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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외환시장 유동성은 무탈한가...."이상 징후" 경고음

기사입력 : 2025년04월01일 14:47

최종수정 : 2025년04월01일 14:52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빠져나오고 싶을 때 현금화가 용이한 시장일수록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말한다. 이런 시장은 제법 많은 양의 매매 주문을 너끈히 소화한다. 매도-매수(비드-오프) 호가가 촘촘히 형성되기에 시장의 가격 결정 기능도 원활하게 작동한다.

이와 정반대로 시장의 깊이가 매우 얕아 작은 주문에도 가격이 출렁대거나 툭하면 거래가 실종돼 버리는 시장을 두고 흔히 유동성이 매우 빈약하다(illiquidity)고 한다. 이런 시장에선 제때 탈출이 어렵기에 유동성 디스카운트가 적용돼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은행 창구에서 외화를 환전할 때 거래가 활발한 달러나 유로에 비해, 찾는 이가 적은 제 3세계 통화의 경우 더 헐 값에 내놔야 하는 (더 많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뜸해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주식도 마찬가지다. 매도 호가를 많이 낮춰야 원매자를 구할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곳, 유동성이 깊고 심대한 곳으로 평가받는 글로벌 외환시장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실제 유동성이 많이 빈약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왔다.

현지시간 31일 블룸버그는 "시티그룹과 도이체방크, XTX마켓 등의 외환 분석가와 트레이딩 전문가들이 글로벌 외환시장의 심도가 실제 얼마나 깊은지(유동성이 얼마나 풍부한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 달러와 일본 엔화 지폐 [사진=블룸버그]

세계 외환시장에서 하루 동안 오가는 돈은 7조5000억달러에 달한다. 기업과 개인들의 환전 실수요와 포트폴리오 자금, 투기적 플레이어 등이 어우러져 거대한 수족관을 형성하고 있다.

이렇게 수량이 풍부한 수족관에서는 다양한 영법을 구사할 수 있을 것 같고, 호가 형성과 매매도 수월할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외환(FX) 거래 플랫폼의 확산과 자동화 매매 (알고리즘 프로그램 매매)의 급증이 시장의 심도를 실제보다 과장하고 있다는 것. 정작 큰손 기관들의 이탈로 외환시장 유동성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빈약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한 징후는 ▲거래 거절(trade rejections)의 증가와 ▲핵심 채널의 거래량 감소, ▲매도 호가와 매수 호가 갭의 변동성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부지불식간에 시장 참여자들의 거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외환 거래 플랫폼 중 하나인 '유로넥스트 FX'에 따르면 외환 스팟 거래 성공률은 올해 1월 74.5%에 그쳐 1년전의 82.4%에 많이 못미쳤다.

유로넥스트 FX의 유동성 관리 담당 책임자인 닉 버록은 "은행 내재화 비율(딜러 은행들의 공개시장내 거래가 아닌, 자체 내부 장부를 통해 고객 거래를 매칭하는 거래의 비율)의 감소와 함께 급격한 흐름을 유발하는 금리차에 대한 베팅 때문"에 현물 외환 거래의 성공률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시티그룹의 FX e-트레이딩 및 알고리즘 실행 부서 헤드인 마크 메레디스는 "외환시장 유동성은 겉으로 매우 강력해 보이지만, 극단적 상황에서는 (거래가 급격히 실종될 만큼)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가에서 이런 '사상누각'형 시장 유동성을 둘러싼 우려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세계에서 유동성이 가장 풍부하다는 미국 국채시장은 물론이고, 주식과 원자재 시장, 나아가 최근의 외환시장에서 '유동성의 신기루'가 두루 나타나고 있다.

불시에 뒤통수를 가격 당한 뒤에야 깊어 보였던 수족관이 신기루였다는 것을 깨달을 뿐이다.

달러-엔 환율과 나스닥 종합지수 추이. 검은색 원은 2024년 8월초의 움직임. 이 무렵 엔 캐리트레이드의 급격한 청산은 외환시장을 매개로 자산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증폭된 최근의 사례에 해당한다.[사진=koyfin]

외환시장으로의 전염 위험, 혹은 외환시장발 전염 위험이 특히 우려되는 것은 중앙은행에서 연기금, 기업, 헤지펀드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장 플레이어들이 자금운영과 리스크 관리 과정에서 외환시장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움이 수시로 자산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상황에서 외환시장의 실제 보다 못한 심도(유동성)는 광범위한 시장 쇼크를 촉발할 위험을 지닌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시티의 메레디스는 "외환시장의 수면 아래 도사리는 리스크를 보여준 좋은 예는 지난해 8월5일의 일본 엔화 급등"이라고 했다.

싼 이자로 엔을 빌려 다른 자산에 투자했던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당시 엔 가치가 치솟자 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을 신속히 청산해야 했다.

거대한 되감기로 엔은 8월5일 장중 한때 3.4%까지 치솟았는데 그 반대편에 쌍을 이룬 자산(엔화를 조달해 매입했던 자산)들도 온전하지 못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엔 매매 호가가 터무니 없이 벌어져 거래가 사실상 실종되는 사태를 맞았고 그날 하루 도쿄 증시는 1987년 이래 최대 매도세를 보였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6.4% 급락했다. 대 참사 앞에 일본은행(BOJ)은 부랴부랴 추가 금리인상이 임박하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내 시장을 달래야 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연방준비제도(Fed)를 향한 트럼프의 잦은 훈수는 금융시장 내 변동성 전염이 외환시장을 매개로 증폭될 위험을 내포한다.

소시에떼 제네럴의 글로벌 FX 헤드인 존 에스트라다는 "미국 대선 이후 변동성이 점점 커졌다"며 "시장이 부러진 것은 아니지만 유동성은 확실히 이전에 다소 못미친다"고 말했다.

 

osy7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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