과징금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게 나타나면서 규제 우려 감소에 따른 통신사들의 주가 반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 영업이익 성장을 거둔 곳은 SK텔레콤뿐이다. 이통 3사 중 SK텔레콤만 1조82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0% 성장했고 영업이익 8095억원을 기록한 KT, 8631억원을 기록한 LG유플러스는 각각 전년 대비 50.9%, 13.5% 역성장했다.
다만 다만 KT와 LG유플러스도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실적으로 KT는 지난해 상장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며 LG유플러스도 유무선 분야에서 고른 성장이 이어졌다. 일회성 비용이 지난해 반영된 만큼 올해 실적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는 셈이다.
이번 공정위 과징금이 2024년도 실적에 반영된다면 이통사들의 인공지능(AI) 전환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이번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5에서 AI 피라미드 2.0 가속화 전략을 밝히면서 AI 수익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하이퍼스케일(초대형)급의 AI 데이터센터(AI DC)를 구축하고 통신사들의 AI 연합인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통해 미국 출시를 준비 중인 AI 에이전트 '에스터'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다양한 기업용 AI 에이전트를 연내 출시하며 LG유플러스도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AI 클라우드 생태계를 조성한다.
행정소송이 본격화되면 과징금 자체가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정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향후 항소를 통해 과징금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며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지목됐던 과징금 이슈가 해소돼 통신업종의 매력도는 더욱 높아졌다"고 전했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