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축구 중계의 전설이었던 송재익 스포츠캐스터가 1997년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일전에서 이민성이 극적인 역전골을 넣자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중계를 지켜보던 축구팬들의 귀를 사로잡았던 그 유명한 멘트다.

1990∼2000년대 한국 축구 중계 전설로 불리던 송재익 전 스포츠캐스터가 18일 오전 5시께 충남 당진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만 82세. 유족에 따르면 송 캐스터는 지난해 4월께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왔다.
1942년 4월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8년 우석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MBC 아나운서로 방송을 시작, 초기에는 복싱 중계를 맡았다. 198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진 고 김득구(1956∼1982) 선수의 마지막 경기였던 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위성으로 받아 서울 스튜디오에서 중계했다.

한국 축구가 32년만에 본선을 밟았던 1986 멕시코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6회 연속 마이크를 잡았다.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던 해설자 신문선씨(명지대 교수)와 함께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는 시청률을 57%까지 끌어올렸다.
'중계석의 시인' '명언 제조기'라 불리던 고인은 마지막 중계였던 2020년 11월 21일 K리그2 서울 이랜드FC와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에서도 "지금까지 캐스터 송재익이었다"이라고 클로징 멘트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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