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이 2년차에 부탁했을 때 거절할 사람 있겠는가"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인물인 명태균 씨가 29일 "제 사랑하는 아내와 여식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오세훈 서울시장을 잡으러 창원에서 서울까지 올라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씨는 이날 오전 9시53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 앞에 도착해 "오 시장과 관련해서 새로 진술하거나 제시할 증거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명씨를 조사하기로 했다. 명씨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로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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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명태균 씨가 29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4.29 mironj19@newspim.com |
명씨는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이 있었다는 부분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김 여사 공천 개입이 있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저는 주변에 있는 사람을 다 추천했고 그것이 이뤄졌으면 공천 개입이고 이뤄지지 않았으면 공천 개입이 아닐 것"이라며 "검찰에서 많은 압수수색을 하고 참고인을 불렀기 때문에 검찰이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상민 전 검사에 대해 김 여사가 공천 개입을 했다고 보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김 여사가 '조국 수사 때 김 전 검사가 고생 많이 했다. 그 사람 좀 챙겨달라' 이렇게 얘기하고, 김영선 전 의원에게는 이번에 참고 장관직으로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의견을 타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부인이 전화 오면 '예 알겠습니다' 하는 것이다. 박완수·홍남표 시장에게 '여사가 이렇게 말하는데'라고 말하면 창원에서 제 입장이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여야를 뛰어넘어서 영부인이 2년 차에 이런 이런 부분을 부탁했을 때 그것을 거절하는 사람이 있겠는가"라고 부연했다.
명씨는 또 이날 조사와 관련해서 "이번 사건에서 100여명 넘게 (조사를) 받았을텐데, 할때마다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았겠는가"라며 "그 증거에 대해서 검찰은 의혹을 해소하고 싶었을 것이다. 황금폰에 나온 파일 자체가 한 60만개 되기 때문에 그 부분들에 대해서 보강조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명씨는 본인의 사건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보도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강혜경 씨가 홍준표 시장한테 청구했다는 견적서가 있다. 그대로 입금이 들어왔고 견적서대로 세금 신고가 돼 있나"라며 "저도 그럼 오늘 견적서 하나 만들어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10억원 견적서를 만들어볼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통장 내역이나 회계장부는 보여주지 않으면서 A4 용지에 자기 임의대로 써서 '얼마 받았어요'라고 하는 것"이라며 "수십번이 아니라 100번에 가까운 거짓말을 하는데 기사가 다 실어준다. 검증도 안 하고 돈을 받았으면 돈을 받은 것에 대한 내역이 회계 신고가 됐는지, 그다음에 어떻게 처리가 됐는지 확인도 안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명씨는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 "저한테 오신 분들은 다 저의 고객이었고 다 잘됐으면 좋겠다. 그분들이 어떤 문제점을 갖고 그다음에 어떤 방향으로 가려고 할 때 싫은 소리를 많이 했다"며 "'국회에다가 기분 나쁘다고 헬기 계속 띄우면 되겠는가.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해 안타깝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hyun9@newspim.com