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개최 예정
MBK·영풍 의결권 행사허용 가처분 결과 발표도 이번주
MBK 홈플러스 사태도 변수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고려아연의 정기 주주총회와 영풍의 의결권 행사허용 가처분 결과 발표가 진행되는 이번주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 변화와 고려아연 측의 영풍 의결권 제한 여부 등이 최대 관심사다.
![]()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뉴스핌 DB] |
24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는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사 수 상한 설정,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분기배당 도입 등이 주요 안건으로 상정됐다.
◆주총·영풍 의결권 제한 여부, 이번주 분수령
이번 주총에서는 지난 1월 23일 열렸던 임시주총 결의 중 효력을 잃은 이사 수 19명 상한 설정' 등의 정관 변경안과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이사 7명에 대한 선임안을 재논의한다. 앞서 법원은 지난 7일 임시주총 결의 중 신규 이사 선임에 대한 집중투표제를 제외한 모든 결의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1월 임시 주총에서 이사 수 상한을 19명으로 설정한 정관 변경안과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자 7명에 대한 선임안 등이 무효가 돼 원점에서 안건 상정과 주주 투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하고 원하는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영풍과의 지분 싸움에서 열세에 놓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에 유리한 제도로 꼽힌다. 고려아연 지분은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40.97%, 최 회장 측이 우호 지분을 합해 34.35%로, MBK·영풍 연합이 높다.
이번 주총에서는 '이사 수 19명 상한 안'이 가결되는 경우 집중투표제에 의한 '이사 8인 선임안'이 상정되고, 부결되는 경우 '이사 12인 선임의 건'이나 '이사 17인 선임의 건' 중 하나가 표결을 거쳐 상정된다. 고려아연은 이 기준으로 8명, MBK·영풍은 17명의 후보를 추천했다. 현 이사회는 최 회장 측 인사가 11명, MBK·영풍 측 인사가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주총의 최대 변수는 고려아연 지분 25.42%를 보유한 영풍의 의결권 제한 여부다.
고려아연은 호주 자회사이자 주식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가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보유한 영풍 지분 10.3%를 현물 배당받아 고려아연과 영풍 사이에 상호주 관계가 형성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기 주총에서도 영풍의 의결권이 여전히 제한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MBK 연합은 지난 18일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 결과 발표도 이번주에 이루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가처분은 기각된다면 최윤범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 가능성이 커진다. 법원이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허용한다면 지분율이 앞선 영풍 측이 유리해진다.
◆MBK 홈플러스 이슈도 변수
다만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싼 MBK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심을 담은 여론이 매우 커지고 있다는 점도 주주총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MBK의 경영 능력과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내고 "엄청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온갖 피해자를 양산하며 경영 능력에 큰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MBK가 법규와 신뢰, 도의 나아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주장하는 모습에 대해 고려아연을 아끼는 많은 분의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결권 자문사들은 한쪽 편을 들기 보다는 양측에 골고루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고려아연 주총 의안 분석을 마친 국내외 자문사로는 ISS, 글래스루이스, 한국ESG기준원, 서스틴베스트 등은 모두 MBK-영풍 측 인사 일부의 이사회 진입은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후보 전원을 찬성하지는 않았다. 서스틴베스트는 적대적 M&A를 주도한 점을 근거로 김광일 MBK 부회장과 강성두 영풍 사장 선임안에 대해서는 반대를 권고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양측 모두 경영권에 대한 100%의 적합성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며 "이번주가 양측에 모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수령으로 작용하는 만큼 MBK가 어떤 법원의 판단을 받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